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팔고 생긴 1000억, 어디에 둘까…삼성증권 패밀리오피스 'Exit 오너' 3배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10-14 09:29:47
200가문·고객자산 55조원…가문당 평균 2750억원
전통 오너 넘어 기업 매각자 유입…승계 중심서 매각 후 자산배분까지 확대
▲삼성증권의 패밀리오피스 고객이 200가문을 돌파했다 [삼성증권]

 

삼성증권 패밀리오피스의 고객 지형이 바뀌고 있다. 기업을 물려줄 전통 오너뿐 아니라 회사를 매각한 뒤 대규모 현금을 굴려야 하는 'Exit 오너'가 주요 고객군으로 올라섰다.

삼성증권(대표 박종문)은 패밀리오피스 고객이 지난 9월 초 기준 200가문, 고객자산은 55조원을 기록했다고 14일 밝혔다. 단순 계산하면 가문당 평균 고객자산은 약 2750억원이다.

성장 속도도 빠르다. 삼성증권 패밀리오피스는 2024년 5월 말 100가문·30조원을 돌파했다. 약 2년4개월 만에 고객 가문은 두 배가 됐고 자산은 25조원, 83%가량 늘었다.

숫자보다 눈에 띄는 변화는 고객이 부를 축적한 방식이다.

기존 패밀리오피스의 대표 고객은 기업 지분을 장기간 보유하면서 가업승계와 세금 문제를 고민하는 전통 기업 오너였다. 최근에는 창업하거나 기업가치를 키운 뒤 지분을 매각해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한 고객이 늘었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패밀리오피스의 Exit 오너 고객은 3년 전보다 약 3배 증가했다. 기업 지분과 별도로 금융자산 1000억원 이상을 보유한 개인자산가 유입도 늘었다.

자산의 형태가 기업 지분에서 현금으로 바뀌면 관리 과제도 달라진다. 기업을 보유한 오너에게는 승계와 지분 관리가 중요하지만, 회사를 매각한 고객은 한꺼번에 들어온 유동성을 주식·채권·대체투자 등으로 다시 배분해야 한다.

삼성증권이 PB 개인에게만 자산관리를 맡기지 않고 본사 투자전문가가 함께 참여하는 '투자관리형 자산관리'를 운영하는 것도 이런 수요를 겨냥한 것이다. 가문별로 투자·세무·승계 전문가가 참여하는 커미티를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자산배분과 주요 현안을 점검한다.

기관투자자에게 주로 활용되던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도 초고액자산가 영역으로 들어왔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패밀리오피스 고객의 OCIO 운용 규모는 지난 6월 말 9000억원을 넘어섰다. 고객의 투자 목적과 자산구조를 기준으로 자산배분부터 상품 구성, 사후관리까지 맡기는 방식이다.

고객 유형에 따른 투자 방식도 달랐다.

삼성증권 분석에서 Exit 오너는 글로벌 자산과 대체투자를 적극 활용하는 경향을 보였다. 전통 오너는 주식·채권·대체투자·유동성을 상대적으로 고르게 배분했고, 신흥 오너는 개인자산과 법인자산의 운용 목적을 분리하는 특징을 보였다.

과거 초고액자산가를 자산 규모만으로 분류했다면 이제는 같은 1000억원대 고객이라도 돈을 어떻게 만들었는지가 자산관리 전략을 가르는 변수가 된 셈이다.

글로벌 대체투자 상품 공급도 이 같은 변화와 연결된다. 삼성증권은 아폴로와 블랙스톤, KKR 등 글로벌 운용사와 협업해 초고액자산가에게 대체투자 기회를 제공해왔다. 최근에도 KKR 관련 상품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서비스 범위도 투자에 그치지 않는다. 가업승계와 세무, 유언·공익·기부신탁, 재단 설립, 부동산 컨설팅을 제공하고 IPO와 M&A, 블록딜 등 IB 업무까지 오너 기업과 연계한다.

유정화 삼성증권 패밀리오피스본부장 상무는 "금융자산 1000억원 이상 고객의 서로 다른 고민과 요구를 마주하며 그에 맞는 해법을 축적해 왔다"며 특히 기업 매각을 앞두거나 대규모 유동성을 확보한 고객에게는 Exit 이후 자산배분과 승계까지 아우르는 설계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삼성증권 패밀리오피스가 100가문에서 200가문으로 늘어나는 동안 고객 구성도 달라졌다. 이번 55조원 돌파에서 주목할 부분은 자산 규모 자체보다 기업을 보유하는 단계부터 매각 이후 현금을 다시 배치하는 단계까지 초고액자산가 관리 영역이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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