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커지는 배달시장, 배달의민족은 달콤했다

기자수첩 / 김시우 / 2020-12-31 11:43:15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온라인 음식 배달 서비스를 운영하는 독일 기업 딜리버리히어로(DH)가 국내 배달앱 1위 업체 ‘배달의민족(배민)’을 인수한다.


‘인기 있는’ 요기요보다 ‘대세’ 배달의민족이 더 달콤했던 걸까


DH는 배달의민족 인수와 자회사(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DHK)에서 운영 중인 배달업계 2위 ‘요기요’를 매각해야 하는 양자택일의 상황에 서 있었지만 과감하게 배달의민족을 선택했다.


앞서 DH는 지난해 12월 우아한형제들 주식 약 88%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달 30일 공정위에 기업결합 신고를 했다. 또 DH는 우아한형제들 지분 상당수를 확보한 뒤 합작사(우아DH 아시아)를 설립, 배달의민족과 아시아 시장을 공략한다는 전략도 내세웠다.


이때 DH는 우아한형제들 기업가치를 약 40억 달러(한화 약 4조7500억원)로 인정했다. 국내 인터넷 기업의 인수·합병(M&A) 중 가장 큰 규모였다. 그러나 국내 배달앱 부문 1, 2위 업체의 결합으로 시장점유율 99%의 ‘공룡 배달 산업’이 탄생하는 데에 역시 독과점 우려가 높았다.


실제 두 회사의 배달앱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99.2%로 압도적이다. 2019년 거래금액 기준으로 배민이 78.0%, 요기요가 19.6%, 배달통(DH 소속) 1.3%, 푸드플라이(DH 소속) 0.3% 등이다.


최근 쿠팡이츠가 서울·수도권을 중심으로 약진하고 있으나 아직 전국 점유율은 5%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과 월간순이용자수 기준으로도 DH와 우아한형제들의 합산 점유율은 각각 99.3%, 89.5%를 기록했다.


결합 뉴스가 나올 당시 소상공인들은 시장 독과점 폐해에 대해 반발이 컸고 일반 배달앱 이용자들도 ‘우리 민족이 아니라 게르만 민족이었냐’며 실망감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서도 인수 문제 관해 설전이 오고 가기도 했고, 시민단체들도 경쟁이 사라지면 결국 소비자들의 피해로 이어진다며 합병 반대 목소리를 냈다.


수 개월간 이어진 결합심사 끝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28일 DH와 우아한형제들의 기업결합이 음식점·소비자·라이더(배달원) 등 이해관계자들에게 미치는 경쟁제한 우려가 크다고 판단해 DH가 DHK의 지분 전부를 매각하는 조건을 걸어 기업결합을 승인했다.


앞서 공정위 사무처는 DHK 매각 조건을 골자로 한 심사보고서를 DH에 발송했고 DH는 이에 반발했다. DH는 지난 23일 열린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자사의 입장을 설명했지만 결국 공정위는 심사보고서대로 최종 결정을 내렸다. 사실상 두 회사의 결합을 불허했다.


현재는 DH가 공정위 결정에 대해 수용을 했고 이 때문에 요기요를 6개월 안에 매각해야 한다. 지난해 약 2000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요기요의 매물가격은 2조4000억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니클라스 외스트버그 DH 최고경영자(CEO)는 28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DH코리아(DHK) 매각 조건은 너무 슬프다”면서도 “김봉진 의장을 새로운 가족으로 맞이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DHK의 유감스럽다는 입장과는 조금 다른 분위기다. 요기요 매각에 대한 아쉬움보다 김 의장과 한 배를 탄 것에 더 기뻐하는 느낌이다.


앞으로 DH와 우아한형제들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배달과 공유주방 등의 서비스를 전개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1년 한 식구가 될 DH와 배달의민족, 매물로 나온 업계 2위 요기요의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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