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주 불법매각 24억원 금융사고 낸 ‘우리은행’… “개별 차주의 불법 행위일 뿐”

은행·2금융 / 김소연 기자 / 2025-08-26 09:42:58
은행권, 유사 사례 방지 위해 담보 관리 전반 재점검
금융 전문가 “담보 평가·사후 관리 한계…제도 보완 시급”
▲ 서울 중구에 위치한 우리은행 본점 전경. <사진=우리은행>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우리은행이 담보로 설정한 기계·기구가 차주에 의해 무단 매각돼 24억원대 금융사고가 발생한 사실이 드러났다. 우리은행은 이를 개별 차주의 불법 행위로 규정했지만 금융권 전반에서는 담보 관리 체계를 다시 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22일 공시를 통해 한 개인 차주가 담보권이 설정된 기계·기구를 임의로 처분해 24억2280만원 규모의 금융사고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당초 사고 기간을 ‘2023년 3월부터 올해 5월까지’로 기재했으나 이후 ‘발생 시점 미상’으로 정정했으며 정확한 시점은 수사기관 조사를 통해 확인될 예정이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배경에는 공장 근저당이 있었다. 

 

우리은행은 “해당 대출은 토지·건물만 담보로 설정하는 일반근저당이 아니라 기계·설비까지 포함하는 공장 근저당 건이었다”고 설명했다. 공장근저당은 토지와 건물 외에 공장 내 기계·설비까지 함께 담보로 설정해 담보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기계·설비는 유동성이 크고 처분이 용이해 관리가 까다롭다는 단점도 지닌다.

문제가 된 담보물은 외부 표식 부착과 등기 절차까지 완료된 상태였으나 차주가 이를 불법 매각하면서 사고로 이어졌다.

우리은행은 차주를 수사기관에 고소하고 담보 공장을 매각하는 등 채권 회수 절차에 착수할 예정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표식과 등기까지 마쳤음에도 담보물을 불법 처분한 것은 명백한 사기 행위”라며 “6개월마다 기계 존재 여부와 표식 부착 상태 등 현장 점검도 해왔기 때문에 내부 통제의 허점보다는 차주의 도덕적 해이에 따른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담보물 관리 강화를 위해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장치나 상시 인력을 배치하는 방법도 있지만 이 경우 비용이 늘어나 소비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과도한 감독은 정상적인 기업 활동까지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담보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점검이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특정 은행의 문제가 아니라 금융권 전반에 잠재된 공통 리스크를 환기시키는 계기”라며 “비슷한 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담보 관리 절차와 내부 규정을 한층 더 촘촘히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담보 대출이 위축되지는 않겠지만 담보 평가 기준과 사후 관리 절차는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지난 3월 발표한 동산담보대출 관련 보고서에서 담보물 가치 평가와 사후 관리의 어려움을 지적했다. 또 정부가 지난 2019년 동산금융정보시스템(MoFIS)과 사물인터넷(IoT)를 활용한 사후관리 시스템 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일괄담보제 등 일부 제도 개선은 여전히 미완이라고 평가했다.

 

토요경제 / 김소연 기자 ksy@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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