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농심, 불공정거래 비난에 슬그머니 꼬리 내려

산업 / 강수지 / 2013-06-17 11:54:03
민주, “농심, 갑의 횡포에 특약점주 손해 심각”

▲ 지난 10일 오후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본사를 방문한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을’ 살리기 경제민주화추진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박준 농심 대표이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토요경제=강수지 기자] 최근 특약점 불공정거래 관행으로 비난을 받고 있는 농심이 향후 특약점계약 시 표준계약서를 이용하는 등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며 한 발짝 물러섰다.

민주당 을지로(乙을 지키는 길)위원회에 따르면 농심 경영진은 지난 10일 본사에서 민주당 의원들과 만나 ‘특약점주들에 대한 불공정행위의 근거가 되는 계약서 문제가 공론화되면 특약점주들과 계약 시 표준계약서를 도입하겠다’는 취지의 약속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농심은 또 민주당에 “(특약점 계약 시)목표달성 제한조건을 이미 없앴으며 목표 설정 자체를 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거래약정서상 부적절한 표현이 있을 수 있지만 본래 취지와 다르다. 문제가 있다면 검토 후 수정하겠다”는 뜻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농심은 향후 특약점에 대한 보복행위나 불이익 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농심은 이중가격정책 논란과 관련해선 “단일 가격정책을 적용하고 있다”며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을지로 위원회는 지난 11일 공정거래위원회 서울사무소를 찾아 이른바 ‘갑의 횡포’를 단속하라고 촉구했다. 이에 공정위는 “이달부터 대표 유통업체에 불공정행위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대리점 표준계약서 작성을 위한 태스크포스도 구성해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방침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 특약점주 33개 중 27개 업체가 마진율 마이너스
한편 이에앞서 민주당 을지로(乙을 지키는 길)위원회는 9일 최근 농심 특약점주 3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농심상품을 공급받아 수익을 올리는 업체는 불과 6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을지로 위원회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7개 업체는 마진율이 마이너스이거나 0%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을지로 위원회에 따르면 부당한 매출목표 부과에 대해서는 33개 업체 모두가 인정하고 했으며 이 중 21개 업체는 매출목표가 ‘매우 과다’하다는 답변을 해 농심에 의한 특약점들의 압박수위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판매장려금의 경우 설문에 응한 33개 업체 모두가 미흡하거나 매우 미흡하다는 답변을 하고 있어 유명무실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SSM(기업형 슈퍼마켓)과 직거래점과의 거래조건 차별에 대해서는 설문에 응한 모든 업체가 인정하고 있었다. 농심으로부터 강제적으로 특정 상품의 구입을 요구받았던 경우도 모든 업체가 인정했다. 이 가운데 42%에 달하는 14개 업체가 10여차례 이상 제품 구입을 강요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농심은 특약점과의 합의없이 과도한 특약점별 월간 매출목표를 설정해 부과했으며 특정상품 판매를 강요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특약점들은 이 목표를 달성하고 판매율이 낮은 특정상품 판매를 위해 농심에서 공급받은 가격보다 낮은 가격으로 최종 소매업자들에게 공급하는 이른바 ‘삥날리기’를 할 수 밖에 없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판매대상별로 거래조건을 달리하는 차별정책(이중가격정책)도 만연돼 있었다”며 “갑(甲)의 위치를 이용한 계약해지 협박과 판매부진시 일방적 계약해지 역시 공공연하게 일어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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