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CJ그룹 ‘금고지기’ 신모 부사장 긴급체포

산업 / 유지만 / 2013-06-07 15:47:48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CJ그룹의 탈세 및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중인 검찰이 처음으로 현직 임원을 체포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윤대진)는 7일 CJ글로벌홀딩스 신모(57) 부사장을 전날 저녁 늦게 긴급체포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신 부사장은 CJ그룹이 해외 사료사업의 지주회사로 홍콩에 설립한 CJ글로벌홀딩스 대표로 오너일가의 '집사', '금고지기' 등으로 불린 인물이다.


그는 1994년 제일제당으로 입사해 10년 이상 홍콩에서 근무하면서 자타가 공인하는 홍콩통 중국 전문가로서 실력을 인정받아 본사 재무팀에서 임원으로 승진했다.


2007년 9월 CJ그룹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당시 부사장 직급으로 그룹 재무를 담당했고 이어 12월에는 CJ글로벌홀딩스 대표로 취임, 홍콩에서 8개의 해외 현지법인을 운용·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신 부사장이 조세피난처인 홍콩,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등에 CJ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과 페이퍼컴퍼니, 전·현직 임직원 명의의 차명계좌를 통해 세금 탈루나 비자금 운용·관리를 총괄한 것으로 보고 있다.


CJ는 홍콩 등 해외에 설립한 법인으로부터 식품원자재 등 물품을 납품받은 것처럼 거래관련 서류 등을 꾸며 가공·위장거래하는 수법으로 지불한 구매대금을 빼돌려 해외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을 받고 있다.


또 홍콩 등 해외 현지에 개설한 차명계좌로 '검은머리 외국인'을 가장해 시세조종이나 경영권 방어 등의 목적으로 자사 주식에 투자하고 시세차익을 빼돌려 비자금을 마련한 의심도 사고 있다.


특히 CJ글로벌홀딩스는 이재현 회장이 차명으로 보유한 일본 부동산을 매입한 의혹을 받고 있어 검찰이 대출금의 용처와 변제과정 등 관련 자금흐름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CJ는 2007년 일본법인장 배모씨가 대주주로 있는 '팬재팬' 명의로 신한은행 도쿄(東京)지점에서 총 440억원을 대출받아 도쿄 아카사카(赤坂)에 소재한 21억엔(한화 234억여원)짜리 빌딩 등 일본 부동산을 차명으로 매입했다.


검찰은 팬재팬이 일본 현지 빌딩을 매입한 뒤 최대주주가 배씨에서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의 페이퍼컴퍼니인 S인베스트먼트로 변경됐고, S사 최대주주가 신 부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는 CJ글로벌홀딩스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검찰은 신 부사장이 오너 일가의 비자금 증식이나 자금세탁 방법 등을 상세하게 알고 있는 핵심인물 중 한 명인 것으로 보고 전날 조사하던 도중에 긴급 체포했다.


검찰은 신씨를 상대로 이틀에 걸쳐 해외 차명계좌 및 페이퍼컴퍼니 현황, 비자금·탈세 규모 등을 집중적으로 추궁하고 있다.


현재 신 부사장은 변호인이 입회한 상태에서 장시간 조사받고 있으나 이날 대질신문이 이뤄질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형사사송법상 긴급 체포한 자에 대해서는 48시간 이내에 최종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혐의점 또는 도주·증거인멸 우려가 없거나 지병 등의 이유로 신병 확보가 불가능하면 석방하게 된다.


다만 신 부사장이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이란 점에서 이르면 이날 오후나 늦어도 다음날 오전 중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만약 조사내용이 미진하거나 추가로 다른 보강수사가 필요할 경우 신병처리 결정이 다음 주로 미뤄질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주로 홍콩 등에서 머물렀던 신 부사장은 CJ그룹에 대한 공개수사 이전에 한국에 잠시 귀국했다가 출국금지가 이뤄진 상태다.


검찰은 신 부사장뿐 아니라 다른 전현직 임직원을 상대로 국내외 비자금 조성 여부, 액수 규모, 용처 등에 대한 조사를 병행하고 있다.


검찰은 주요 임직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조만간 이재현 회장의 소환 시점을 검토할 계획이다.


검찰 관계자는 "신 부사장의 구체적인 혐의는 확인해줄 수 없다"며 "오늘 조사결과와 증거관계를 다각도로 검토한 다음에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회장의 소환시점은 조사진행 상황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단정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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