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주택도시보증공사) 최인호, 흑자 전환 발판 삼아 주거금융 혁신 속도

부동산·건설 / 최은별 기자 / 2026-11-05 11:12:04
전세보증금 사전 관리·공공주택 금융지원 확대…주거안정 기능 강화
1조5749억원 흑자·경영평가 B등급 회복…최인호 체제, 정책 실행 본격화

 

주택도시보증공사가 전세보증금 보호와 주택공급 금융지원을 양축으로 공공금융의 역할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재무건전성을 회복한 데 이어 올해는 새로운 주거금융 사업을 잇달아 구체화하고 있다. 최인호 사장이 추진하는 주거금융 플랫폼 전환도 점차 성과를 드러내는 모습이다.

5일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최인호·HUG)에 따르면 공사는 전월세 안심신탁 도입과 민간참여 공공주택 금융지원을 통해 주거안정 정책의 실행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최 사장이 지난 1월 취임하면서 제시한 '주택공급·주거금융 공공플랫폼 기관' 구상이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기존 보증 기능을 유지하면서 임차인 보호와 주택공급 금융이라는 두 영역에서 새로운 역할을 확보하는 방향이다.

가장 최근 추진한 사업은 전월세 안심신탁이다. 국토교통부와 HUG는 지난 4일 첫 임대인 모집 공고를 발표했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임차인이 보증금 상당액을 HUG에 예치하면 계약 종료 시 공사가 직접 반환하는 제도다. 기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이 보증사고 발생 이후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대신 지급하는 방식이라면, 안심신탁은 계약 단계부터 보증금의 관리 체계를 마련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임대인에게도 참여 유인을 제공한다. HUG는 예치금을 운용해 임대인에게 세전 연 4.35%의 약정 수익을 지급한다. 정부는 임대소득 세액감면 등 추가 혜택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임차인에게는 보증금 반환의 안정성을, 임대인에게는 수익 확보 수단을 제공하는 구조다. 전세사기 예방과 임대차시장 안정이라는 공익적 목표에 금융 기능을 결합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주택공급 분야에서도 가시적인 성과가 나왔다.

HUG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2일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에 대한 첫 금융지원 실적을 발표했다.

지원 대상은 경기 평택고덕 A-63블록 공공분양주택 사업이다. 금호건설·우미건설·신동아건설·신흥디앤씨 컨소시엄이 참여하는 630가구 규모의 사업으로, HUG는 1528억원의 금융보증 한도를 승인했다.

지난달 27일 보증 약정이 체결됐고 이튿날 219억원의 첫 대출이 실행됐다. 적용 금리는 연 4.7%다.

HUG는 올해 7월부터 LH 도급형 민간참여 공공주택사업을 대상으로 총사업비의 최대 90%까지 보증하는 금융지원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이번 평택고덕 사업은 해당 제도가 실제 자금 공급으로 이어진 첫 사례다.

민간 건설사가 공공주택사업에 참여할 때 부담하는 금융비용을 낮춰 주택공급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HUG와 LH는 밀양부북 A-1·S-2블록 등 후속 사업에 대해서도 금융보증 약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사업 확대를 뒷받침하는 것은 HUG의 개선된 재무구조다.

HUG의 2025년 결산 기준 당기순이익은 1조5749억원이다. 2024년 2조5198억원의 순손실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영업이익도 2024년 2조1924억원 적자에서 2025년 1조5766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보증사고 감소와 채권 회수 확대가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지난해 보증사고액은 전년보다 약 4조원 감소했고, 채권 회수액은 6000억원가량 증가한 2조2000억원을 기록했다.

재무안정성도 개선됐다. 2025년 말 자기자본은 7조4718억원으로 전년보다 2조5309억원 증가했다. 부채비율은 31.3%에서 21.8%로 낮아졌다.

다만 자기자본 증가에는 정부 출자가 반영됐다. 당기순이익 증가와 정부의 자본 지원이 함께 재무기반을 강화한 결과다.

대외 경영평가에서도 개선세가 확인됐다.

HUG는 지난 6월 발표된 2025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B등급을 받았다. 3년 연속 D등급을 기록했던 공사가 두 단계 상승한 것으로, 평가 대상 31개 공기업 가운데 유일한 사례다.

주택공급 지원과 전세 피해 대응, 채권 회수 등 공공기관 본연의 역할을 강화한 점이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는 것이 HUG의 설명이다

이 같은 재무실적과 경영평가 결과는 최 사장 취임 이전인 2025년의 성과다. 올해 1월 28일 취임한 최 사장은 회복된 재무기반을 바탕으로 새로운 정책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최 사장은 취임 당시 신사업 발굴, 기존 사업방식 개선, 인공지능 전환(AX)을 통한 위험관리 체계 고도화를 핵심 경영 방향으로 제시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등을 지내며 쌓은 주택정책 경험도 공사의 정책 수행에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주목할 부분은 HUG의 기능이 기존 보증사업에 머물지 않고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전월세 안심신탁은 임차인의 보증금 반환 위험을 사전에 관리하는 사업이고, 민간참여 공공주택 금융지원은 사업자의 자금조달 부담을 완화하는 사업이다. 전자는 주거안전을, 후자는 주택공급을 지원한다.

두 사업 모두 공공기관의 신용과 금융 기능을 활용해 민간의 위험과 비용을 줄이는 방식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최 사장이 제시한 주거금융 플랫폼 구상이 구체적인 사업모델로 구현되고 있는 셈이다.

앞으로 안심신탁의 실제 계약 확대와 공공주택 금융지원의 후속 사업 실행이 이어진다면 HUG의 정책적 역할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정책사업 확대와 함께 보증 위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그러나 지난해 대규모 손실에서 벗어나 자본 여력을 확보하고, 올해 신규 금융지원 사업을 실행 단계로 옮겼다는 점은 긍정적인 변화로 평가할 만하다.

최인호 사장 체제의 HUG는 이제 재무 정상화를 넘어 정책 실행력을 높이는 단계에 들어섰다.

전세보증금 보호와 주택공급 지원을 함께 강화하는 전략이 지속된다면 공공 주거금융기관으로서 HUG의 위상도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토요경제 / 최은별 기자 ceb@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美, 현대제철 강관 반덤핑 4.20% 확정…휴스틸은 0%

    단독 美, 현대제철 강관 반덤핑 4.20% 확정…휴스틸은 0%

    미국 상무부가 한국산 강관에 대한 반덤핑 행정재심에서 현대제철과 휴스틸의 덤핑마진을 서로 다르게 확정했다. 현대제철은 직전 재심보다 부담이 커진 반면 휴스틸은 덤핑마진이 0%로 낮아졌다.5일 미국 상무부의 연방관보 사전공개 자료에 따르면 현대제철(대표 이보룡)과 현대스틸파이프(대표 채봉석)의 원형 용접 비합금강관(Circular Welded Non-Allo

    2
    [오늘의 게임] 그라비티 동남아 출시·카카오게임즈 베타 돌입…게임업계 연말 일정 본격화

    [오늘의 게임] 그라비티 동남아 출시·카카오게임즈 베타 돌입…게임업계 연말 일정 본격화

    게임업계가 신작 출시와 베타 테스트, 글로벌 성과, e스포츠 등으로 4분기 주요 일정을 이어가고 있다.그라비티 홍콩 지사 그라비티 게임 비전(GGV)은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Ragnarok: GO’를 태국과 싱가포르 등 동남아시아 11개 지역에 출시했다고 29일 밝혔다.‘Ragnarok: GO’는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방치형 R

    3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 RWA 담보 활용으로 사업 확대…체인링크와 가치검증 체계 구축

    한화투자증권이 실물연계자산(RWA)의 토큰화 사업을 글로벌 유통과 담보 활용으로 확대한다. 단순히 자산을 디지털 증권으로 발행하는 데 그치지 않고 가치 검증과 블록체인 간 연결을 통해 금융상품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30일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에 따르면 회사는 블록체인 데이터 인프라 기업 체인링크(Chainlink)와 글로벌 디지털자산 플랫

    4
    롯데백화점, 센텀은 내줬다…부산은 안 내준다

    롯데백화점, 센텀은 내줬다…부산은 안 내준다

    롯데백화점이 부산 센텀시티점을 신세계에 넘기기로 했다. 센텀 상권에서는 사실상 경쟁을 접었지만 부산시장에서 물러나는 것은 아니다. 신세계가 센텀을 키우고 현대백화점이 서부산에 진입하는 사이, 롯데는 기존 거점의 경쟁력을 높이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번 매각이 단순한 후퇴인지, 더 큰 도약을 위한 전략적 선택인지는 부산 유통시장의 새로운 경쟁에서 드러날

    5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 부실 금융사 정리 150일→3~4일 단축 추진…보험사도 적용

    금융위원회가 금융시장 전반으로 부실이 확산할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를 신속하게 정리하는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보험사도 적용 대상에 포함되며, 긴급 상황에서는 주주총회와 입찰 등 기존 절차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한다.금융위원회는 29일 '금융회사 신속정리제도 도입방안'을 발표하고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과 예금자보호법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