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회사채 발행 급감…일반회사채는 전액 차환용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9-30 09:41:54
주식·회사채 조달 10조원 감소…운영·시설자금 발행 ‘0’
금융채 7조원 줄고 AA급 이상 일반회사채도 자취 감춰
▲회사채 [연합뉴스]

 

지난달 기업의 직접금융 조달액이 10조원 넘게 줄어든 가운데 일반회사채 시장에서는 신규 사업이나 운영을 위한 자금조달이 사실상 멈춘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감소액의 상당 부분은 금융채 발행 축소와 대규모 유상증자에 따른 기저효과에서 발생했지만, 일반기업이 발행한 회사채가 모두 기존 채무를 갚기 위한 차환에 사용됐다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8월 주식·회사채 공모 발행액은 16조3311억원으로 전월 26조3420억원보다 10조109억원(38.0%) 감소했다. 주식 발행액은 4549억원, 회사채는 15조8762억원으로 각각 전월보다 69.5%, 36.1% 줄었다.

외형상으로는 기업 직접금융 시장이 한 달 만에 크게 위축된 모습이다. 다만 감소 폭 전체를 기업 자금조달 여건 악화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주식 발행 감소에는 7월 한화솔루션이 실시한 1조1713억원 규모 유상증자의 기저효과가 반영됐고 회사채에서는 금융채 감소분이 전체 감소액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실제로 8월 금융채 발행액은 14조8138억원으로 전월보다 7조433억원(32.2%) 감소했다. 전체 회사채 발행 감소액 8조9734억원 가운데 약 78%가 금융채에서 발생한 셈이다. 은행채와 금융지주채뿐 아니라 증권사·카드사·캐피털사 등이 발행하는 기타 금융채가 5조2201억원 줄어 감소 폭이 가장 컸다.

기업 자금조달의 질적인 변화는 일반회사채에서 더 뚜렷했다.

8월 일반회사채 발행액은 3100억원으로 전월 2조7770억원보다 2조4670억원(88.8%) 급감했다. 발행된 회사채는 전액 기존 채권을 갚기 위한 차환 목적으로 사용됐으며 운영자금과 시설자금 목적의 발행은 한 건도 없었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변화가 선명하다. 7월 일반회사채 2조7770억원 가운데 차환 목적은 1조9120억원으로 68.9%였다. 나머지는 운영자금 17.3%, 시설자금 13.9% 등에 사용됐다. 8월에는 신규 사업이나 설비투자, 운전자금을 위해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된 자금이 사라진 것이다.

신용등급 구성도 달라졌다. 7월에는 AA등급 이상 회사채가 2조2250억원으로 전체 일반회사채의 86.3%를 차지했지만 8월에는 AA등급 이상 발행이 없었다. 대신 A등급이 71.4%, BBB등급 이하가 28.6%를 차지했다.

다만 이를 비우량 기업으로 자금이 이동했다고 해석하기에는 발행 규모 자체가 너무 작다. AA급 이상 기업이 8월 공모채 발행을 쉬면서 전체 신용등급 비중이 달라진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8월은 통상 휴가철과 반기 결산 등의 영향으로 회사채 발행이 감소하는 시기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회사채 발행이 줄었지만 전체 회사채 잔액은 오히려 늘었다. 8월 말 회사채 잔액은 768조8509억원으로 전월 말보다 1조8969억원 증가했다. 다만 일반회사채는 9360억원 순상환돼 기업들이 새 회사채 발행보다 기존 채무 상환에 더 많은 자금을 투입한 흐름이 이어졌다. 7월에도 일반회사채는 9500억원 순상환된 바 있다.

주식시장에서는 전체 발행액 감소와 달리 IPO가 회복되는 흐름을 보였다. 8월 IPO는 코스닥시장에서 6건, 1606억원이 이뤄져 전월 2건, 616억원보다 발행액이 160.7% 증가했다. 반면 유상증자는 2943억원으로 전월보다 79.4% 감소했다. 7월 한화솔루션의 대규모 증자가 빠지면서 전체 주식 발행액도 크게 낮아졌다.

단기자금 시장도 축소됐다. 8월 기업어음(CP)과 단기사채 발행액은 149조692억원으로 전월보다 26조1050억원(14.9%) 감소했다. CP는 46조2474억원으로 16.5%, 단기사채는 102조8218억원으로 14.2% 각각 줄었다.

다만 단기사채 감소 역시 8월 한 달만의 현상은 아니다. 7월 단기사채 발행액도 전월보다 103조2396억원(46.3%) 급감한 바 있다. 증권사가 단기사채 발행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증시 거래와 증거금 관련 단기자금 수요 변화가 발행액 변동성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8월 수치는 기업 직접금융 시장 전체가 동시에 얼어붙었다기보다 서로 다른 요인이 겹친 결과에 가깝다. 금융채 발행 축소가 회사채 감소를 주도했고 주식에서는 전월의 대규모 유상증자 효과가 사라졌다. IPO는 오히려 증가했다.

다만 일반회사채만 놓고 보면 흐름은 가볍지 않다. 발행액이 한 달 새 88.8% 감소한 데다 조달자금이 전액 차환에 쓰이고 일반회사채가 두 달 연속 순상환을 기록했다. 향후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을 판단하려면 전체 발행액보다 일반회사채에서 운영·시설자금 목적 발행이 다시 살아나는지, 순상환 흐름이 이어지는지를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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