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사업자 절반 이상 ‘부채비율 200%’ 기준 미달 추정

증권·자본시장 / 위아람 기자 / 2026-07-30 09:02:06
8월 20일 새 진입규제 시행…1년 준비기간 동안 자본 확충·투자 유치 과제
▲사진은 지난 23일 서울 강남구 빗썸 라운지 모습[연합뉴스]

 

국내 가상자산사업자(VASP)의 절반 이상이 오는 8월 새로 도입되는 ‘부채비율 200% 이하’ 기준을 현재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관련 사업자들은 1년의 준비기간 동안 외부 투자 유치와 재무구조 개선에 나설 계획이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과 중소기업현황정보시스템에 공개된 재무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재무 현황을 확인할 수 있는 가상자산사업자 24곳 가운데 12곳의 부채비율이 200%를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부채총액이 자산총액보다 많은 완전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연간 재무제표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과거 분기보고서 등을 기준으로 완전자본잠식 상태였던 사업자 4곳까지 포함할 경우, 최대 16곳이 부채비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는 금융정보분석원(FIU)에 신고된 가상자산사업자 28곳의 약 57%에 해당한다. 다만 사업자별 최근 자본 확충이나 부채 변동 여부에 따라 실제 적용 시점의 부채비율은 달라질 수 있다.

개정 특정금융정보법 시행령에 따르면 오는 8월 20일부터 가상자산사업자와 대주주는 최근 분기 말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부채비율 200% 이하 요건을 갖춰야 한다.

금융당국은 기존 사업자에게 1년의 준비기간을 부여할 예정이다. 준비기간이 끝난 뒤에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사업자에 대해 신고 갱신 거부나 영업 종료 등의 조치가 즉시 이뤄지는지는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았다.

국내 원화마켓 거래소인 업비트·빗썸·코인원·디지털엑스는 가상자산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용자 예치금을 부채에서 제외하면 부채비율 요건을 충족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디지털에셋과 한국디지털자산수탁, 인피닛블록, 블로세이프 등 수탁업체 4곳과 헥토월렛원, 안랩블록체인컴퍼니 등 지갑사업자 2곳도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록체인 인프라 기업 디에스알브이랩스와 기관 대상 금융서비스 업체 하이퍼리즘도 부채비율이 200% 이하인 것으로 집계됐다.

고팍스는 현재 완전자본잠식 상태지만 부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가상자산 예치서비스 ‘고파이’ 관련 채무가 조정될 경우 재무구조가 개선될 가능성이 있다.

고팍스 관계자는 “현재 부채의 대부분이 고파이와 관련돼 있어 상환 방안이 확정되면 부채비율 문제도 함께 정리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일부 코인마켓 거래소와 수탁업체는 거래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법인의 가상자산시장 참여와 관련한 제도 정비도 완료되지 않아 영업수익 증가만으로 부채비율을 낮추기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 가상자산사업자 대표는 “외부 투자를 받지 않는 한 단기간에 재무구조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라며 “투자 유치에 실패한 일부 사업자는 사업 지속 여부를 고민해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사업자는 국내 금융회사나 해외 투자자와 신규 투자 유치를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준비기간도 1년으로 정해져 있어 사업자들의 투자 유치 여건이 유리하지 않다”며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과 법인시장 개방 등 사업 기반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 정비가 함께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토요경제 / 위아람 기자 moon@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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