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프대출 논란에도 은행권 “내부통제 그냥 하던대로...”

산업 / 김효조 / 2020-09-10 13:09:25
은행 관계자 “내부규정 제각각 친인척 파악도 어려워”
“허점은 임직원 대출 아닌 ‘부동산담보대출’ 시스템”
사진=게티이미지

[토요경제=김효조 기자] 이달 초 IBK기업은행 직원이 가족명의를 이용하는 등 총 76억 원대의 ‘셀프대출’을 한 사실이 적발됐다. 이러한 금융사고에도 은행권에서는 내부통제 시스템을 크게 개선하지 않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셀프대출’ 심각성을 반영해 은행권 전체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져 업계 이목이 집중될 전망이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초 IBK기업은행의 셀프대출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이해상충행위 금지규정이나 내부운영시스템을 크게 조정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은행별로 보면 신한은행은 사전에 임직원이 등록해둔 직계가족의 금융 거래를 본인이 직접 진행할 경우 시스템 팝업 창이 경고메시지를 띄운다. 그럼에도 거래를 진행했을 경우 상부에 자동으로 보고된다. 또 준법?감사?감리?감찰 부서에서 이상 의심거래를 매일 확인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내부적으로 임직원 본인과 인사 정보 상 가족으로 등록된 사람의 경우 여신(대출)을 취급하기 위해 가장 먼저 거쳐야하는 본인확인 절차를 해당 임직원이 할 수 없도록 설정했다. 내부에 조회·책임·담당자가 따로 관리 감독 중이다. 기안자와 전결권자의 더블 체크 시스템을 통해 이상거래 유무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대출 취급 부점장과 이해관계가 있는 채무자에 대한 모든 여신은 제한해 뒀다. 직접 자신을 비롯한 직계가족에 대한 상품 신규 및 대출 거래를 취급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제한했다.


농협은행은 임직원 본인이 직접 대출을 받는 것은 모두 차단되어 있다. 임직원이 대출은 2천만 원 한도 내에서 가능하나 일반 은행이용자와 같은 방식으로 신청해야 한다. 또한 대출시스템은 보고처리 방식으로 운영 중으로 위임전결시스템이 아예 허용되지 않는다.


이밖에 수협은행, 씨티은행, BNK부산은행 등은 대출과정과 자체 모니터링을 세밀히 보면서 윤리경영실천지침을 강화하는 정도로 유지중이다.


그동안 은행권에서 직원대출은 심사, 과정, 사후관리 등 기본 절차는 유사하게 운영하면서도 세부항목은 각각 달랐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부분에서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직원 본인이 금융거래를 할 수 없도록 한 직계가족, 친인척 등의 범위를 어느 정도까지로 규정해야하는지 명확하게 정의내린 바가 없다”며 “은행별 내부규정이 다른 점도 있는데, 전산 처리 시스템 과정에서도 관련 모든 친인척을 파악하고 사건을 미연에 방지하는 것까지는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업은행)직원은 대출 시스템의 절차와 내부 여신모니터링 감사 체계 등을 파악하고 있던 인물로, 악의적으로 이용한 사례”라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에서는 제2의 셀프대출을 막기 위해 은행권 조사에 나설 계획이다. 주요 확인사안은 직원대출 관련 시스템과 제도, 현황 점검이 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김득의 금융정의연대 대표는 “은행직원 대출의 허점은 일반임직원대출 시스템이 아닌 부동산 담보대출 전산시스템”이라며 “은행임직원의 직계가족 뿐 아니라 사촌에 친척까지 대출이 불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어 “과도한 개인정보 노출이라고 하더라도, 이러한 문제가 차후에 더 나타나지 않으려면 사전에 엄격히 막아 놔야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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