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삼성 손잡고 IT거물과 ‘연쇄 회동’

산업 / 유지만 / 2013-06-24 11:52:28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 방한

▲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가 지난 18일 입국해 청와대와 삼성전자를 방문했다. 저커버그는 朴대통령을 만나 ‘창조경제’에 대해 논의하고, 삼성전자에서는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협력을 모색했다.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삼성이 박근혜정부의 ‘창조경제’ 밑그림 완성에 적극 조력하는 모습을 보여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최근 한국을 방문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부터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 등 세계적인 ‘IT 거물’들이 삼성의 주선으로 청와대와 회동을 가졌다.

IT 거물과 청와대-삼성전자의 삼각회동은 창조경제 청사진을 준비하는 정부와 세계적 ‘영향력’을 확대하고 싶은 삼성의 이해가 맞아 떨어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18일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만나 창조경제와 벤처 활성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접견은 방한한 마크 저커버그의 요청에 따라 약 30분간 진행됐다.

박 대통령이 저커버그와 만난 것은 지난 4월부터 이어진 ‘IT거물 미팅’의 연장선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4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와 만난 바 있다. 당시에도 박 대통령은 자신의 핵심공약인 ‘창조경제’의 실현 방안에 대한 의견을 구했다.

박근혜정부가 글로벌 IT거물들과 만나는 이유는 ‘창조경제’를 실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산업이 IT분야이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도 창조경제를 역설하며 핵심 산업으로 ICT(정보통신) 산업을 꼽았었다.

빌 게이츠, 래리 페이지, 마크 저커버그는 청와대 방문 후 삼성전자에 들렀다는 공통점이 있다. 저커버그 역시 청와대 방문을 마친 뒤 곧바로 삼성전자로 향했다. 이들은 짧은 일정을 쪼개 삼성 경영진과 만남을 가졌다.

관련업계는 IT 거물들을 초청하기 위해 청와대와 삼성이 치밀한 물밑작업을 진행한 결과로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기업으로 성장한 삼성과 박근혜정부의 눈이 맞은 것 아니겠느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박 대통령 저커버그 만나 ‘노하우’ 들어

박근혜 대통령은 18일 청와대에서 세계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의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Mark Zuckerberg)를 접견했다.

이번 접견은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저커버그의 요청에 의해 약 30분간 진행됐으며 페이스북 측에서는 저커버그 CEO 외에 마른 리바인(Marne Levine) 공공정책 담당 부사장과 다니엘 로즈(Daniel Rose) 파트너십 및 운영담당 부사장도 자리를 함께 했다.

페이스북은 2004년 당시 19살이었던 하버드대학교 학생 저커버그가 학교 기숙사에서 사이트를 개설하며 창업한 회사다. 급격한 성장세를 보인 페이스북은 미국 비즈니스 인사이더 발표에서 지난해 8억3670만명의 순방문자를 기록, 7억8280만을 기록한 구글을 제치고 세계에서 가장 큰 웹사이트 1위에 올랐다.
이날 접견에서 박 대통령은 저커버그 CEO와 창조경제 규현, 벤처기업 창업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저커버그 CEO는 페이스북 입장에서 매우 중요한 시장인 한국에 대한 투자를 계속해 나갈 계획임을 밝혔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또 한국의 중소·벤처기업이 페이스북의 소셜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수 있기를 희망하며 한국의 창조경제 추진을 위해 협력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박 대통령은 지난 4월22일과 26일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인 빌 게이츠 테라파워 회장과 구글의 래리 페이지 회장을 각각 만나 창조경제에 대한 구상을 설명하고 조언을 구한 바 있다.

청와대는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에 부합하는 ICT(정보통신기술) 분야 전문가들과의 만남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있다”며 “향후 정책 추진과정에 적극적으로 반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저커버그, 삼성전자 방문

청와대 일정을 마친 저커버그는 곧바로 삼성전자를 방문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의 회동 이후 같은날 오후 1시 40분경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 들러 이재용 부회장과 신종균 대표이사 등 삼성 고위 인사들과 만남을 가졌다.

저커버그는 입국때와 같이 평소에 자주 입는 검은색 후드티와 회색 티셔츠, 짙은 색 청바지에 회색 운동화 차림으로 삼성전자를 찾았다. 같은날 오전 10시경 청와대 방문 당시에 깔끔한 정장과 구두를 신어 삼성전자에도 같은 차림을 할 것이란 예측이 있었으나 ‘후디게이트’라는 별명답게 후드에 운동화 차림으로 등장했다.

삼성전자에서는 이돈주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 담당 사장이 로비 입구에 내려와 저커버그와 페이스북 임원들을 의전했다. 페이스북 임원은 다니엘 로즈 자금·운영담당 부사장(VP)을 비롯해 보건 스미스 기업개발 부사장, 애런 번스테인 모바일 파트너십 담당 이사, 아담 모세리 제품 담당 이사다. 미팅 장소는 신 사장의 집무실이 위치한 39층으로 알려졌다.

이날 저커버그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종균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이돈주 삼성전자 전략마케팅 담당 사장 등과 이야기를 나눴다.

이후 이재용 부회장 등과 만찬을 즐긴 후 오후 8시 33분께 7시간여의 삼성전자 방문을 마치고 서초 사옥을 떠났다. 저커버그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았다.

신 사장은 페이스북폰을 출시할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나중에 기회가 되면 말씀 드리겠다”며 말을 아꼈다. 이어 페이스북과 관련된 디바이스 출시가 이뤄질 것이냐는 질문에도 답변을 피했다. 저커버그의 인상은 어땠냐는 질문에는 “좋았다”며 짧게 답했다.

삼성전자 측과 페이스북 측에서는 이번 만남에 대해 특별한 대답은 내놓지 않았지만 세계 최대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와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 수장들 만남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협력 방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을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 ‘勢 과시’, 청와대 ‘실익’ 노려

최근 방한하는 글로벌 IT 거물들의 행보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다.

첫날 박근혜 대통령을 만나 큰 틀의 그림을 그리고 곧 바로 또는 다음날 삼성전자를 방문해 실무적인 세부그림을 그리는 것.

가장 최근인 지난 18일 방한한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가 그랬고, 앞서 지난 4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와 래리 페이지 구글 최고경영자(CEO)도 같은 궤적의 동선을 만들었다.

이들은 모두 청와대를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 만남을 가졌고 삼성전자 서초 사옥에 들러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주요 임원들과 비즈니스에 관한 협의를 했다.

업계 주변에선 글로벌 IT 거물들의 방한에는 청와대와 삼성의 치밀한 물밑 작업이 진행된 결과라고 바라본다.

이들이 빠듯한 일정을 빼서라도 국내에 들어오게 된 것은 글로벌 위상이 높아진 삼성전자의 ‘영향력’과 창조경제를 핵심 동력으로 삼겠다는 청와대의 ‘목표’가 서로 잘 맞았기 때문으로 관측된다. 단순히 청와대 초청만으로 움직이기 힘든 거물들을 한국에 초청하려면 비즈니스 측면에서 이들이 방한할만한 ‘메리트’가 있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IT 거물들의 입장에서도 상황마다 다소 차이가 있지만 삼성전자와의 협력 증대를 위해 삼성전자의 방문을 검토하면서 청와대의 방한 요청을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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