빗썸, 62만 BTC ‘오지급’ 초유 사고

경제·금융 / 이덕형 / 2026-02-07 09:55:21
2천440억원 상당 이벤트 리워드 착오…비트코인 6만6천달러까지 급락, 당국 현장점검 착수
▲6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돼 있다./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이벤트 당첨금 지급 과정의 단순 입력 오류로 62만개의 비트코인이 잘못 지급되는 초유의 사고가 발생했다. 일부 이용자의 즉각 매도로 단시간 가격 급락이 나타났고, 금융당국은 현장검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7일 빗썸에 따르면 전날 오후 7시 진행된 ‘랜덤박스’ 이벤트 당첨금 지급 과정에서 직원이 ‘원화’를 ‘비트코인(BTC)’으로 잘못 입력하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당초 1인당 2만~5만원 상당 원화 리워드를 지급해야 했으나, 249명에게 총 62만원 대신 62만 BTC가 지급됐다. 1인당 평균 2,490 BTC 규모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약 9,800만원 수준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1인당 약 2,440억원 상당이 입금된 셈이다. 단순 계산상 총 오지급 규모는 약 6경원(이론적 평가액)에 달하지만, 이는 실제 유통 가능 물량과는 다른 ‘시스템상 수치’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사고 인지와 동시에 거래는 차단됐다. 빗썸은 “오후 7시20분 오지급을 확인했고 7시35분부터 거래·출금 차단을 시작해 7시40분 완료했다”고 밝혔다.

문제는 일부 이용자가 오지급 받은 물량을 즉시 매도하면서 발생했다. 사고 발생 직후 오후 7시30분경 빗썸 내 비트코인 가격은 8,111만원까지 급락했다. 글로벌 시세와 괴리가 벌어지며 단기적인 가격 왜곡이 나타난 것이다.

해외 시세 기준 비트코인은 장중 6만6천달러 수준까지 밀렸으나, 5분 내 정상 범위로 복구됐다. 빗썸은 “도미노 청산 방지 시스템이 정상 작동해 연쇄 청산은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오지급 물량 62만 BTC 중 61만8,212개(99.7%)는 즉시 회수됐다. 이미 매도된 1,788 BTC 중 93%도 추가 회수했다.

현재 약 125 BTC 상당이 회수되지 않은 상태다. 7일 오전 8시 기준 BTC 가격(1억645만원)을 적용하면 약 133억원 규모다. 다만 외부 지갑이나 타 거래소로의 전송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돼 최종 회수 가능성은 남아 있다.

사고 이후 시장에서는 ‘유령 비트코인’ 논란도 제기됐다. 빗썸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위탁 보관 중인 비트코인은 4만2,619개인데, 그보다 14배 이상 많은 62만 BTC가 지급된 점 때문이다.

이에 대해 빗썸은 “지갑 내 실물 코인 수량과 고객 화면 표시 수량은 100% 일치하도록 관리되고 있다”며 “회수하지 못한 수량은 회사 보유 자산으로 충당할 예정”이라고 해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사태가 단순 입력 실수 차원을 넘어 내부 통제·리스크 관리 체계의 취약성을 드러낸 사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히 대규모 가상자산 거래소의 이벤트 운영 프로세스에 다중 검증 절차가 없었다는 점은 구조적 문제로 지적된다.

금융당국은 사건 경위, 내부 통제 체계, 회계 처리 방식, 투자자 보호 조치 등을 집중 점검할 예정이다. 전자금융거래법 및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위반 여부가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해킹이 아니라 내부 오퍼레이션 오류라는 점은 다행이지만, 투자자 신뢰에 타격은 불가피하다”며 “거래소의 리스크 통제 능력이 시험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는 가상자산 시장의 구조적 리스크와 거래소 내부통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환기시키는 사건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크다. 시장 신뢰 회복 여부는 향후 당국 판단과 빗썸의 보상·책임 이행 방식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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