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지방 세컨드 허브 육성’ 방침 철회?···성난 부산 민심

산업 / 신유림 / 2021-04-07 15:00:40
인천공항 허브 경쟁력 제고 방침에 '약속 어겼다' 해석 나와
지역언론들 반발에 사측 “원론적 입장일 뿐, 해석 달리한 듯”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자료=한진)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대한항공이 ‘인천공항 허브 경쟁력 제고’ 방침을 밝히면서 조원태 회장을 향한 비난의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11월 산업은행 지원 당시 약속한 ‘지방 세컨드 육성’ 약속을 저버렸다는 해석이 나와서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31일 아시아나 인수를 위한 ‘인수·통합 계획(PMI)’에서 인천공항의 경쟁력을 집중 육성할 계획을 밝혔다. 여객과 화물 노선의 개편은 물론 항공기까지 기존 대한항공이 보유한 보잉사 중심으로 통합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산업은행과의 방침과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점에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기대했던 부·울·경 주민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산업은행은 지난해 11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통합을 결정하면서 “LCC 3사(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단계적 통합으로 국내 LCC 시장을 재편하고 지방공항을 기반으로 세컨드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대한항공 역시 이에 동의했다.


이에 해당 지역 언론들은 최근 대한항공 측에 인천공항 육성계획을 철회하라며 조원태 회장을 일제히 비난하고 있다.


한 언론은 “인천공항 허브화가 완성되면 산업은행과의 약속은 물 건너간 것”이라며 “더구나 보잉사 항공기로 기종을 통합하면 항공기 정비(MRO)를 김해공항에 유치하겠다던 부산시의 ‘MRO 산업단지 육성’ 전략도 무력화된다”고 비난했다.


특히 지방공항 허브화는 지난해 한진칼이 유상증자를 단행할 당시 산업은행의 8000억원 투자 조건 중 하나였다는 점이다. 이에 조 회장이 산업은행의 승인이 나자 태도를 바꿨다는 지적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


더구나 대한항공은 기존의 갑질 이미지에 더해 최근 조 회장의 ‘나 홀로’ 연봉인상으로 불신의 골이 깊은 상태다.


조 회장은 코로나19 여파로 회사는 순적자를 기록한 가운데에서도 지난해 연봉으로 전년(20억원)보다 63% 급증한 31억원을 받았다. 반면 직원들의 평균 연봉은 전년보다 16% 줄어든 6818만원이었다. 경영난 극복을 위한 순환휴직의 결과다.


회사 측은 조원태 당시 대한항공 사장이 부친인 조양호 회장 타계 후 회장으로 승진하며 자연스레 연봉이 늘었다고 해명했으나 비상경영 체제에서 부적절한 처신이었다는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 공정위의 기업결합심사가 끝나지 않은 상황이다. 또 해외 9개국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위해선 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만일 심사에서 대한항공의 독과점 우려가 상당할 경우 인수는 물 건너간다.


양사 합병의 부작용 우려는 또 있다.


당장 업무가 겹치는 1200명에 달하는 인력의 보직 문제다. 업계에서는 구조조정을 예견하고 있으나 대한항공 측은 극구 부인하고 있다. 그러면서 ‘자연 감소’ 방식을 들고 나왔다. 이는 정년퇴임, 퇴사 등으로 생기는 자연스런 감원방식이지만 상당한 신규채용 축소가 뒤따른다.


항공기 정비, 청소 등의 인력도 감원이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해당 업무를 자체적으로 처리해온 데에 비해 아시아나항공은 외주 업체에 맡겨왔던 터라 이 분야 역시 상당한 진통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주민 반발과 관련해 “아직 지분매입도 안 한 상황이며 원론적 입장만을 밝힌 것인데 해석을 달리한 듯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에어부산은 부산발 네트워크가 강하고 진에어 및 에어서울은 인천발 네트워크가 좋은 항공사로 시너지가 날 수 있도록 역량을 갖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정도의 취지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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