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대출 늘자 은행 주담대 3.3조↑…신용대출은 넉 달 만에 감소

경제·금융 / 위아람 기자 / 2026-09-02 09:51:31
5대 은행 가계대출 3조1401억원 증가…가계대출 총량 완화 효과 집단대출에 집중
▲ 5대 은행 [토요경제]

 

은행권 가계대출의 증가축이 신용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로 옮겨가는 모습이다. 금융당국이 주택 공급과 실수요자 지원을 위해 집단대출 규제를 일부 완화하면서 잔금대출 등이 늘어난 반면, 상반기 가계대출 증가를 이끌었던 신용대출은 증시 조정과 은행권의 관리 강화 속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 8월 말 가계대출 잔액은 782조1192억원으로 전월보다 3조1401억원 증가했다. 6월과 7월 두 달 연속 4조원 안팎 늘었던 것과 비교하면 전체 증가 속도는 다소 낮아졌다.

가계대출 증가분은 대부분 주택담보대출에서 나왔다.

5대 은행의 주담대 잔액은 621조2730억원으로 한 달 동안 3조3319억원 늘었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특히 아파트 입주 때 실행되는 잔금대출 등을 포함한 집단대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 8월 말 집단대출 잔액은 149조2970억원으로 전월보다 1조544억원 증가했다. 2024년 9월 이후 1년11개월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집단대출 확대에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기조 변화가 영향을 미쳤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13일 주택 공급 촉진과 실수요자의 자금 애로를 완화하는 내용의 금융 대책을 발표했다. 앞서 은행권에 적용하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도 기존 1.5%에서 3.0%로 높였다.

특히 금융권에 따르면 8월 이후 늘어난 집단대출은 은행별 가계대출 총량 관리 실적에서 제외하는 방식으로 공급 여력을 넓혔다. 반면 일반 주담대와 신용대출에 대한 관리 기조는 상당 부분 유지됐다.

실제로 5대 은행의 집단대출 증가액은 7월 6530억원에서 8월 1조544억원으로 확대됐다. 하반기 수도권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난 가운데 은행들이 잔금대출 공급을 확대하면서 주담대 증가세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신용대출은 한풀 꺾였다.

8월 말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815억원 감소했다. 지난 5월 이후 이어졌던 증가 흐름이 넉 달 만에 멈췄다. 5월과 6월에는 각각 2조원 이상 늘었고 7월에도 1조원가량 증가했지만 8월 들어 방향이 바뀌었다.

상반기 증시 상승 과정에서 주식투자를 위한 신용대출과 마이너스통장 수요가 늘었지만 최근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이른바 ‘빚투’ 수요가 약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은행들이 신용대출 한도 축소 등 자체적인 가계대출 관리도 이어가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달 신규 신용대출 한도를 연 소득 범위에서 최대 1억원으로 제한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였다.

은행권 가계대출 관리의 무게중심도 실수요 성격이 강한 집단대출과 일반 대출을 구분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 집단대출 공급에는 여유를 주면서도 개별 주택 매매를 위한 주담대와 신용대출에는 기존 규제를 상당 부분 유지하는 구조다.

다만 가계대출 전체의 증가세가 꺾였다고 보기는 이르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7월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은 6조2000억원 증가했고, 은행권만 놓고도 5조4000억원 늘었다.

특히 5대 은행의 기존 가계대출 증가 목표가 상당 부분 소진된 만큼 향후에도 개별 주담대와 신용대출이 큰 폭으로 풀리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이 늘어난 대출 여력을 주택 공급과 실수요 지원에 우선 배분하고 있어 연말까지 대출 종류별로 온도 차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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