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농협손해보험, 순익 18% 줄었지만 보험손익 8배…'본업 체력' 달라졌다

경제·금융 / 김정연 기자 / 2026-08-22 07:58:42
보험손익 95억→805억·손해율 23.6%p 개선…투자손익 감소가 순익 눌러
폭염·축사화재 사전점검 확대…정책보험 변동성 관리도 강화
▲ NH농협손해보험 전경.[NH농협손해보험]

 

NH농협손해보험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줄었지만 보험 본업에서 벌어들인 이익은 크게 늘었다. 금리 변동으로 투자손익이 급감하면서 최종 실적은 뒷걸음쳤지만 보험손익과 손해율, 지급여력 등 기초 체력은 지난해보다 개선됐다.

22일 NH농협금융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손해보험(송춘수)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71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875억원보다 18.1% 감소했다. 숫자만 보면 감익이다. 그러나 감소 원인은 보험영업보다 자산운용에 있다. 투자손익이 지난해 상반기 1164억원에서 올해 256억원으로 78.0% 줄었다. 금리 상승에 따른 채권 평가손익 감소와 지난해 채권 교체매매에 따른 기저효과가 영향을 미쳤다.

반대로 보험손익은 95억원에서 805억원으로 늘었다. 1년 사이 8배를 넘어섰다. 보험금 예실차가 개선되고 신계약이 늘면서 보험영업에서 발생하는 이익이 확대됐다. 투자환경 변화가 최종 순이익을 눌렀지만 보험회사의 본업에서는 반대 방향의 변화가 나타난 셈이다.

손해율도 내려갔다. 상반기 손해율은 89.52%로 전년 동기보다 23.55%포인트 개선됐다. 지난해에는 산불과 집중호우, 냉해 등 자연재해가 겹치면서 정책보험을 중심으로 손해율이 크게 뛰었다. 올해 수치에는 이 같은 기저효과가 상당 부분 포함돼 있다. 따라서 손해율 하락을 모두 경영 효율 개선으로 해석하기는 어렵다. 다만 대규모 자연재해에 크게 흔들렸던 보험손익이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는 점은 확인된다.

외형도 커졌다. 상반기 원수보험료는 3조530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0% 증가했다. 미래 보험이익을 나타내는 계약서비스마진(CSM)은 지난해 말 1조5949억원에서 올해 6월 말 1조6789억원으로 5.3% 늘었다. 지난 19일 토요경제가 분석한 것처럼 장기보험 비중도 전체 원수보험료의 절반을 넘어섰다. 정책보험 의존도를 낮추면서 반복적으로 이익을 낼 수 있는 보험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는 흐름이다.

자본 여력도 개선됐다. 6월 말 신지급여력비율(K-ICS) 잠정치는 226.47%로 전년 동기 164.22%보다 62.25%포인트 상승했다. K-ICS는 보험사가 예상하지 못한 손실이 발생했을 때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자본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보험영업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손실 흡수 능력도 높아진 것이다. 다만 금리 변화에 따른 보험부채 평가 효과도 K-ICS 상승에 영향을 미친 만큼 향후 추이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농협손보가 농업보험 운영 방식을 사후 보상에서 사전 위험관리까지 넓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농협손보는 올해 2~7월까지 화재 위험이 높은 축사 337곳을 현장에서 점검했다. 이 가운데 87곳을 긴급 보수·보강이나 시설 개선이 필요한 곳으로 분류했다. 기준 등급 이상을 받은 농가에는 보험료 할인도 적용한다. 사고 이후 보험금을 지급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보험 가입 단계에서 위험을 낮추겠다는 방식이다.

폭염 대응도 확대했다. 지난 6월 전북 김제에 이어 8월 경남 김해에서 가축 폭염 사고 예방 활동을 실시했다. 고온 스트레스 완화용 사료첨가제를 지원하고 사고 발생 시 대응 절차를 농가에 안내했다. 가축재해보험은 돼지와 닭 등 16종의 가축과 축사 사고를 보장한다. 기후변화로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될수록 정책보험을 많이 취급하는 농협손보에는 사고 예방 자체가 손해율 관리와 직결되는 문제다.

이런 흐름은 송춘수 대표가 올해 초 제시한 중장기 목표와도 연결된다. 농협손보는 2030년까지 원수보험료 5조5000억원, 당기순이익 1500억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부채 포트폴리오 개선과 영업지원 시스템 고도화, 인공지능(AI) 기반 고객센터 구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상반기 순이익 717억원만 놓고 보면 지난해보다 실적이 후퇴했다. 그러나 투자손익이 900억원 넘게 감소한 상황에서도 보험손익이 700억원 이상 늘면서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했다. 농협손보의 올해 실적에서 봐야 할 숫자는 순이익 감소율 18.1%만이 아니다.

향후 관건은 올해 보험손익 개선이 지난해 자연재해에 따른 기저효과를 넘어 지속될 수 있느냐다. 장기보험 확대와 사전 위험관리가 손해율 안정으로 이어진다면 투자시장 변화에 덜 흔들리는 이익구조도 가능해진다. 올해 상반기는 그 가능성을 확인하는 첫 시험대에 가깝다.

 

토요경제 / 김정연 기자 kj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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