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BM 다음은 HBF…SK하이닉스, AI 메모리 ‘표준 경쟁’ 본격화

IT·플랫폼 / 이덕형 / 2026-02-26 09:14:02
샌디스크와 글로벌 표준화 착수…AI 추론 시대 데이터 처리 구조 재편 신호탄
▲하이닉스 용인클러스터 현장 모습/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SK하이닉스가 미국 샌디스크와 손잡고 차세대 메모리 기술 ‘HBF(High Bandwidth Flash)’의 글로벌 표준화에 착수하면서 인공지능(AI) 인프라 핵심 기술 경쟁이 새로운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HBF는 기존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SSD 사이의 성능과 용량 공백을 메우는 새로운 메모리 계층으로, AI 서비스 확산에 따른 데이터 처리 효율 개선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SK하이닉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밀피타스에 위치한 샌디스크 본사에서 ‘HBF 스펙 표준화 컨소시엄 킥오프’ 행사를 열고 차세대 메모리 HBF의 글로벌 표준화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양사는 글로벌 개방형 데이터센터 기술 협력체 OCP(Open Compute Project) 산하 공동 워크스트림을 구성하고, AI 추론 환경에 최적화된 메모리 구조를 공동으로 개발하고 표준으로 확립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HBF는 기존 메모리 구조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새로운 메모리 계층이다. 현재 AI 시스템에서는 초고속 연산을 위해 HBM이 사용되고, 대용량 데이터 저장을 위해 SSD가 활용된다. 

 

그러나 HBM은 높은 성능을 제공하는 대신 비용과 용량 확장 측면에서 부담이 크고, SSD는 저장 용량은 크지만 데이터 처리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구조적 한계를 갖고 있다. HBF는 이 두 메모리 사이에서 속도와 용량, 전력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중간 계층 역할을 수행한다.

이 기술은 특히 AI 추론 환경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AI 추론은 학습된 모델을 기반으로 실제 서비스에서 실시간 응답을 제공하는 단계로, 대규모 데이터를 빠르게 읽고 처리해야 한다. 

 

AI 검색, 생성형 AI 서비스, 추천 시스템 등 다양한 AI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기존 메모리 구조만으로는 성능과 비용 효율성을 동시에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HBF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데이터 처리 효율을 높이면서도 전력 소비를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이번 협력에서 핵심은 기술 개발뿐 아니라 표준화에 있다. 반도체 산업에서는 특정 기술이 글로벌 표준으로 채택될 경우 해당 기술을 기반으로 한 제품이 시장 전반에 확산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SK하이닉스와 샌디스크는 HBM과 낸드 플래시 분야에서 축적한 설계와 양산 경험을 바탕으로 HBF 기술의 표준화를 선제적으로 추진하고, 향후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시스템 전반에 적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AI 산업이 확대될수록 메모리 기술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CPU와 GPU 중심의 연산 성능이 경쟁력의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데이터를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지가 시스템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AI 추론 시장이 확대되면서 메모리 구조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으며, 새로운 메모리 계층을 선점하는 기업이 향후 AI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이번 표준화 추진은 단순한 신기술 개발을 넘어 AI 인프라 구조 자체를 변화시키려는 전략적 움직임으로 평가된다. SK하이닉스가 HBM에 이어 HBF까지 새로운 메모리 구조를 선제적으로 확보할 경우, 향후 AI 반도체 생태계 전반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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