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경제 = 최성호 기자] 미국 정부가 파산 위기에 놓인 저가항공사 스피릿항공에 최대 5억달러 규모의 유동성 지원을 검토하면서 항공업 구조 개입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단기 생존보다 저가항공 경쟁 질서 유지 여부가 더 중요한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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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피릿항공 여객기 모습./사진=연합뉴스 |
22일 (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스피릿항공에 약 5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며, 정부는 지원 대가로 신주인수권(워런트)을 확보해 지분 참여까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은 미국 교통부와 미국 상무부가 주도하고 있으며, 최종안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미 정부가 특정 항공사의 구조조정에 직접 관여하는 사례는 9·11 사태나 코로나19와 같은 산업 전체 지원과 달리 매우 드문 일이다.
스피릿항공의 위기는 단순 유동성 부족을 넘어 구조적 문제에서 비롯된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는 2024년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간 이후 부채를 자본으로 전환하며 한 차례 회생했지만,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가 이어지며 재차 법정관리 상태에 놓였다.
특히 최근 미·이란 갈등 여파로 항공유 가격이 급등하면서 저비용항공사 특유의 얇은 마진 구조가 치명타를 입은 것으로 평가된다.
문제는 이번 지원이 ‘회생’이 아니라 ‘시간 벌기’에 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스피릿항공은 초저가 운임 전략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지만, 경쟁 심화와 비용 상승으로 수익 구조 자체가 흔들린 상태다.
관련 업계에서는 연료비 상승이 직접적 계기일 뿐, 본질적으로는 사업모델 경쟁력이 약화된 상황에서 외부 충격이 겹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개입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시장 구조 문제가 자리 잡고 있다. 스피릿항공은 미국 저가항공 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주도하는 핵심 사업자 중 하나로, 만약 퇴출될 경우 일부 노선에서 운임 상승과 공급 감소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과거 제트블루항공과의 합병이 무산된 것도 경쟁 약화 우려 때문이었다. 이번에도 정부는 소비자 가격 안정과 노선 경쟁 유지라는 정책 목표를 동시에 고려하는 모습이다.
다만 정치권과 시장에서는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특정 기업에 대한 선별적 지원은 형평성 논란을 불러올 수 있고, 다른 항공사들까지 지원 요구를 확대하는 ‘도미노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구조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기업을 세금으로 연명시키는 것이 장기적으로 산업 효율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결국 이번 사안은 단순한 기업 구조조정을 넘어, 정부가 시장 경쟁을 어디까지 방어해야 하는지에 대한 기준을 시험하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단기적으로는 항공 공급과 고용 유지 효과가 기대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저가항공 산업 재편과 정책 개입 범위를 둘러싼 논쟁이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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