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 검토…”

기자수첩 / 최정우 / 2020-08-11 14:47:59


[토요경제=최정우 편집국장] 오히려 부동산 거래를 더욱 옥죄는 역할을 하는 것은 아닐까.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우려섞인 목소리가 꿈틀대고 있다.


문 대통령이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설치를 검토하겠다고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 이유 중 하나가 주택을 시장에 맡겨두기 보다 정부가 개입을 하겠단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실제로 문 대통령은 이같은 내용을 암시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청와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주택을 시장에만 맡겨두지 않고, 정부가 적극 개입하는 것은 전 세계의 일반적 현상”이라면서 “우리도 주택을 투기의 대상이 아니라 주거복지 대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택문제가 당면한 최고 민생과제가 됐다”면서 “정부가 책임지고 주거 정의를 실현하고 투기는 반드시 근절하겠다”고도 말했다. 문 대통령의 이같은 말을 요약하자면 부동산 투기를 차단하고 부동산 시장을 안정화시키겠단 것으로 해석된다. 하긴 문 정부 들어 부동산을 잡겠다고 20번이나 넘는 대책을 쏟아냈으니 일면 이해되지 않지는 않다. 오죽했으면 부동산 시장 감독 기구까지 설치를 검토한다고 했을까.


시장 감독기구는 과거에도 있었다. 대표적인 것이 은행감독원(은감원), 증권감독원(증감원), 보험감독원(보감원) 등이다. 이 가운데 가장 먼저 설립된 것은 은감원이다. 1950년 설립됐다. 당시 한국은행법이 제정되면서 은행감독부로 출범했다. 은감원으로 개편된 것은 12년 뒤인 1962년이다. 한은법 개정에 따른 것이다. 우리나라 모든 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감독 기능을 맡았다. 이후 설립된 것이 증감원이다. 1977년의 일이다. 유가증권 발행, 유통, 관리, 감독 등이 주 업무였다. 보감원은 증감원이 설립된 이듬해인 1978년에 등장했다. 보험사업자에 대한 감독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나 은감원 등은 지난 1997년 말 제정된 금융감독기구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금융감독원(금감원)이 신설되면서 금감원으로 통폐합됐다. 신용관리기금도 금감원으로 흡수됐다. 종전 금융권 감독기관이 모두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 은감원 등 이들 금융기관의 공통점은 시장을 관리 감독했단 점이다.


문 대통령이 검토하고 있는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는 독립적 상설 감독기관으로 신설될 가능성이 크다는 보도다. 현재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지난 2월 출범한 ‘부동산시장불법행위대응반’이다. 대응반은 국토교통부 주관으로 운영되고 있다. 금융위원회를 비롯해 검찰청, 국세청, 금감원, 감정원 등의 직원들로 구성돼 있다. 인원은 15명 규모다. 그러나 15명의 인력으로 전국에서 일어나고 있는 부동산 거래를 낱낱이 들여다보고 수상한 부분을 찾아 가려내는 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응반이 출범하면서 나온 지적사항이기도 하다. 과거 보감원의 경우 8국 6부 4실 26과를 두고 있었단 걸 감안하면 조직 보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조직을 늘리는 일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단 점이다. 일부에서 반감을 갖고 있는 이유가 이 때문이다. 부동산 감독 기구 설치를 명분으로 공무원 수만 늘리는 꼴이 되지 않겠냐는 우려를 지울 수 없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 감독기구를 별도로 설치하고 많은 인력을 배치해 부동산 거래의 불법, 편법을 잡아낼 수 있다는 점은 높이 사고 싶다. 기구 도입 검토를 반대할 이유도 명분도 없다. 그러나 부동산 거래는 대부분 개인 간에 이루어진다는 점을 고려할 경우 사생활 침해의 소지도 적지 않다는 것을 간과하지 말아야 한다. 또 다른 한편으론 부동산 거래를 오히려 위축시키는 상황을 야기(惹起)시키지 않을까 걱정스럽기도 하다. 투기세력 척결하려다 내집을 마련하려는 실수요자들의 꿈까지 앗아가지 않길 바랄 뿐이다.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까지 태워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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