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I, 8319억 적자 지웠다…설비투자 줄이고 R&D 22% 늘려

기업분석 / 조민규 기자 / 2026-09-02 10:05:35
상반기 매출 7조3452억·영업익 482억…1년 만에 흑자전환
2분기 배터리 영업익 1593억…지난해 4308억 적자서 반전
소형전지 가동률 50.4→73%…유형자산 취득 40% 줄이고 R&D 확대
▲ 삼성SDI의 2026년 상반기 영업손익 지표 [기사를 바탕으로 AI가 생성한 이미지]

 

삼성SDI(대표이사 최주선)가 지난해 상반기 8319억원에 달했던 영업손실을 1년 만에 지우고 흑자로 돌아섰다. 단순히 적자를 벗어난 것보다 돈을 쓰는 방식과 공장 가동 흐름이 함께 달라진 점이 눈에 띈다. 소형전지 가동률은 지난해 연간 50.4%에서 올해 상반기 73%로 올라왔고, 유형자산 취득액은 40% 가까이 줄인 반면 연구개발비는 22% 늘렸다. 전기차 시장의 불확실성에 설비투자 속도를 조절하면서 ESS와 AI 데이터센터용 배터리 등 수요가 늘어나는 영역에 생산과 기술 투자를 집중하는 모습이다.

1일 삼성SDI 반기보고서와 2분기 실적자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7조3452억원, 영업이익은 482억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매출 6조3562억원보다 15.6% 늘었고 영업손익은 8319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섰다. 1년 사이 영업손익 개선 폭만 8801억원이다. 지난해 1분기 4341억원, 2분기 3978억원의 영업손실이 이어졌던 것과 비교하면 실적 방향이 뚜렷하게 달라졌다.

변곡점은 2분기다. 매출은 3조768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38억원을 기록했다. 2024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의 분기 흑자다. 1분기 1556억원의 영업손실에서 한 분기 만에 손익이 3594억원 개선됐다. EBITDA도 1분기 4280억원에서 2분기 8029억원으로 87.6% 증가했다.

특히 배터리 사업이 적자에서 빠져나왔다. 2분기 배터리 매출은 3조519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8.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593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4308억원의 영업손실에서 1년 만에 손익이 약 5900억원 개선됐다. UPS와 배터리백업유닛(BBU), 전동공구용 고출력 배터리와 유럽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증가가 외형을 끌어올렸다. 전기차만 바라보던 수요 구조에서 ESS와 AI 데이터센터 관련 제품이 새로운 판매처로 자리 잡기 시작한 점이 실적 개선의 핵심이다.

공장 가동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반기보고서상 천안과 중국 톈진 등을 포함한 소형전지 생산시설의 상반기 평균 가동률은 73%였다. 지난해 연간 50.4%보다 22.6%포인트 상승했다. 상반기 생산능력 11억7800만개 가운데 8억6000만개를 생산했다. 다만 이 수치는 전기차·ESS용 중대형전지가 아니라 소형전지 생산시설 기준이다. 전체 배터리 공장의 가동률이 73%라는 의미로 확대해석해서는 안 된다.

수익성도 빠르게 회복됐다. 2분기 매출총이익은 9373억원으로 매출총이익률이 24.9%까지 높아졌다. 지난해 2분기 8.8%, 올해 1분기 16.4%와 비교하면 큰 폭의 개선이다. 영업이익률도 1분기 마이너스 4.4%에서 2분기 5.4%로 올라섰다.

다만 이 숫자를 모두 본업 경쟁력 회복으로 볼 수는 없다. 2분기 영업이익에는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1077억원이 포함됐다. 관세 환급 효과도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줬다. AMPC만 단순 제외하면 영업이익은 961억원이지만 이 역시 관세 환급 등이 포함된 숫자다. 따라서 2분기 흑자전환 자체는 분명하지만 정책지원과 일회성 효과를 제외한 배터리 본업의 수익성이 완전히 정상화됐다고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이 때문에 상반기 재무제표에서 더 의미 있게 볼 부분은 투자 배분이다. 삼성SDI의 상반기 유형자산 취득액은 1조12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조8714억원보다 39.8% 감소했다. 전기차 캐즘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생산능력을 무조건 늘리기보다 설비투자의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 연구개발비는 줄이지 않았다. 정부보조금 차감 기준 상반기 R&D 비용은 858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44억원보다 21.9% 증가했다. 매출에서 R&D가 차지하는 비중도 11.1%에서 11.7%로 높아졌다. 전고체와 46파이 원통형, LFP, ESS용 제품 등 차세대 기술에는 오히려 돈을 더 쓰고 있다. 공장 증설 속도를 낮추면서 기술 투자는 확대했다는 점에서 단순 투자 축소와는 성격이 다르다.

전자재료도 배터리 회복을 받쳤다. 2분기 매출은 249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4.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445억원으로 34.8% 늘었다. 영업이익률로 계산하면 17.8%다. 반도체 소재와 폴더블 스마트폰용 필름 소재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배터리 사업의 높은 실적 변동성을 일부 보완했다.

재무구조에서는 투자 부담도 함께 봐야 한다. 6월 말 연결 자산은 47조6219억원, 부채는 20조7857억원, 자본은 26조8362억원이다. 이를 기준으로 계산한 부채비율은 77.5%로 지난해 6월 말 82.7%보다 낮아졌다. 반면 차입금은 같은 기간 11조4182억원에서 12조1109억원으로 6927억원 늘었고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1544억원에서 1조5055억원으로 감소했다. 자본 완충력은 좋아졌지만 북미를 비롯한 생산시설 투자를 감안하면 차입 부담을 계속 지켜봐야 한다.

상반기 당기순이익 5277억원도 영업실적과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 1·2분기 지분법손익이 각각 1146억원과 4018억원으로 상반기 합계 5164억원에 달했다. 영업이익보다 훨씬 큰 지분법이익이 순이익을 끌어올린 만큼 순이익 규모를 배터리 사업의 수익성 회복 지표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상반기 이후 전략도 이 방향을 이어가고 있다. 삼성SDI는 8월 GM과 차세대 각형 배터리를 공동 개발하기로 하고 미국 인디애나주 합작법인 시너지셀즈의 GM 지분을 인수해 북미 첫 단독 배터리 생산거점을 확보하기로 했다. 전기차뿐 아니라 ESS 배터리 생산에도 활용할 계획이어서 전기차 수요 변동에 따라 생산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여지가 커졌다.

삼성SDI 상반기 실적의 긍정적인 신호는 482억원이라는 영업이익 자체보다 적자 축소 과정의 변화에 있다. ESS·UPS·BBU와 고출력 소형전지가 전기차 수요 둔화를 보완하면서 가동률이 올라왔고, 회사는 설비투자를 약 40% 줄이는 동안 R&D는 22% 늘렸다. AMPC와 관세 환급 효과를 걷어낸 본업 수익성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고 차입금도 12조원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지난해처럼 판매 부진과 낮은 가동률이 대규모 적자로 직결되던 구조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은 상반기 재무제표에서 확인되는 가장 뚜렷한 변화다.

 

토요경제 / 조민규 기자 jo142795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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