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아르헨티나 첫 분기 흑자…증산·원가 관리가 수익성 변수
SK온 공급계약 이어 LFP·ESS 시장 확대…2033년 제품군 다변화
| ▲ 6일(현지 시각) 포스코아르헨티나 염수리튬 2공장 상공정 준공식에서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
포스코홀딩스의 리튬사업이 설비 확충에서 수익 창출 단계로 옮겨가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생산시설을 국내 정제공정과 연결해 실제 판매량을 늘리고 제조원가를 낮추는 것이 사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14일 포스코그룹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대표이사 장인화·이주태)는 지난 6일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 인근에서 염수리튬 2공장 상공정 준공식을 개최했다.
2018년 염호 광권을 인수한 지 8년 만에 연간 5만톤 규모의 염수 기반 수산화리튬 생산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주요 시설을 확보했다.
이번에 준공한 2공장 상공정에는 9억5400만달러가 투입됐다. 연간 탄산리튬 생산능력은 2만3000톤이다. 포스코홀딩스는 기존 1공장의 2만5000톤을 더해 아르헨티나 현지 생산능력이 총 4만8000톤으로 확대됐다고 밝혔다.
다만 1공장은 수산화리튬, 2공장 상공정은 탄산리튬을 생산한다. 두 제품의 생산능력을 합산한 수치를 현재 확보한 배터리용 수산화리튬 생산능력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2024년 준공한 1공장은 아르헨티나 현지에 상공정과 하공정을 모두 갖췄다. 반면 2공장은 현지에서 생산한 탄산리튬을 국내로 가져와 배터리용 수산화리튬으로 전환하는 구조다.
포스코홀딩스는 2027년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연산 2만5000톤 규모의 하공정을 준공할 계획이다. 이 시설이 가동돼야 기존 1공장을 포함한 연산 5만톤의 수산화리튬 생산체제가 완성된다.
이번 투자의 특징은 해외 자원개발과 국내 정제시설을 하나의 생산체계로 연결한다는 점이다.
아르헨티나에서 원료 생산이 늘어도 국내 정제시설의 처리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최종 제품 생산량을 확대하기 어렵다. 반대로 국내 하공정을 완공하더라도 현지 공급이 불안정하면 설비 가동률이 떨어질 수 있다.
결국 두 지역의 생산량과 공정 수율, 운송비, 정제비용을 종합적으로 관리해야 리튬 가격 변동에 대응할 수 있는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게 된다.
실적에서는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올해 2분기 매출 1080억원, 영업이익 110억원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분기 흑자를 달성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10.2%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7월 실적 발표에서 1공장의 조업 안정화와 설비 개선이 흑자 전환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그룹 전체 이차전지소재 부문도 9개 분기 만에 흑자로 돌아섰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410억원으로 전분기 70억원 적자에서 개선됐다.
다만 부문 전체의 실적에는 포스코아르헨티나뿐 아니라 포스코퓨처엠의 양극재 재고평가효과와 음극재 판매 회복, 다른 리튬 계열사의 손익 개선도 반영됐다. 따라서 이차전지소재 부문의 흑자 전환을 아르헨티나 리튬사업만의 성과로 볼 수는 없다.
주목할 부분은 기존 1공장의 생산 안정화가 실제 이익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는 후속 설비의 수익성을 판단할 수 있는 초기 운영 사례이기도 하다.
다만 2공장은 준공 이후 정상가동에 이르기까지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 생산 초기에는 설비 가동률이 낮은 상황에서도 인건비와 유지관리비, 감가상각비 등 고정비를 부담해야 하기 때문이다.
포스코홀딩스도 지난 2분기 실적 발표에서 2공장 가동 초기 비용 증가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에 따라 1공장의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2공장의 생산량과 공정 수율을 얼마나 빠르게 높이느냐가 수익성 개선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투자금 회수도 중요한 과제다.
2공장 상공정에 투입한 9억5400만달러 외에도 국내 율촌 하공정 건설과 운영에 자금이 필요하다. 실제 사업 수익성을 평가하려면 전체 투자비와 생산량, 판매단가, 영업현금흐름을 함께 살펴봐야 한다.
특히 리튬은 국제가격 변동에 민감한 원자재다. 가격 상승기에는 판매수익을 확대할 수 있지만 가격이 하락하면 생산원가를 얼마나 낮췄는지가 수익성을 좌우한다.
포스코홀딩스는 생산시설 확대와 함께 판매처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 2월에는 SK온과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최대 2만5000톤 규모의 리튬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아르헨티나 염호에서 생산한 리튬을 유럽과 북미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 공급하는 계약이다.
회사 측은 고객사가 요구하는 품질과 공정 검증 절차를 거쳐 올해 하반기부터 공급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 계약은 생산시설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면서 중장기 수요처도 확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2만5000톤은 3년간 최대 공급물량이다. 실제 매출은 납품량과 판매가격, 고객사의 구매 일정에 따라 결정된다. 생산능력과 판매계약 규모를 실제 매출로 구분해 봐야 하는 이유다.
제품 구성도 달라지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기존 1·2공장의 수산화리튬 생산체제에 더해 아르헨티나 3·4공장에서는 탄산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3·4공장은 각각 연산 2만5000톤 규모로 추진된다. 회사는 2033년까지 아르헨티나에서 수산화리튬 5만톤과 탄산리튬 5만톤 등 연간 총 10만톤 규모의 리튬 제품 생산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다.
수산화리튬은 주로 고성능 삼원계 배터리에 사용되는 반면 탄산리튬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주요 원료다.
최근 전기차 보급형 모델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LFP 배터리 수요가 확대되면서 관련 원료시장에도 새로운 사업 기회가 형성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가 수산화리튬 중심의 생산구조에 탄산리튬을 추가하려는 것도 이러한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제품별 고객 기반을 넓히면 특정 배터리 기술과 수요에 대한 의존도를 분산할 수 있다.
그룹 내 양극재 사업에서도 관련 시장 확대가 진행되고 있다.
포스코퓨처엠은 지난 9월 SK온과 2027년부터 2029년까지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6일에는 삼성SDI와 LFP 양극재 등을 포함한 6조원 규모의 이차전지소재 장기 공급계약도 맺었다.
리튬 생산과 양극재 제조를 그룹 내에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은 포스코그룹의 사업적 강점이다. 원료 조달부터 소재 생산까지 공급망을 관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포스코퓨처엠의 공급계약이 곧바로 아르헨티나 3·4공장의 원료 판매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신규 공장은 아직 투자 추진 단계이며 실제 그룹 내부 공급 여부는 향후 생산 일정과 구매 조건에 따라 결정된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이번 2공장 준공식에서 살타·카타마르카 주정부와 3·4공장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양 주정부는 관련 인허가와 행정 지원에 협력하기로 했다.
금융과 세제 측면에서도 사업 기반을 확보하고 있다.
포스코아르헨티나는 지난 7월 아르헨티나 정부의 대규모 투자 인센티브 제도인 리히(RIGI) 승인을 받았다. 이를 통해 법인세 인하와 관세 면제 등 투자 관련 혜택을 적용받을 수 있게 됐다.
이어 8월에는 미주투자공사(IDB Invest)로부터 7억달러 규모의 단기 차입한도를 승인받았다. 이는 운영자금 조달 여력을 확보한 것으로, 실제 차입액이나 이익과는 구분된다.
세제 혜택과 금융조달 여건 개선은 대규모 자원개발 사업의 비용 부담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다만 사업 자체의 수익성은 생산원가와 판매가격, 설비 운영 효율에 따라 결정된다.
포스코홀딩스의 리튬사업은 장인화 회장이 추진하는 '트리플 코어(Triple Core)' 전략의 핵심 분야다. 철강을 중심으로 한 산업자원에 리튬 등 전략자원과 에너지자원을 더해 그룹의 수익원을 다변화하려는 구상이다.
그동안 리튬사업의 주요 성과는 광권 확보와 생산시설 건설이었다. 올해 들어서는 1공장의 첫 분기 흑자와 장기 공급계약을 통해 투자 성과가 실제 영업실적으로 연결되기 시작했다.
하지만 대규모 투자가 이어지는 만큼 단일 분기 흑자만으로 전체 사업의 투자수익률을 판단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지표는 1·2공장의 실제 생산량과 가동률, 톤당 제조원가, 리튬 판매가격, 영업현금흐름이다. 내년 율촌 하공정의 가동 여부도 연산 5만톤 체제의 실질적인 생산능력을 결정한다.
특히 생산량 증가가 단위당 원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확보한 고객사에 안정적으로 제품을 공급할 수 있어야 설비투자의 경제성이 높아진다.
포스코홀딩스의 리튬사업은 해외 자원개발과 국내 정제, 배터리 소재 공급을 연결하는 산업체계로 확대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2공장 준공은 그 기반을 확충한 성과다.
이제는 생산능력을 실제 판매와 이익으로 전환하는 단계다. 아르헨티나와 율촌을 잇는 생산체계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가동되고 투자금 회수에 기여하느냐가 리튬사업의 장기 경쟁력을 가를 전망이다.
토요경제 / 임종호 기자 yimjongho19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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