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반도체 대란 틈타 보조금 싹쓸이? 국산 전기차 대량 계약 해지 우려↑

산업 / 신유림 / 2021-04-08 16:36:04
최근 1만2000대 선적, 한국과 중국에 집중될 듯…현대차 “아이오닉5·EV6 인도 예정일 아직 미정”
전기차 보조금, 출고 기준 선착순…관련 예산 바닥나면 보조금 포기하든가 다음 해로 구매 미뤄야
테슬라 모델3 (자료=테슬라 홈페이지)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최근 불어닥친 반도체 대란으로 국내 자동차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부품을 조달하지 못해 생산라인이 멈춰 서는 사태가 연이어 벌어지면서 테슬라가 물량 공세로 전기차 보조금을 독식하고 있어서다.


전기차 보조금은 출고 기준으로 선착순 지급된다. 이 때문에 관련 예산이 바닥나면 소비자는 보조금을 포기하든가 구매를 다음 해로 미뤄야 한다.


보조금 규모는 정부 보조금 최대 800만원과 각 지자체 보조금(300~1100만원)을 더해 최대 1900만원에 달한다. 아무래도 전기차는 출고가가 기존 내연기관 차량보다 30~50%가량 비싸다 보니 보조금은 구매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하지만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 등이 부품조달에 발이 묶이면서 애초 목표했던 출고일에 차질이 빚어져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8일 저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서울은 올해 보조금 지급 예정인 전기승용차는 총 5067대(일반 2534대, 우선순위 506대, 법인·기관 2027대)다. 이 중 1862대가 접수됐으며 1137대가 출고됐다. 잔여 대수는 일반 기준 1943대에 불과하다.


같은 방식으로 부산은 일반 기준 549대, 인천 2104대 등이다.


문제는 이런 출고 속도라면 이달 안으로 보조금이 모두 소진돼 정작 국산 전기차는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업계에서는 정부가 추경을 편성해서라도 지원을 이어가기를 희망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문제다. 또 추경이 확보되더라도 국내 업계에 숨통이 트일지는 미지수다. 테슬라의 물량 공세가 워낙 거세기 때문이다.


앞서 정부는 국내 완성차업계 보호를 위해 보조금 관련 규정을 손질했다.


기존에는 1억원이 넘는 고가의 수입 차량에도 보조금을 지급해 왔던 것을 6000만원 이하까지는 전액을, 6000~9000만원까지는 50%를 지급하기로 했다. 9000만원이 넘는 차량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테슬라는 모델3의 가격을 5990만원으로 낮춰 이를 비껴갔다.


또 테슬라의 최근 움직임도 한국으로서는 우려스럽다. 미국의 한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테슬라는 이달 7일(현지시각) 미국 프리몬트에서 차량 선적에 들어갔다. 7일, 10, 12일 각각 1척씩 총 세척에 실리게 될 차량은 최대 1만2000대에 달한다.


다만 이 차량이 모두 한국으로 올지는 알 수 없으나 물량 대부분이 한국과 중국에 집중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또 테슬라는 올 4분기엔 선적 계획이 없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됐다. 한국이 추가 보조금 예산을 확보하더라도 3분기 내 모두 소진될 거라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이에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정보 교환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국내 기업들이 하루속히 생산을 재개하기를 바라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국내 차량을 받을 시점이 되면 보조금 혜택을 받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특히 사전계약이라는 게 어차피 상당한 허수가 포함돼 실제 계약 실적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을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이를테면 테슬라, 아이오닉, EV6, 볼트 등 모든 차량에 사전계약을 걸어 놓고 먼저 나오는 차량을 구매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나머지 차량의 계약 실적은 모두 허수가 된다.


더구나 최근 아이오닉5 주행거리가 논란으로 떠오르면서 실계약을 망설이는 소비자들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애초 현대차는 E-GMP 기반 전기차 주행거리가 500KM에 달한다고 밝혀 기대를 모았으나 환경부 인증 결과 이에 훨씬 못 미치는 429KM인 것으로 드러나 실망을 안겼다.


이에 정부와 국내 완성차업계의 현실적인 해법이 나오지 않을 경우 피할 수 없는 대규모 계약 해지와 실적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달 안에 보조금이 소진될 것이라는 전망은 잘못된 예측”이라며 “자동차업계는 정부에 보조금 지급을 선착순이 아닌 분기별 할당으로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아이오닉5, EV6 등의 인도 예정일과 관련한 질문에는 “아직 미정”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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