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반등 노리던 한국GM, 노동자 ‘암 선고’ 이어 노조와 갈등 지속

산업 / 신유림 / 2020-09-11 17:06:28
폐암말기 부평공장 근로자 산재 심사 중
지난해 부채 3조5383억원···자본잠식 상태
노조, 오는 14일 파업 예고
한국GM 부평공장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최근 들어 모처럼 실적 호조를 보이던 한국GM이 연이어 터진 악재로 위기에 몰렸다.


11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 부평공장에서 일하던 근로자 A씨가 지난 4월 폐암 말기 판정을 받아 산재를 신청했다. 이 공장에서는 6년 전에도 또 다른 근로자가 같은 병으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


문제가 된 작업장은 ‘개선반’으로 불리는 곳으로 완성차의 하자보수나 작업장 먼지 제거, 도색작업이 이뤄진다. A씨는 14년간 개선반에서 일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KBS의 전날 취재에 따르면 근로자들은 별다른 환기 장치도 없는 곳에서 일회용 방진 마스크만 걸친 채로 용접·가공 작업 등을 했고 여기서 배출되는 각종 유해 물질에 장기간 노출됐다.


특히 해당 작업장의 물질안전보건자료에는 발암 물질인 벤젠이 포함된 도료와 호흡기 손상을 가져오는 물질 등을 사용한 것으로 기록돼 회사의 관리 부실 책임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한 직업환경전문의는 “근로자가 폐암 위험을 높일 만한 다양한 업무를 해왔다”며 산재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또 최기일 노무사는 “근로자가 노출된 작업장 물질들은 상당히 위험한 ‘원인 물질’”이라며 “직업성 암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근로복지공단은 해당 근로자에 대해 산재 여부를 심사 중이다.


이와 별개로 최근 한국GM은 노조와의 갈등으로 생산중단 위기를 맞았다.


양측은 지난 7월부터 10차례에 걸쳐 교섭을 진행했으나 결국 합의에 실패했다. 이에 노조는 쟁의를 투표에 부쳤고 노조원 89.5%의 압도적 찬성으로 파업을 결정했다.


하지만 이번 노조 측의 요구사항은 상당한 무리가 따른다는 평가다.


노조는 △기본급 월 12만304원 인상(정기·호봉승급분 제외) △통상임금 400%+600만원 성과급 지급(1인당 2200만원 수준) △조립라인 TC수당 500% 인상 △생산장려수당 지급범위 확대 △사무직 승진 예산 확보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총 1조원의 자금이 필요한 것으로 회사가 수용할 수 없는 수준이다.


한국GM의 공시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8조4537억원으로 전년(9조3367억원)보다 1조원 가까이 줄었다. 영업이익은 -3323억원으로 전년(-6148억원)보다 절반 줄였으나 여전히 마이너스 행진이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4563억원으로 전년 1조1159억원의 절반 이상이 날아갔다. 재고자산은 전년보다 2000억원 이상 증가한 9512억원으로 판매 부진의 여파를 고스란히 떠안았다.


특히 부채는 3조5383억원으로 자본(1조9786억원)을 완전히 잠식한 상태다.


올해 한국GM 측이 상반기 실적공시를 하지 않아 정확한 수치를 알 수 없으나 이 같은 흐름은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졌다.


하지만 한국GM은 지난 7~8월 연속 판매량이 급상승해 기대를 모았다. 지난 8월 국내 시장에서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8.0% 감소한 5898대를 판매했으나 수출은 20.7%나 증가한 2만1849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7월(10% 상승)보다 2배 이상의 호실적으로 국내 완성차 업계 중 유일한 실적증가였다.


사측은 노조의 파업으로 이 같은 흐름에 급제동이 걸리는 것은 물론 제2의 군산공장 사태로 이어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한국GM은 실적부진으로 2018년 군산공장을 폐쇄하고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 바 있다.


그나마 회사로서 다행스러운 것은 전날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가 한국지엠 노조가 신청한 쟁의조정 안건을 반려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확산 위험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 중노위의 권고 사안으로 노조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파업을 막을 길은 없다, 노조는 오는 14일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2
    금융위, 금융사 외부접속 '원칙 차단'…KB국민·NH농협 등 보안점검 강화

    금융위, 금융사 외부접속 '원칙 차단'…KB국민·NH농협 등 보안점검 강화

    금융당국이 금융권 연쇄 침해사고에 대응해 불필요한 외부접속을 원칙적으로 차단하도록 했다. 이미 공유된 공격정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아 유사 사고가 발생하면 금융회사에 책임을 묻기로 했다.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 금융업권별 협회, 주요 금융회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 금융권 긴급 점검

    3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 9000억 자본확충…종투사 직행 아닌 ‘이중 포석’

    한화투자증권(대표 장병호)이 최대 9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선다. 다만 전액이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 지정에 필요한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 5000억원 유상증자로 종투사 진입 기반을 넓히고, 최대 4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으로 재무 완충력을 보강하는 구조다.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5000

    4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 역촌역세권 5874억 수주…도시정비 4조4565억

    포스코이앤씨가 서울 은평구 역촌역세권 재개발 시공권을 확보하며 올해 도시정비사업 수주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남은 승부처는 목동과 오금현대 등 4분기 서울 대형 정비사업이다.3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역촌역세권(대조동) 장기전세주택 도시정비형 재개발정비사업조합은 이날 임시총회를 열고 포스코이앤씨를 시공사로 최종 선정했다. 시공사 선정 안건에는 287명이

    5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소식] 매일유업·서울우유·남양유업·빙그레, 체험·ESG·수출로 소비자 접점 확대

    유업계가 대학 축제와 러닝 프로그램, 자원순환, 해외 유통망 확대 등으로 사업 접점을 넓히고 있다. 내수 소비 둔화 속에서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는 동시에 친환경 경영과 해외시장 개척으로 성장동력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29일 업계에 따르면 매일유업은 다음달 1~2일 한양대학교 서울캠퍼스 축제에서 체험형 이벤트 부스 ‘매일 도파민 충전소’를 운영한다. 지난 2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