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막히자 한국 원유조달 비상…브라질·서아프리카가 대체카드(1부)

기업분석 / 이덕형 / 2026-03-09 09:07:37
UAE·사우디 우회 물량이 단기 처방, 브라질·가이아나·나이지리아는 중기 분산 카드로 부상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중동 리스크가 커지면서 한국의 원유조달 전략도 재편 압박을 받고 있다. 한국은 비축유로 단기 충격을 견딜 수 있지만, 원유 수입의 약 70%를 중동에 의존하고 있어 장기화할 경우 미국과 브라질, 가이아나, 나이지리아, 앙골라 등 비중동 산유국으로 수입선을 넓혀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남동쪽으로 떨어진 오만 무스카트 앞바다에 발이 묶여 있는 유조선들 모습./사진=연합뉴스

 

9일 산업통상자원부와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정부는 6일 아랍에미리트(UAE)와 협의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지 않는 항만에서 원유 400만 배럴을 들여오고, 국내 공동비축분 200만 배럴을 더해 600만 배럴 이상을 확보하는 방안을 가동했다.


사우디아라비아도 동서 파이프라인을 활용해 홍해 연안 얀부항으로 수출을 돌리고 있지만, 우회 물량만으로 걸프발 공급 차질을 전부 메우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가장 먼저 거론되는 비중동 대체국은 미국이다. 미국의 2024년 원유 수출은 하루 410만 배럴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2025년에는 한국이 아시아 최대 미국산 원유 구매국으로 집계됐다.

공급량과 거래 인프라 면에서 가장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나라지만, 국내 정유사 설비가 주로 중동산 경질·중질급 고유황 원유(light-medium sour)에 맞춰져 있어 미국산 경질유 비중이 지나치게 높아지면 휘발유·경유·중질유 수율이 달라지고 정제마진도 흔들릴 수 있다.

브라질과 가이아나는 중기 대체조달 카드로 평가된다. 브라질은 2025년 생산이 380만 배럴 수준까지 늘어난 데다, 페트로브라스의 2025년 4분기 수출도 하루 120만 배럴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브라질 부지오스유는 황 함량이 0.313% 수준으로 낮고, 가이아나 Liza유 역시 API 31.9, 황 0.59% 수준의 비교적 처리하기 쉬운 원유로 평가된다. 다만 항해 거리가 길어 운임 부담이 커지고, 선적 확보에도 시간이 걸린다는 점은 부담이다.

서아프리카의 나이지리아와 앙골라도 후보군에 오른다. 나이지리아는 Bonny Light, Qua Iboe, Forcados 같은 경질·저유황 유종을 보유하고 있고, 앙골라 역시 CLOV Blend 같은 중경질 저유황유를 수출한다.

품질만 놓고 보면 국내 정유사 설비에 무리가 큰 편은 아니지만, 최근 중동발 충격으로 서아프리카 대체유 가격과 운임이 뛰고 있어 경제성은 예전만 못하다.

업계에서는 결국 국내 정유사의 현실적 해법이 “중동 우회 물량으로 시간을 벌고, 미국산으로 볼륨을 채우며, 브라질·가이아나·서아프리카로 위험을 분산하는 조합”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2부 계속)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덕형
이덕형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이덕형 입니다.
기자 페이지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뷰티트렌드]LG생활건강·아모레퍼시픽, 웰에이징 R&D 확대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건강수명과 노화 관련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은 건강기능식품 신소재 개발에 나섰고 아모레퍼시픽은 노화에 따른 모발 강도 저하와 관련한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연구했다.LG생활건강은 지난 17일 한국식품연구원과 건강기능식품 신소재·분석 기술 개발과 식품 분야 연구 사업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21

    2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3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4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5
    [오늘의 게임] 연휴 앞두고 업데이트 진행…데브시스터즈·컴투스·펄어비스·네오위즈

    [오늘의 게임] 연휴 앞두고 업데이트 진행…데브시스터즈·컴투스·펄어비스·네오위즈

    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토요경제 / 황세림 기자 hsr@sateconomy.co.kr추석 연휴를 앞두고 데브시스터즈와 컴투스, 펄어비스, 네오위즈가 주요 게임의 신규 콘텐츠를 추가하고 기간 한정 이벤트를 진행한다.데브시스터즈는 23일 ‘쿠키런: 킹덤’과 ‘쿠키런: 크럼블’ 업데이트를 진행했다.쿠키런: 킹덤에는 월드 탐험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