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금융지주, 회사채 발행의 그늘…PF 11조 안은 화재에 배당 의존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7-14 10:19:22
최대 2800억원 공모채 추진…상환 기반은 자회사 이익과 배당
메리츠화재 고정이하자산비율 2.4%·홈플러스 여신 2689억원
지난해 8321억원 배당…부실 대비 내부유보 속도는 제한
▲메리츠타워 봉래동신사옥[연합뉴스]

메리츠금융지주가 최대 28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한다. 단순한 자금 조달로만 보기 어렵다. 메리츠화재가 회사채를 직접 보증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지주사의 신용과 원리금 상환 능력은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이익과 배당에 기대고 있다.


특히 메리츠화재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부동산 개발사업 자금조달) 대출 11조1000억원과 홈플러스 여신 2689억원을 안고 있다. 자산건전성 부담이 커졌지만 지난해 지주사에 8321억원을 배당했다. 순이익의 절반에 가까운 규모다. 지주사의 차입과 주주환원을 위해 메리츠화재의 내부유보 여력이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메리츠금융지주는 2년물 800억원과 3년물 700억원 등 총 1500억원의 회사채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28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희망금리는 개별 민간채권평가사 평가금리 대비 마이너스 30bp에서 플러스 30bp다. 1bp(베이시스포인트)는 0.01%포인트다. 이달 수요예측을 거쳐 오는 8월 발행할 예정이다. 구체적인 자금 사용처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한국신용평가는 메리츠금융지주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A·안정적’으로 평가했다. 핵심 근거는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의 사업 경쟁력과 이익 창출력이다.

지주사의 재무지표도 양호하다. 올해 3월 말 이중레버리지비율(자기자본 대비 자회사 출자액 비율)은 112.1%다. 부채비율은 49.3%다.

다만 메리츠금융지주는 직접 보험이나 증권 영업을 하지 않는다. 자회사 배당과 브랜드 사용료가 주요 수입원이다. 순수 지주회사라는 의미다.

2025년 별도 영업수익은 1조4026억원이다. 이 가운데 배당금수익이 1조3383억원으로 약 95%를 차지했다. 메리츠화재에서 받은 배당금수익만 8606억원이다. 회사채 원리금도 자회사 이익과 배당이 계속 뒷받침돼야 갚을 수 있다.

문제는 핵심 현금 공급원인 메리츠화재의 자산건전성이다. 올해 3월 말 부동산PF 대출은 11조1000억원이다. 전체 운용자산 41조5537억원의 약 27%다.

PF 대출 가운데 4373억원은 요주의로 분류됐다. 4440억원은 고정이하다. 고정이하는 건전성 분류상 고정·회수의문·추정손실에 해당하는 자산이다.

PF 대출의 1개월 이상 연체율도 올랐다. 2024년 말 2.3%에서 2025년 말 3.6%로 상승했다. 올해 3월 말에도 3.6%를 유지했다.

전체 고정이하자산비율은 2023년 말 0.5%에서 2024년 말 1.5%로 올랐다. 2025년 말에는 2.3%, 올해 3월 말에는 2.4%를 기록했다. 2025년 말 손해보험업계 평균 0.8%의 약 3배다.

홈플러스 관련 담보대출 2689억원도 지난해 고정여신으로 분류됐다. 메리츠화재는 담보가치를 반영해 충당금 51억원을 적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담보가치가 충분해 최종 손실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회수 시점은 불확실하다. 손실이 크지 않더라도 2689억원이 장기간 묶일 가능성은 남아 있다.

메리츠화재의 지주사 배당은 오히려 늘었다. 2024년 6620억원에서 2025년 8321억원으로 증가했다. 연간 순이익의 약 40~50%다.

한국신용평가는 높은 배당성향으로 메리츠화재의 내부유보 속도가 제한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PF와 거액 여신의 부실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이익의 절반 가까이를 지주사로 이전하는 것이 적절한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

메리츠화재는 후순위사채와 신종자본증권으로 자본도 보강하고 있다. 올해 3월 말 자본성증권 발행 잔액은 1조9767억원이다. 전체 조달액의 4.6%다. 2025년 손해보험업계 평균 3.5%보다 높다.

벌어들인 이익은 지주사에 배당하고 있다. 반면 자본은 조달비용이 드는 자본성증권으로 채우고 있다. 이 구조가 효율적인지도 점검해야 한다.

당장 메리츠화재의 보험금 지급 능력이 흔들리는 것은 아니다. 올해 3월 말 K-ICS(보험사의 지급여력을 나타내는 자본건전성 지표)는 240.6%다. 높은 수준이다.

PF 대출의 99.6%가 선순위라는 점도 방어 요인이다. 그룹 부동산금융의 평균 담보인정비율(LTV·담보가치 대비 대출 비율)도 약 50%다. 한국신용평가는 메리츠화재의 이익 창출력과 자본 적정성을 우수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높은 자본비율이 배당 확대와 건전성 저하에 따른 부담까지 없애는 것은 아니다. 메리츠금융지주는 연결 순이익의 50%를 주주에게 환원하는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지주사의 차입과 주주환원이 커질수록 자회사 배당 의존도도 높아진다. 그 중심에는 메리츠화재가 있다.

이번 회사채가 메리츠화재의 부채로 직접 잡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채권시장이 믿는 것은 지주사의 자체 영업력이 아니다. 메리츠화재와 메리츠증권이 앞으로도 이익을 내고 배당을 할 것이라는 기대다.

PF 11조1000억원과 홈플러스 여신을 안은 메리츠화재가 지주사의 자금조달과 주주환원을 언제까지 함께 떠받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회사채 발행 뒤에 가려진 그늘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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