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중동 리스크가 커지면서 한국의 원유조달 전략도 재편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은 비축유로 단기 충격을 견딜 수 있지만,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장기화할 경우 미국과 브라질, 가이아나,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비중동 산유국으로 수입선을 넓혀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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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르무즈 해협에서 남동쪽으로 떨어진 오만 무스카트 앞바다에 발이 묶여 있는 유조선들 모습./사진=연합뉴스 |
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정부는 6일 아랍에미리트(UAE)와 협의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항만에서 원유 400만 배럴을 들여오고, 국내 공동비축분 200만 배럴을 더해 600만 배럴 이상을 확보하는 방안을 가동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동서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수출을 돌리고 있지만, 우회 물량만으로 걸프발 공급 차질을 전부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비중동 대체국은 미국이다. 미국의 2024년 원유 수출은 하루 410만 배럴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2025년에는 한국이 아시아 최대 미국산 원유 구매국으로 집계됐다.
공급량과 거래 인프라 면에서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나라지만, 국내 정유사 설비가 주로 중동산 경질·중질급 고유황 원유(light-medium sour)에 맞춰져 있어 미국산 경질유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휘발유·경유·중질유 수율이 달라지고 정제마진도 흔들릴 수 있다.
브라질과 가이아나는 중기 대체조달 카드로 평가된다. 브라질은 2025년 생산이 380만 배럴 수준까지 늘어난 데다, 페트로브라스의 2025년 4분기 수출도 하루 120만 배럴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브라질 부지오스유는 황 함량이 0.313% 수준으로 낮고, 가이아나 Liza유 역시 API 31.9, 황 0.59% 수준의 비교적 처리하기 쉬운 원유로 평가된다. 다만 항해 거리가 길어 운임 부담이 커지고, 선적 확보에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부담이다.
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와 앙골라도 후보군에 오른다. 나이지리아는 Bonny Light, Qua Iboe, Forcados 같은 경질·저유황 유종을 보유하고 있고, 앙골라 역시 CLOV Blend 같은 중경질 저유황유를 수출한다.
품질만 놓고 보면 국내 정유사 설비에 무리가 큰 편은 아니지만, 최근 중동발 충격으로 서아프리카 대체유 가격과 운임이 뛰고 있어 경제성은 예전만 못하다.
업계에서는 결국 국내 정유사의 현실적 해법이 “중동 우회 물량으로 시간을 벌고, 미국산으로 볼륨을 채우며, 브라질·가이아나·서아프리카로 위험을 분산하는 조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2부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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