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소비자보호 뚝심 ‘윤석헌 표’ 금융개혁 현안들 추진 향배는?

체크Focus / 문혜원 / 2021-05-13 17:21:05
후임 금감원장 안갯 속 하마평만 무성..공백 길어질수록 업무 차질 가능성↑
사모펀드 ·옵티머스 분쟁조정 및 감독체계 개편안 등 주요 과제 해결 노력 필요
전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금감원)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7일 금감원을 떠났지만 아직 후임이 확정되지 않아 김근익 수석부원장이 대행 업무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권에선 라임·옵티머스 사태에 감독체계 개편안까지 산적한 현안에 대한 해결 향배에 관심이 높다.


일각에선 촉각이 곤두섰던 금융기관 책임자 지정제도 및 감독체계 개편론과 같은 일명 ‘윤석헌 표’ 금융개혁에 대한 여러 규제안들이 힘을 잃어 지지부진 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제기된다.


윤석헌 전 금감원장은 지난 7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3년 임기를 모두 채우고 떠났다. 현재 후임 금감원장은 ‘안갯속’인 가운데서 자리 공백이 길어지자 감독업무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업계에서는 윤 원장이 그동안 추진했던 이른바 ‘소비자보호’에 대한 금융개혁 현안들에 대한 과제가 앞으로 어떻게 추진될지 여부와 후임 금감원장이 누가 될 지에 대한 것이 주요 관심이슈로 떠들썩하다.


먼저, 금감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로 내부 인사 중 김근익 수석부원장, 김은경 금융소비자보호처장이 꼽히고 있다. 외부 인사 중에는 정은보 한미 방위비분담금 협상대사,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제1차관, 김종호 청와대 전 민정수석, 정재욱 전 KDB생명 사장, 최운열 전 국회의원 등이 있다.


하지만 금감원장은 금융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청와대에서 최종적으로 임명하기 때문에 후보론은 그저 하마평이라는 말들이 나온다. 현 문재인 정부 임기를 비춰봤을 때 새 금감원장이 온다 해도 임기는 최대 1년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금감원 대행업무는 김근익 수석부원장이 대행체재로 맡고 있다. 후임 결정공백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당초 진행하려던 금융사다 검사와 제재 등 업무들도 늦춰진 상태다. 특히 사모펀드·옵티머스 사태와 관련해 분쟁조정 및 제재심에 대한 방향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에 금감원에서는 이 달 안으로 마무리할 것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윤석헌 원장이 ‘소비자보호’를 강조하면서 강하게 추진했던 동력과 달리 순탄하게 흐르지 않고 지지부진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피해자들이 노심초사하고 있다.


이러한 우울한 분위기가 지속되자 피해자 및 시민단체에서는 ‘소비자보호’에 따른 감독체계 개편안도 힘을 잃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했다.


감독체계 개편안은 지난해부터 윤 전금감원장이 감독 업무의 독립성 강화를 강하게 주장해왔던 사안이다. 금융 감독체계를 금융위원회로부터 분리 개편해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올해 안으로 감독체계 개편안 일환으로 도입하려는 금융기관 ‘책임자 지정제도’에 대해서도 관심이 높다.


이 제도는 그동안 사모펀드 부실화 사태와 관련 일부 금융사 경영진들에게 중징계를 내렸는데도 여론은 금감원이 금융사들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 데에 따른 대응조치로 만들어진 제도다.


현행 금융감독원 체계에선 금융위가 금융산업과 금융감독 정책 수립을, 금감원 감독 집행을 맡고 있는 구조다. 하지만 도입을 하겠다는 발표만 했지, 정확한 시기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에 제도화가 불명확해졌다.


이밖에도 윤 전 원장이 중점 추진했던 키코(KIKO) 피해 기업 배상 문제도 사실상 표류됐다는 평가다.


윤 원장은 지난 2019년 6개 은행을 상대로 피해기업 4곳에 255억 원(피해액의 15~41%)을 배상하라고 권고한 바있다. 하지만 은행들은 대부분 수용하지 않았고 10개 은행이 협의체를 꾸려 자율조정을 논의해 왔지만 결론을 내지 못해왔다.


윤 전 원장이 2017년 금융행정혁신위원장일 때부터 강조해왔던 ‘편면적 구속력’ 법안도 현재 국회가 중단하면서 오늘(13일) 무산된 것으로 나타났다.


편면적 구속력이란 분쟁조정위원회의 권고(배상)안을 소비자가 동의했다면 금융사는 이를 무조건 수용하는 법적 권한이다. 2000만원 이하의 소액분쟁 사건만 해당한다.


법안을 추진하겠다는 말이 나오던 당시 금융회사와 금융위원회에서는 반대의 뜻을 표했다. 금융사 입장에서는 헌법상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편면적 구속력이 (금융사의) 재판 권리를 박탈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윤 전 원장이 금감원을 떠나면서 ‘윤석헌표’ 감독정책들이 하나둘씩 동력을 상실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윤 전 원장은 ‘소비자보호 강화’ 측면에서는 시장에서도 잘 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지만, 반면 DLF사태와 사모펀드와 같은 금융사고에 대한 해결에는 미흡해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남은 여러 금융현안에 대한 과제를 두고 임기를 마쳤기 때문에 아마도 금감원은 주요 현안들에 대한 해결에 대한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상황이 좋지 못하다보니 업권 밖에서는 소비자보호 기조들이 지속하지 못하게 될까 우려되고 있는 것 같다”며 “금감원은 후임에 의해 마무리 할 과제들을 미루지 말고 급한 것부터 해결하는 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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