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상폐는 멈췄는데 동전주는 간다…같은 퇴출정책, 두 갈래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10-14 09:08:53
법원 결정에 시총 미달 후속절차 유예…주가 1000원 기준은 그대로
관리종목 40곳 이르면 22일부터 상폐 사유…같은 기업도 적용 요건 따라 갈려
▲한국거래소 [연합뉴스]

 

시가총액 미달 기업의 퇴출은 멈췄지만 주가 1000원 미만 기업의 상장폐지는 예정대로 진행된다. 같은 상장폐지 개혁안에서 나온 두 기준이 법원 결정 이후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됐다.

14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거래소는 시가총액 기준 미달에 따른 관리종목 지정은 유지하되 이후 상장폐지 절차는 지난 2일부터 유예하고 있다. 서울남부지법이 주연테크와 케이엠제약의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한 데 따른 조치다. 거래소는 법원 결정에 이의신청을 준비하고 있다.

법원의 판단은 시가총액이라는 퇴출 기준 자체를 전면 부정한 것은 아니다.

재판부는 시가총액 기준의 목적이나 기준 금액 자체가 부당하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지만, 적용 시기를 앞당긴 점과 기업에 충분한 절차적 참여 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부분 등을 문제 삼았다. 당초 2027년 1월 적용할 예정이던 코스피 300억원·코스닥 200억원 기준을 올해 7월부터 조기 적용한 점도 판단 근거가 됐다.

금융당국은 지난 2월 상장폐지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시가총액 요건의 상향 속도를 기존 연 단위에서 반기 단위로 앞당겼다. 실제 올해 7월부터 코스피는 300억원, 코스닥은 200억원을 기준으로 적용했다.

법원 결정 이후 거래소는 시총 기준에 미달한 기업을 관리종목으로 지정하는 것은 계속하되 실제 퇴출로 이어지는 후속 절차를 멈췄다. 법원 결정 이전 상장폐지가 이미 결정된 8개사는 거래정지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주가 1000원 미만을 기준으로 한 이른바 '동전주' 퇴출제도는 그대로 진행 중이다.

전날 기준 주가 미달 사유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은 코스피 7곳과 코스닥 33곳 등 총 40곳이다. 이들 가운데 지정 사유를 해소하지 못하는 기업은 이르면 오는 22일부터 순차적으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동전주 기준은 올해 7월 처음 도입됐다. 보통주 종가가 30거래일 연속 1000원에 미달하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이후 90거래일 안에 1000원 이상을 45거래일 연속 유지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한다. 코스피와 코스닥에 같은 방식으로 적용된다.

시가총액 기준과 회복 조건은 유사하지만 제도 도입 과정에는 차이가 있다.

시총 기준은 기존에 예정됐던 상향 일정을 앞당긴 것이 법원의 주요 지적 대상이 됐다. 반면 1000원 미만 주가 기준은 올해 새로 도입하면서 처음부터 7월1일 시행을 예고했다. 시총 사건에서 문제가 된 '시행 시기 조기화'라는 쟁점은 주가 기준에는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

다만 두 제도 모두 관리종목 지정 이후 90거래일 동안 기준을 45거래일 연속 회복해야 한다는 구조를 갖고 있다. 형식적 상장폐지 요건이라는 점에서도 비슷하다. 현재 법원의 가처분 결정은 시가총액 기준에 관한 것으로 주가 미달 요건의 효력을 중단시키지는 않았다.

한 기업이 두 기준에 동시에 걸릴 수도 있다. 이 경우 시가총액 미달을 이유로 한 후속 상장폐지 절차가 유예되더라도 주가 1000원 미만 요건을 해소하지 못하면 별도의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할 수 있다.

기업들의 대응 방법도 다르다. 시가총액은 주가와 발행주식 수를 함께 늘려야 하지만 주가 기준은 주식병합 등을 통해 1000원 이상으로 높일 수 있다. 실제 관리종목 가운데 일부 기업들이 주식병합이나 감자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은 반복적·과도한 병합을 통한 형식적인 요건 회피를 막는 별도 규정도 함께 도입했다.

따라서 이르면 다음 주부터 나타날 동전주 상장폐지 사유 발생은 올해 7월 도입된 새 주가 퇴출 기준이 실제 상장폐지 단계까지 작동하는 첫 시험대가 된다.

현재 시장에는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퇴출 절차가 멈추고 주가 기준으로는 퇴출 절차가 계속되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향후 거래소의 이의신청 결과와 별개로, 우선 확인해야 할 것은 오는 22일부터 1000원 기준을 회복하지 못한 관리종목 가운데 실제 상장폐지 사유가 발생하는 기업이 얼마나 나오는지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관련기사

위믹스, KISA 인증 보안점검 ‘양호’ 판정…상폐 위기 반전 가능성 주목2025.05.21
위메이드, 국내 상폐 뒤에도 해외로…멈추지 않는 ‘위믹스 드라이브’2026.05.07
상폐는 피했지만 신규 고객 막혔다…삼성자산운용 ETF 확장 전략 시험대2026.07.24
동전주·시총 미달 36개 종목 관리종목…상폐 강화 본격화2026.08.13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 AI·반도체 82% 됐다…12월 합병 시험대는 '본체 이익'

    SK에코플랜트의 사업 중심은 이미 건설에서 AI·반도체로 옮겨갔다. 12월 SK에코엔지니어링 합병을 앞두고 다음 과제는 커진 외형을 본체의 안정적인 이익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8일 SK에코플랜트의 재무자료와 회사 자료를 종합하면 올해 상반기 연결 매출은 10조504억원, 영업이익은 1조4650억원이다. 2분기에만 매출 5조1507억원, 영업이익 5336억원

    2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 도시정비 4조 돌파…수주 늘리고 원가율 낮춰

    두산건설이 도시정비사업 수주를 4조원대로 끌어올렸다. 상반기 이후 1조3000억원 넘는 시공권을 추가하면서도 기존 사업장의 원가율을 낮춰 수익성을 함께 개선했다.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두산건설은 올해 현재까지 13개 도시정비 사업장에서 총 4조110억원 규모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서울과 수도권의 민간 재개발·재건축뿐 아니라 공공재개발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

    3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6년, 현대모비스·현대글로비스 '현대차 밖' 성장…현대제철·현대캐피탈 해외 확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취임 6년 동안 현대차·기아뿐 아니라 주요 계열사의 사업구조도 달라졌다. 완성차 생산과 판매를 지원하던 계열사들이 외부 고객과 독자적인 시장을 확보하면서 그룹의 수익 기반을 넓히고 있다.14일 취임 6주년을 맞은 정의선 회장 체제에서 주목할 변화는 현대차그룹의 수직계열화가 새로운 성장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정몽구 명예회

    4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iM뱅크·SBI저축은행도 공격…금감원 8월부터 금융권에 경고

    최근 금융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본격화하기 전부터 금융감독원이 국가배후 해킹조직의 공격 징후를 포착해 금융회사에 보안 강화를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iM뱅크와 SBI저축은행 등에도 실제 공격이 이어지면서 금융당국의 사전 경고가 개별 금융회사의 보안체계에서 얼마나 제대로 작동했는지가 후속 점검 대상으로 떠올랐다.8일 국회 정무위원회 손명수 의원실

    5
    아워홈·오뚜기·SPC·동서식품, 하반기 신입 채용…식품업계 인재 확보

    아워홈·오뚜기·SPC·동서식품, 하반기 신입 채용…식품업계 인재 확보

    아워홈과 오뚜기를 비롯한 식품·외식업체들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영업과 마케팅부터 연구개발(R&D), 생산, 영양사·조리사까지 모집 분야도 다양하다.8일 업계에 따르면 오뚜기는 오는 15일까지 2026년 하반기 대졸 신입사원과 외국인 유학생 지원서를 접수한다.모집 분야는 B2C영업과 B2B영업·마케팅, 홍보영양, 마케팅, 영업지원, 글로벌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