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첫 뉴타운 해제 ‘창신·숭인 지구’가 갖는 의미?

산업 / 홍성민 / 2013-06-17 11:59:50
6년간의 진통 끝 출구 찾아...서울 남은 뉴타운 34곳

▲ 뉴타운 재개발 반대한다....뉴타운재개발해산연대 구성원들이 지난 5월 10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앞에서 열린 ‘뉴타운재개발악법 저지를 위한 투쟁선포식’에서 재산권 보장을 촉구하고 있다.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뉴타운 광풍이 불기 시작한지 10여년 만에 13일 서울 지역에서 처음으로 ‘지구’ 단위의 해제 구역이 나왔다.

서울시가 지난해 1월부터 뉴타운 출구전략을 시행해온 이후 지구 내 구역별로 개별 해제 절차를 밟은 곳은 있었지만 지구 전체가 해제 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로써 서울 지역에 남은 뉴타운 지구는 34곳이 됐다.

이번 지구단위 해제로 창신 7·8구역과 숭인2구역 일부는 동대문 지구단위계획구역으로, 창신 1~6구역은 도시환경정비예정구역으로 각각 환원된다. 창신 9~12구역과 숭인1구역은 6년 간의 갈등을 뒤로한 채 별도의 계획이 없던 일반지역으로 돌아가게 된다.

서울시는 이날 종로구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에 있는 총 14개 촉진구역 중 7개 구역이 구역 해제를 신청함에 따라 이 지구에 대한 해제 절차를 밟는다고 밝혔다.

지난해 2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이 개정됨에 따라 추진위가 구성되지 않은 구역의 경우 토지등소유자의 30% 이상이 동의하면 정비구역 해제를 요청할 수 있도록 한 데 따른 것이다.


◆봉제공장 밀집지역 특수성등 애초 뉴타운 선정자체 문제

사실 이 지구는 ‘감성문화도시’라는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할 만큼 추진 단계부터 논란이 많았다. 봉제공장 밀집지역과 서민 주거지, 골목상권 등의 이해관계가 얽히다 보니 갈등도 컸다.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는 서울 종로구 창신동과 숭인동 일대 84만㎡ 규모로 1만2000여 가구가 살고 있는 과밀지역이다. 숭인 1·2구역은 낡은 다가구 주택이 밀집한 지역으로 주로 집주인들이, 창신 1~6구역은 청계천 상가 밀집 지역으로 주로 상인들이 반대했던 곳이다.

선정 당시 이 지역은 사업성 부족 등으로 후보지에서 탈락했으나 관할 구청인 종로구청이 추가지정을 신청한 끝에 2007년 4월에 3차 뉴타운 사업 지역으로 선정됐다.

하지만 선정 이후에도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이곳은 해당 지역의 세입자 비율이 80%를 차지해 임대주택 공급이 어려운 데다, 근처에 동대문과 성곽 등의 문화재가 많아 고층으로 지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게다가 공원과 사찰 등으로 실제 개발할 수 있는 면적이 전체의 절반도 넘지 못했다.

당시 종로구청 측도 이러한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실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용적률 등을 높여 고층 아파트를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창신동 일대가 동대문에 의류를 제공하는 봉제공장 밀집지역이라는 점도 뉴타운 추진의 걸림돌이었다.

1970년대 청계천에서 이주해온 사람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되기 시작한 창신동 봉제공장 밀집지역은 3000여개의 영세 사업체가 동대문 패션산업과 맞물려 돌아가는 곳이다. 숙달된 기술자 등 7만여명의 근로자들이 이곳에서 생계를 이어가며 수출용 고급제품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당시 이러한 부분을 고려해 종로구청이 동대문 인근에 11층 규모의 봉제타운을 건립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이 또한 구체적으로 논의되지 못했다. 결국 창신동 봉제공장 밀집지역에 터를 잡았던 영세 봉제공장들은 또 다시 떠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


◆주민 자체적 지구 해제 결과 만든 최초의 사례

이러한 문제들로 인해 2016년까지 개발을 완료할 계획이었던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 14개 구역 중 추진위원회 승인이 난 곳은 창신11구역 딱 한 곳뿐이었다. 게다가 일부 지역 주민들은 지난 2010년 오세훈 당시 서울시장을 상대로 ‘재정비촉진지구 지정’ 취소 소송까지 걸었다. 이 소송은 계속 진행 중이었다. 주민과 행정기관 간의 갈등뿐만 아니라 주민 간의 갈등도 깊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시와 종로구의 주도 하에 일방적으로 추진됐던 창신·숭인 지구 뉴타운 사업이 6년간의 진통 끝에 비로소 출구를 찾게 됐다.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가 해제됨에 따라 이 지역 주민은 건축허가 제한이 없어져 자유롭게 재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총 14개 구역 중 구역해제를 요청하지 않은 7개 구역의 주민은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라 정비사업을 할 수 있게 된다. 시는 기반시설과 공동이용 시설 조성 등을 지원할 방침이다.

서울 지역의 뉴타운 정비사업 지역 중 가장 면적이 넓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던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가 해제되면서 나머지 34개 지구가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남은 34개 지구 중 2~3개 지구가 지구 해제 여부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건기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창신·숭인 뉴타운 지구는 주민들이 지구 해제라는 결과를 만들어낸 최초의 사례”라며 “지역산업인 봉제업체의 활성화와 주거 안정을 위해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창신·숭인 지구 외에도 2~3곳에서 지구 단위의 해제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며 “매몰비용 등의 문제는 주민과 건설사 등과 협의해 잘 해결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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