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뉴욕타임스가 1면 전체에 코로나19 사망자 1000명의 이름을 실은 적 있었다. 지난 5월 24일자 신문이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뉴욕타임스는 사망자 1000명의 이름과 나이, 거주지, 직업 등 간단한 프로필도 함께 게재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이들은 단순한 명단 속 이름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다”는 ‘부제목’을 달고 있었다고 했다.
만약에, 뉴욕타임스가 사망자 명단을 지금 다시 보도한다면 이제는 ‘신문지면’으로는 어림도 없게 생겼다. 사망자 수가 자그마치 30만 명을 넘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책’을 발행해야 명단 모두를 실을 수 있을 것이다. 그것도 두툼한 책이다.
미국의 코로나19 사망자는 이 정도로 ‘기하급수’로 늘어났다.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는 하지만 사망자 숫자는 당분간 늘어날 것이다.
그래도 미국은 사망자의 ‘이름’을 챙기고 있다. 미국 정부가 아니라면 미국 언론이 챙기고 있다.
얼마 전, ‘고아가 된 4살 아이’에 관한 안타까운 보도가 그랬다. 이 아이는 지난 6월 코로나19로 아버지를 잃었는데, 석 달 만에 어머니마저 사망하고 있었다. 이 아이의 이름은 ‘레이든 곤살레스’라고 보도되고 있었다.
대한민국은 그렇지 않았다. 사망자의 ‘이름’ 대신 ‘숫자’를 붙이고 있을 뿐이다.
며칠 전,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환자가 병상을 배정받으려다가 사망하고 있었다. 그 환자는 ‘서울시 코로나19 122번째 사망자’라고 보도되고 있었다. ‘123번째 사망자’는 70대인 서울시 거주자였다. ‘124번째 사망자’는 80대인 서울시 거주 기저질환자였다. 이런 식으로 ‘일련번호’가 붙고 있었다.
병상을 구하지 못한 사망자는 계속 발생하고 있다. 그 숫자도 심상치 않아지고 있다. 이들도 ‘○○○번 사망자’가 될 것이다. ‘병상대란’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고 있다.
하기는 사망자가 아닌 환자가 발생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일련번호’였다. ‘○○번 환자’, ‘○○번 환자’ 등이었다.
지금뿐 아니다. 몇 해 전 ‘메르스(중동호흡기 증후군)’가 유행했을 때도 환자는 ‘일련번호’였다. “○번 환자가 치료를 받고 퇴원했다”는 식이었다. 우리는 환자의 인적사항을 보호하고, 그 가족과 친지 등의 사생활을 중요시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이름과 숫자 중에서 어떤 게 더 인권을 중요시하는 것일까. 인권이 아니라면, 미국과 우리나라의 ‘문화 차이’일 것이다. 그렇더라도 인간을 ‘일련번호’로 표현하는 것은 어쩐지 가벼운 느낌이다.
우리에게는 ‘일련번호 인간’에 대한 ‘쓰라린 과거사’도 있다. 제국주의 일본의 악명 높았던 ‘731부대’다. 이 끔찍한 부대로 끌려온 사람은 곧바로 ‘마루타’가 되어야 했다. ‘통나무’ 취급을 당한 것이다.
‘통나무’ 따위에게 이름을 불러줄 이유는 전혀 없었다. 가둬두었던 ‘마루타 몇 개’를 꺼내서 ‘생체실험’을 하면 그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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