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숙한 내수 넘은 K-아이스크림…롯데웰푸드·빙그레 해외서 성장동력 찾는다

유통·소비재 / 김은선 기자 / 2026-07-07 17:54:51
내수 시장은 성숙기 진입…미국·인도 중심으로 수출 역대 최대 행진
메로나·죠스바 등 장수 브랜드가 해외 성장 견인…현지 생산 확대는 수익성 과제

국내 빙과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든 가운데 K-아이스크림이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있다.
 

▲ 서울에 위치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아이스크림을 보고 있다 [토요경제]

 

저출산과 소비 둔화로 내수 시장 확대에는 한계가 나타나고 있지만, 미국과 캐나다, 동남아시아, 인도 등에서는 K-푸드 열풍을 타고 한국 아이스크림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에서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장수 브랜드들이 해외에서는 K-아이스크림의 대표 얼굴로 자리 잡으며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유통채널별로는 차이가 나타난다. 편의점 GS25의 아이스크림 판매량은 지난해 18.0% 증가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도 전년 동기 대비 30.8% 늘었다. 이른 무더위와 편의점 이용 증가 등의 영향으로 근거리 소비는 확대되고 있지만, 시장 전체로 보면 성장세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한국 아이스크림 수출은 지난해 1억1130만달러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연간 1억달러를 넘어섰다. 올해 상반기 수출도 705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7% 증가하며 반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미국이 3560만달러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했고, CIS와 캐나다 등으로도 수출이 확대되며 시장 저변을 넓히고 있다.

해외 성장세는 국내 시장 환경과 맞물려 더욱 의미가 크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식품산업통계정보(aTFIS)에 따르면 국내 빙과 소매시장 규모는  2015년 2조184억원에서 약 10년 동안 감소세를 이어가며 2024년 1조4864억까지 축소됐다.

저출산이 장기화하면서 영유아와 청소년 인구가 줄고 소비 패턴까지 변화하면서 내수 시장만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주요 빙과업체들도 해외를 새로운 성장축으로 육성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해외 사업 확대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 가운데 하나다. 회사의 빙과 수출은 2021년 137억원에서 지난해 291억원으로 5년 만에 두 배 이상 성장했으며, 올해 1분기에도 77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약 13% 증가했다. 죠스바와 스크류바, 수박바, 설레임, 빵빠레, 찰떡아이스 등 국내 대표 장수 브랜드들이 미국과 중국, 필리핀, 대만 등 주요 시장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 시장도 핵심 성장축으로 떠오르고 있다. 롯데웰푸드 인도법인의 빙과사업 매출은 2020년 587억원에서 지난해 1965억원으로 5년 만에 약 3.3배 늘었다. 

 

회사는 올해부터 가동을 시작한 인도 푸네 신공장을 기반으로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기존 서부 지역을 넘어 남부 지역까지 판매망을 넓힐 계획이다. 지난해 완료한 롯데 인디아와 하브모어 합병을 통해 생산과 유통 효율도 높여 2030년 인도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빙그레 역시 메로나를 앞세워 해외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연결 매출은 1조4896억원으로 1.8% 증가했고, 미국 법인 매출은 약 970억원으로 20% 이상 늘었다. 회사는 지난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 인수 이후 빙과 사업에 더욱 집중해 왔으며 지난 4월 완전히 흡수 합병을 마무리 지었다.

이 같은 빙과 중심 전략에 힘입어 수출도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빙과 수출액은 2020년 365억원에서 지난해 994억원으로 늘며 5년 만에 약 3배 확대됐다.

베트남 시장도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회사는 메로나와 붕어싸만코를 중심으로 주요 시장에서 안정적인 판매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해외 사업을 국내와 함께 지속 성장을 이끄는 핵심 축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해외 사업의 과제는 수익성이다. 빙그레는 냉동물류비와 환율 등을 주요 비용 부담으로 꼽았고, 롯데웰푸드 역시 현지 생산 확대와 공급망 효율화를 통해 물류 경쟁력을 높이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외 사업이 외형 성장에는 기여하고 있지만, 냉동물류비와 현지 유통수수료, 원재료 가격, 환율 변동 등의 부담이 여전한 만큼 현지 생산 체제가 안정화돼야 수익성도 본격 개선될 것으로 보고 있다.

장수 브랜드 중심의 시장 구조도 다시 평가받고 있다. 메로나와 죠스바, 스크류바, 투게더, 월드콘 등 오랜 기간 사랑받아온 제품들이 국내에서는 안정적인 현금창출원 역할을 하고, 해외에서는 K-아이스크림을 대표하는 브랜드로 자리 잡으며 글로벌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결국 K-아이스크림은 성숙한 내수 시장을 기반으로 해외에서 새로운 성장 기회를 만들어가는 전환기를 맞고 있다. 단순히 수출을 늘리는 것을 넘어 현지 생산과 유통망을 강화해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면 해외 시장은 국내 시장을 보완하는 수준을 넘어 빙과업계의 핵심 성장축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이종우 남서울대 유통마케팅학과 교수는 “무인 아이스크림 매장과 편의점 판매 채널이 확대되고, 기후변화로 무더위가 빨라지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빙과시장이 쇠퇴하는 단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다만 시장 잠재력을 실제 성장으로 연결하려면 소비를 이끌 새로운 히트상품이나 고부가가치 제품이 나와야 한다“고 언급했다.

 

토요경제 / 김은선 기자 kes@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CJ, 중앙일보 인수전 막판 등판…이재현의 투자 공식과 다른 세 가지 변수

    예비입찰에 불참했던 CJ그룹이 중앙일보 본입찰을 사흘 앞두고 다우키움그룹과 공동 인수를 추진하면서 막판 행보를 바꾼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재현 회장의 기존 투자 결정 패턴에 비춰 새로운 제안이나 거래조건 변화가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CJ그룹은 다우키움그룹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오는 19일 중앙일보 인수 본입찰에 참

    2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3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6년, 현대차그룹 '추격자의 문법' 바꿔…공장, AI·로봇 키워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의 핵심 변화는 자동차 제조기반의 활용 범위가 넓어졌다는 데 있다. 기존 공장과 공급망을 인공지능(AI)·로봇 기술의 실증 및 사업화 기반으로 활용하면서 자동차 중심의 산업구조를 확장하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은 2020년 10월 14일 정몽구 명예회장으로부터 그룹 경영을 이어받았다. 정몽구 체제가

    4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 솔리다임, 美 로비 2022년 종료 신고…신설법인은 해외투자 규제 대응

    SK하이닉스의 미국 낸드플래시 사업이 법인 재편을 거치면서 미국 정부 대응체계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과거 로비업체의 활동 종료 신고가 확인된 가운데 올해 신설법인이 체결한 계약에는 해외투자 규제 준수가 공식 의제로 등장했다.16일 토요경제가 미국 연방의회 로비활동 공개시스템(LDA)과 SK하이닉스 공시를 분석한 결과, SK하이닉스(대표이사 곽노정)의 미국

    5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포스코 수소환원제철, K-GX 핵심사업…수소·전력비와 강재 수요가 관건

    정부가 포스코의 수소환원제철을 한국형 녹색대전환(K-GX)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다. 기술 실증과 함께 청정수소·전력의 조달비용을 낮추고 자동차·조선업계의 저탄소 강재 구매시장을 확보하는 것이 상용화의 관건이다.14일 산업통상부와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7일 발표한 K-GX 전략에서 철강산업의 탈탄소 전환을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포스코그룹(회장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