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배터리 독립” 선언에 LGES·SKIET 상장일정 ‘안개 속’으로

기업분석 / 신유림 / 2021-03-25 11:05:26
테슬라·폭스바겐·현대기아차 등 배터리 내재화 추진해 매출 하락 우려…주가도 악영향
(자료=각 사)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LG에너지솔루션(LGES)과 SK아이테크놀로지(SKIET)가 폭스바겐 발 악재로 상장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모습이다.


폭스바겐은 지난 15일 열린 ‘파워데이’ 행사에서 ‘배터리 독립’을 선언했다.


폭스바겐은 오는 2023년 자체 배터리 첫 생산을 시작으로 2030년까지 유럽 내 6개 공장을 설립한다는 목표다. 또 자사가 생산하는 전기차의 80%를 LGES과 SK이노베이션(SKI)의 파우치형 배터리 대신 중국 CATL이 주도하는 각형 배터리를 장착한다고도 밝혔다.


이에 LGES와 SKI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 중 더 급한 건 SKI다. 올해 상반기 상장을 목표로 추진하던 자회사 SKIET의 흥행에 적신호가 켜져서다. SKIET는 상장 시 기업가치가 5조~10조원으로 예상돼 대어급으로 평가받았다.


SKIET는 2019년 4월 SKI가 물적분할해 설립한 회사로 습식 리튬이온 배터리 분리막(LiBS)과 폴더블 스마트폰 등 디스플레이에 쓰이는 폴리이미드(PI) 필름 생산업체다.


특히 분리막 기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평이 난 상태다. 분리막은 배터리의 양극과 음극의 접촉을 막아 화재를 방지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최근 LGES 배터리 화재가 이슈로 떠오르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실적도 뛰어났다. 분할 이후 12월까지 8개월간 매출액 2630억원, 영업이익 806억원, 순이익 637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테슬라, 폭스바겐에 이어 현대기아차까지 배터리 내재화에 뛰어들면서 매출 하락 우려로 상장 흥행을 장담할 수 없는 처지가 됐다.


이는 즉시 주가에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12일 24만2500원이던 SKI 주가는 폭스바겐 발표 다음 날인 16일 21만5500원으로 떨어지더니 결국 지난 24일 20만2000원까지 하락하며 장을 마쳤다. 지난달 최고가 31만7000원과 비교하면 36%나 빠진 모습이다.

특히 모기업인 SKI가 LGES와의 배터리 분쟁에서 패한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당장은 최대 4년의 수출 유예기간이 주어졌으나 그 이후가 문제다. 고객사를 다변화하거나 배터리 방식을 바꾸는 등 특별한 조치가 요구된다.


이 같은 악재의 연속으로 SKIET 내부에서는 IPO 일정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2025년까지 수출계약이 이뤄져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기업공개는 미래가치 평가가 반영된다는 점에서 기대만큼의 흥행은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SKIET 관계자는 ”장기적으론 수요가 줄겠지만 현재는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라 당장 문제가 생기진 않을 것"이라며 "아직 시간이 있는 만큼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IPO 관련해서는 “계획대로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LGES 상황도 기대와 다르게 흘러가고 있다. LGES는 지난해 12월 LG화학에서 물적분할로 설립됐다. 애초부터 별도의 상장으로 자금을 확보할 목적임을 분명히 했으나 SKIET와 마찬가지로 상장 흥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에 LGES는 상장 연기 혹은 미국 나스닥 상장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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