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착한 얼굴에 그렇지 못한 태도

기자수첩 / 김자혜 / 2020-10-07 18:32:18


[토요경제=김자혜 기자] 국내 빅테크(Big tech, 금융시장 진출 플랫폼기업)가 간편 결제시장에 진출한 이후 금융서비스까지 폭을 넓히고 있다.


카카오페이와 네이버페이의 올해 2분기 기준 거래액은 각각 14조8천억 원, 6조 원에 달한다. 이처럼 취급거래액이 확대되는 데에는 금융권과 제휴하는 영향도 적지 않다. 은행, 보험, 증권까지 빅테크 페이의 서비스범위는 늘어나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에서도 비슷한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 아마존 등 굴지의 빅테크 기업은 모두 간편결제서비스를 갖고 있다. 또한 금융서비스 범위도 확장하는 공통점을 가졌는데 구글과 애플은 각각 씨티은행과 골드만삭스와 제휴하거나 제휴를 계획 중이다.


페이스북은 블록체인기반의 자체 가상자산 리브라(Libra) 출시를 계획중이다. 당초 글로벌 단일 디지털 통화를 표방했지만 계획을 수정해 페이서비스로 나올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마존은 저신용자 대상의 신용카드를 출시했고 파이낸셜 기업과의 제휴를 통해 보험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이처럼 국내외 빅테크 기업의 금융서비스 진출이 확대되면서 상대적으로 기존 금융사입장에서는 고민이 많아지게 됐다.


주 이용자 폭이 넓은 빅테크와의 제휴를 통해 새로운 고객을 확보해야하는 한편 자물쇠효과(Lock-in effect)로 인해 빅테크에 고객을 빼앗길 우려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락인효과로도 불리는 자물쇠 효과는 한번 서비스를 이용을 시작하면 다른 유사상품이나 서비스로 이전하기 어렵게 되는 현상을 뜻한다.


최근 카카오페이는 토스의 자회사 토스페이먼츠와 제휴 계약을 끝낸다고 밝혔다. 토스페이먼츠는 PG(전자지급대행)사지만 카카오페이와의 계약연장 불발로 더 이상 관련 이익을 볼 수 없게 됐다. 또 제휴서비스 이용자는 굳이 PG사가 바뀐다고 해서 토스를 위해 이용 서비스를 옮겨야할 이유가 없다.


빅테크와 금융사의 협업이 이미 흔해지고 있어 카카오페이-토스페이먼츠와 같은 계약연장 불발의 경우는 심심치 않게 볼 가능성이 커졌다.


이처럼 빅테크의 장악력이 확대되면 항상 우려되는 부분은 주도권이다. 사업초반에 초저 수수료나 제휴서비스로 편의성을 높여 소비자를 공략했던 빅테크는 사업이 궤도에 올아 주도권을 쥐었을 때 더 많은 이익을 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까운 예로 구글 인앱결제 수수료가 있다. 구글이 책정한 수수료가 30%로 확정했는데 구글 내 서비스제휴 기업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수수료를 내야하는 상황이 왔다.


처음 신규기업과 제휴할 때의 얼굴과 지금의 구글의 태도는 제휴기업 입장에서는 제법 다르게 비춰질 수 있겠다.


구글 입장에서는 수수료 30%에 당위성이 충분하다. 빅테크와 금융권의 제휴에서도 이같은 일이 먼 훗날 일어나지 말라는 법은 없다.


처음 기업과 기업이 제휴할 때 양사 기업 대표가 손을 맞잡고 환히 웃으며 기념식 사진을 찍는 경우는 흔하다. 첫 업무 협약식에서 환히 웃는 두 CEO의 표정이 기업제휴가 끝나는 순간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빅테크와 금융사의 협업에서는 어떤 그림이 그려질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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