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증권사, 랩어카운트 출시 경쟁…‘공모펀드화 일탈 가능성’ 우려

체크Focus / 문혜원 / 2021-04-19 17:51:25
사모펀드 불신에 대안 투자처로 부각, 일임형 자산관리 급성장
일각서 “투자자 몰리면 손실발생 가능성도..투자자보호장치 필요” 지적
증권사들 랩어카운트가 최근 다시 새로운 마케팅으로 부각되고 있다.(이미지=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문혜원 기자] 2010년 당시 증권사들의 고액자산과 맞춤관리로 각광받았던 ‘랩어카운트’가 최근 증시 호황에 힘입어 다시 뜨고 있다. 이는 사모펀드 사태로 인해 피해자 불신으로 인한 가입 문턱이 낮아지면서 랩이 대안투자처로 부각된 이유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랩어카운트가 간접투자인데 자칫 공모펀드처럼 직접투자 성향으로 일탈할 가능성이 있어 철저하게 맞춤형 투자관리 방식으로 운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랩어카운트는 감싸다는 뜻의 ‘랩(wrap)’과 계좌를 의미하는 ‘어카운트(account)’를 합친 용어다. 고객이 맡긴 자금을 증권사가 주식·채권·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맞춤형 종합자산관리 상품을 칭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사모펀드 사태가 투자자들의 신뢰에 흠을 가하면서 랩어카운트로 자산관리를 하려는 고액자산가들이 몰리고 있다.


앞서 18일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증권사 일임형 랩어카운트 현황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증권사 랩어카운트 계약 자산은 138조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분기와 비교시 17조원 늘어난 수치다. 계약잔고가 1년 만에 14.04% 증가한 것이다.


특히 올해 1월은 전 월보다 랩어카운트 고객 수가 3만3865명 늘었다. 지난해 월평균 소비자 증가 규모(4415명) 대비 8.7배에 달한다. 2월 랩어카운트 고객 증가수도 1만6348명에 달했다.


이처럼 주식에 투자하고 싶은 수요가 늘어나면서 증권사들도 랩어카운트 마케팅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내놓은 일부 랩어카운트 상품은 최소 가입금액이 10만원 정도로 낮아졌다.


일례로 NH투자증권은 지난 1월 26일 미국, 중국 등 글로벌 혁신 성장주에 투자하는 자문형 랩어카운트 ‘NH VIP Super Growth 랩’을 출시했다.


‘NH VIP Super Growth 랩’은 VIP자산운용의 자문을 받아 전기차, 핀테크 등 시대 흐름에 부합하는 해외주식을 포트폴리오로 구성한다.


기존의 시총 상위 혁신 주도주 뿐 아니라 초기 혁신 기업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도 병행되어 미국, 중국, 유럽 등 전세계 성장주에 대해서도 장기적인 시각으로 운용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또 신한금융투자는 지난달 25일 디에스자산운용과 손잡고 ‘디에스 자문형랩’을 출시했다. 디에스 자문형랩은 디에스자산운용의 자문을 받아 국내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전략적 자산배분을 통해 대형주 및 우량 강소기업에 투자한다.


최소 가입금액은 5000만 원이고 수익률에 비례해 성과수수료가 발생한다. 신한금융투자는 디에스 자문형랩이 2차전지, 5G통신, 우주항공, 플랫폼, 핀테크, 반도체 등의 산업에 투자하며 15~20개의 압축 포트폴리오를 통해 집중적 매매를 한다고 설명했다.


현대차증권은 지난달 해외주식 투자를 위한 맞춤식 자산관리계좌 4종을 출시한 바 있다. 나스닥 100내 기술 가치주에 투자하는 ‘나스닥100숨은보석발굴’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종목 내 초우량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탑티어 혁신성장’랩 등이다.


뿐만 아니라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한 EMP 투자와 채권투자상품도 함께 내놨다. 최소 가입금액은 1000만원부터 3000만원까지 선택이 가능하다.


이밖에도 한화투자증권은 랩 어카운트 서비스 ‘한화 델타랩’이 3월 말 기준 누적 판매액 2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해 10000억원을 판매한 데 이어 석 달 만에 판매액이 2000억원을 넘어선 기록이다.


델타랩은 금융공학 모델을 기반으로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 운용자산 움직임에 따라 편입 비중을 조절하는 목표 전환형 랩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증권사들의 ‘랩어카운트’ 마케팅이 긍정적으로 호황세에 있지만, 다만, 너무 경쟁이 치열해지면 향후 공모펀드처럼 직접투자 성향으로 일탈할 가능성이 있음에 따라 손실발생에 대한 투자자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미경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공모펀드는 돈을 모아서 여러 명이 같은 전략으로 운영된다는 특징이 있는데, 여기에 투자자들이 많이 몰리게 되면 직접투자방식으로 바뀌어 질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자칫 공모펀드화로 바뀜에 따라 손실발생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권 연구위원은 이어 “고수익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증시 하락이 오면 투자자들은 큰 피해를 볼수도 있다”면서 “이에 대한 투자자보호장치는 물론, 랩어카운트에 대한 증권사들의 운용방식도 철저하게 맞춤형으로 갈 수 있는 전략을 추구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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