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코로나 걸리든지 말든지”···한전, 도 넘은 청소노동자 괴롭힘

산업 / 신유림 / 2021-03-10 14:19:42
(자료=신유림 기자)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한전이 청소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협하는 부당한 업무지시를 반복해왔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예상된다.


주장에 따르면 사측은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직원이 나와 해당 사무실을 폐쇄했음에도 이를 노동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청소를 지시하거나 비 오는 날 추락 위험이 큰 장소에서 일을 시키기도 했다.


지난 4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청소미화원도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청원인 A씨(65세)는 글에서 한전 간부의 괴롭힘으로 노동자들이 모멸감을 느끼고 있다며 이를 바로잡아달라고 호소했다.


A씨는 “사측은 한 직원이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한 사실이 드러나 사무실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휴가 보낸 일이 있었는데 이를 미화원들에겐 알리지도 않았다”며 “동료들은 그런 사실도 모른 채 평소와 마찬가지로 일을 했다”고 밝혔다.


특히 당시 해당 동료는 암 수술을 받은 기저 질환자로 코로나19 감염 시 자칫 목숨을 잃을 수도 있었다.


A씨는 곧바로 담당 과장에게 이를 항의했으나 돌아오는 대답은 “전달해 줄 필요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말뿐이었다.


A씨는 “한 공간에서 일하는 직원인데 준전시 체제와 같은 코로나 사태에서도 미화원은 코로나에 걸리든 말든 상관없다는 식의 차별에 몸서리가 쳐진다”고 토로했다.


이어 A씨는 “코로나 사태가 확산하면서 사내 식당 식사 방식이 바뀌었는데도 회사는 이를 미화원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며 ‘부서별로 10분 간격으로 돌아가며 비대면으로 식사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사실을 몰라 밥도 먹지 못했다고 밀했다.


사측의 부당한 지시는 계속 이어졌다.


비 오는 날 사고 위험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높은 위치의 테라스를 청소를 지시하기도 했다. 또 잔디를 다시 심는다며 한겨울에 잡초를 뽑으라는 요구도 있었다. 해당 작업은 굴삭기로 땅을 갈고 흙을 다시 덮어야 하는 할 분량임에도 미화원 두 명에게 일을 지시했다.


그는 “하지만 잔디를 심는다는 건 핑계였을 뿐 결국 잔디를 심지도 않았다”며 “오로지 미화원들을 괴롭히기 위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또 어느 날 사측은 지하 주차장 도색을 새로 해야 한다며 솔에 화공약품을 묻혀 바닥 얼룩을 깨끗이 닦아놓으라는 지시를 내렸다.


A씨는 “이런 작업은 사람의 힘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라며 “전문업체가 그라인더로 갈아내고 우레탄을 새로 깔고 다시 칠을 하는 것인데 이런 일을 사람에게 시킨다는 건 ‘한번 골탕 좀 먹어 봐라’는 속셈”이라고 말했다.


사측의 이 같은 지시들은 자신에 대한 보복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A씨는 “2019년 한전 간부의 막말, 망신주기, 조롱, 개인적인 일시키기 등으로 정신적 고통을 받아 사측에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하는 서한을 보낸 바 있다”며 “그로부터 한달 후 회사의 노골적인 괴롭힘이 시작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 간부는 자신에게 “돈이 몇십억 있는 것도 아니고 정년까지 일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쫒겨나지 않으려면 조심하라는 간접적 협박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A씨는 “기계부품처럼 다뤄지고 인간 취급도 받지 못한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민다”며 “근무환경을 바꾸는 데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해 한전 관계자는 “청원 내용은 전부 사실이 아니다”며 반박하면서도 “A씨가 사측에 근무환경 개선을 요구한 후 간부 3명에 대해 한달 간 정식조사를 벌였으며 그 중 한명에게 인사이동 징계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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