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NH투자증권 전산장애 ‘최다’…피해 사고 대책없어 개미만 ‘골탕’

산업 / 김자혜 / 2020-11-12 18:48:56
주먹구구식 운영에 해외주식거래 피해도 잇따라
“보호제도 전무...금융당국 투자자 피해 방치 수준”
올해 2~3분기 증권거래시스템 전산장애 민원은 NH투자증권과 키움증권에서 가장 많이 나왔다. 문제가 발생해도 증권투자자들을 위한 보호규정은 미미하다. (자료=토요경제DB)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동학 개미 주식 열풍 바람이 증권사 민원 급증으로 이어지면서 2·3분기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의 전산 장애 건수도 늘었다. 주식투자에 대한 관심이 커지거나, 해외주식거래 사고가 지속되어도 투자자보호는 미비해 개인투자들만 피해를 입게 생겼다.


12일 금융투자협회의 금융투자회사별 민원건수에 따르면 3분기 자기자본 상위 5개 증권사 가운데 전산 장애가 가장 많은 곳은 NH투자증권으로 42건의 민원이 발생했다. 이에 앞서 2분기에는 키움증권의 전산 장애 민원이 115건으로 나타났다. 키움증권은 온라인 브로커리지 1위다.


지난 2·3분기는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투자 열풍이 거세게 불어 닥친 때다. 당시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에 동시접속자 수가 늘면서 전산 장애 민원도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


◆ HTS·MTS 전산장애는 '빈번' 해외주식거래 문제도 '제자리걸음'


증권가는 서버를 늘리는 등 문제를 보완했다고 하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식의 대응으로 트레이딩시스템 오류 사고는 끊이지 않고 있다. 올해만 해도 삼성증권, 키움증권, SK증권, 한국투자증권 등에서 HTS와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접속 장애, 주문 처리 지연 등이 잇따랐다.


또 해외주식거래 관련 사고는 주식거래 열풍 전부터 발생했다.


지난 2018년 유진투자증권에서는 개인투자자가 보유한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 주식병합 사고가 발생했다. 투자자 A 씨는 실제 보유주식 655주를 갖고 있어 병합된 이후 166주로 줄어야 했으나, 이 내용이 반영되지 않았다. 이에 A 씨는 655주 전량을 매도해 1700만 원의 초과이익을 얻었다.


당시 예탁결제원은 해외주식거래 관련 컨설팅을 받았다. 이후 금감원은 유사 사례를 적발하기 위해 이듬해 증권사 전수조사까지 벌였다. 증권사 10여 곳이 경징계를 받으며 일단락됐는데 유사한 상황은 올해 다시 찾아왔다. 이번에는 투자자의 피해가 컸다.


지난 9월 삼성증권 이용 투자자 B 씨는 미국 파이팅페트롤리엄 주식을 보유한 상태였다. 주가가 치솟자 B 씨는 매도를 주문했으나 시스템에서 매도가 거부됐고 거래도 할 수 없었다. 이 사건 역시 주식병합이 반영되지 않은 것이 문제였다.


파이팅페트롤리엄은 75대1 비율로 주식을 합쳤는데 삼성증권 측이 주식 수를 줄이지 않은 데다 B 씨의 거래를 일방적으로 막아버린 것이다. B 씨는 증권사의 실수에 수익 기회를 놓쳤다.


◆ 예탁원 10월에야 시스템 도입 나서...“금융당국 투자자 방치하는 수준”


관련 기관은 뒤늦게 대응에 나서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은 현재 해외 주식의 분할이나 병합을 하는 권리정보를 외화증권 투자 중개 개별 증권사나 외신, 블룸버그 로이터 등을 통해 개별 수집해왔다. 이에 유진투자증권이나 삼성증권과 같은 사례가 발생한 것이다.


지난달에야 예탁원은 외화증권 정보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한 글로벌 증권정보제공업체와 계약을 추진했다. 해당 시스템을 구축하면 외화증권 관리종목의 발행이나 권리정보를 증권정보업체로부터 받을 수 있게 된다.


한편 증권거래시스템 오류는 금융당국의 오랜 무관심과 증권사의 구조적 문제에서 야기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융소비자원 조남희 원장은 “증권거래시스템의 오류는 이용자의 금전적 피해가 직접 발생 하는 위험이 큰 문제"라며 "증권사들은 은행보다 규모가 작아 비용투입이 어려워 시스템 운영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조 원장은 “금융당국은 현재까지 발생한 민원 제기 사례를 기초로 제재와 보상 책임 범위 등 기준을 잡아야 한다”며 “개인별 소송 식으로 진행하는 현행 대응으로는 소비자 보호 없이 투자자를 방치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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