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과의 동침' 역발상 통했다

산업 / 유상석 / 2013-05-27 09:54:31
삼성전자, 팬택 3대 주주 등극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삼성전자가 국내 토종 휴대폰 제조업체인 팬택의 지분 10%(530억원)를 전격 인수했다. 이로써 삼성전자는 산업은행(11.81%), 퀄컴(11.96%)에 이어 10.03%로 3대 주주에 올라섰다. 다만 최근 지분투자를 한 퀄컴과 같이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삼성전자는 디스플레이 경쟁사인 샤프의 지분 인수에 이어 또 다시 스마트폰 경쟁자인 팬택의 지분을 전격 인수하면서 업계의 영향력을 넓히게 됐다.


▲ 삼성전자가 팬택의 지분 10%를 인수해 3대 주주로 올라섰다. ‘적과의 동침’처럼 보이는 이번 인수는 양 사 모두에 긍정적인 ‘윈윈 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전망된다.
◇ 팬택ㆍ삼성 ‘적과의 동침’
삼성전자는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530억원 규모의 팬택 신주 10%를 인수했다. 팬택은 지난 22일 이사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제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계획을 확정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팬택 지분 인수는 양사에게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우선 팬택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면서 자금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인 운영 자금을 확보해 경영 안정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또 삼성전자의 투자로 향후 채권단 등에서의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도 높아지게 됐다.

팬택은 530억의 자금을 통해 R&D와 마케팅 비용으로 활용해 ‘베가 아이언’ 판매 증대와 신제품 개발에 힘쓸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주요 거래선인 팬택이 전자를 포함해 삼성전기, 삼성SDI 등에서 MCP, LCD, PCB, 배터리 등을 구입하고 있어 매출 향상에도 도움이 될 전망이다.

팬택 관계자는 “팬택은 삼성전자의 각종 부품을 구매해온 주요 거래선으로,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팬택에게는 안정적 경영 기반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에게는 주요 거래선과의 협력 강화라는 윈윈 효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발상 바꾸면 적도 동지로…”

▲ 박병엽 팬택 부회장
이번 삼성의 팬택 주식 인수는, 결과적으로 휴대전화 업계의 두 라이벌이 공생하게 됐다는 점에서 업계의 이목을 끌고 있다.

이런 ‘적과의 동침’을 이끌어낸 이는 박병엽 팬택 부회장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22일 삼성전자로부터 530억원 규모의 투자 유치에 성공한 후 “삼성이 정보통신기술(ICT) 진흥을 위해 '팬택'을 상생과 공존을 위한 틀로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인수를 계기로 팬택은 자금난이라는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삼성전자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토종 기업을 살렸다는 명분을 얻게 됐다. 팬택은 ‘실리’를, 삼성은 ‘명분’을 얻은 셈이다.

박 부회장은 “삼성이 엔저현상 등 대내외 경제 환경이 악화되는 가운데 전체 국가경쟁력 향상을 위해 책임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박 부회장은 지난 3월28일 정기주주총회에서 “직접 나서서 1000~2000억원의 자금을 유치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3분기에 179억원의 영업 손실을 기록하며 2007년 2분기 이후 21분기만에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4분기에는 적자규모가 확대돼 연간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하며 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에 박 부회장은 3월말 이준우 부사장을 공동대표 자리에 앉힌 후 투자 유치에 주력했다. 그동안 해외 투자처를 찾기 위해 동분서주 했지만 상황이 녹녹치 않았다.

하지만 그의 타고난 ‘승부사’ 기질은 결국 빛을 발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팬택의 최대 경쟁자이지만 반대로 부품 구입처로는 최대 고객사인 삼성을 투자처로 택한 것.

그는 삼성전자 관계자들과 직접 접촉하면서 매년 2000억원 이상 삼성의 부품을 구매하는 고객사라는 점을 내세웠고 결국 삼성으로부터 자금 유치에 성공했다. 투자 유치를 선언한 지 약 50일 만이다.

실제로 팬택은 매년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로부터 MCP, LCD, PCB, 배터리 등 스마트폰 부품을 구매하는 고객사다. 2011년 2067억원, 지난해에는 1822억원 부품을 구매했다. 삼성전기, 삼성SDI 등 삼성 계열사까지 포함하면 2011년에는 총 2532억원, 2012년에는 총2353억원을 구매했다.

이로써 박 부회장은 올해 목표한 투자 유치금 2000억원 25%인 530억을 채우게 됐다. 이 자금은 R&D와 마케팅 비용으로 활용해 ‘베가 아이언’ 판매 증대와 신제품 개발에 힘쓸 예정이다.

아직까지는 투자 유치에 어려움이 적진 않지만 삼성전자의 투자로 인해 향후 추가 투자 유치에도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특히 삼성의 지분 유치로 판매망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유럽 시장 등의 해외 시장 개척에도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팬택 관계자는 “팬택은 삼성전자의 각종 부품을 구매해온 주요 거래선으로,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팬택에게는 안정적 경영 기반을 확보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라며 “삼성전자에게는 주요 거래선과의 협력 강화라는 윈윈 효과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건설사동향] 현대엔지니어링 거제 1963가구 공급·포스코이앤씨 분당 1순위…중흥토건 100억 담보 연장

    현대엔지니어링이 조선업 회복세가 이어지는 거제에서 1963가구 대단지 분양에 나선다. 포스코이앤씨는 분당 리모델링 단지의 일반분양 청약에 들어갔고, 중흥토건은 계열사로부터 제공받은 100억원 규모 담보의 만기를 연장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오는 10월 경남 거제시 옥포동 1670번지 일원에서 ‘힐스테이트 거제시그니처’를 분양할 예정이다.단지는 지하 7층~지

    2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 소식] 키움·KB·신한투자·대신·한국투자·카카오페이증권

    증권업계가 토큰증권과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동시에 공모주·가족 자산관리와 문화 콘텐츠 마케팅으로 고객 접점을 넓히고 있다. KB증권은 기관투자자 대상 토큰증권 사업에 나섰고 신한투자증권은 AI 투자정보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신증권은 공모주 청약증거금에 이자를 지급하며, 한국투자증권은 가족 자산관리, 키움증권은 e스포츠를 앞세워

    3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 1년 133% 올랐지만 고점 대비 34%↓…원전 계약에 쏠린 시선

    현대건설(대표 이한우) 주가가 최근 1년간 130% 넘게 상승했지만 52주 최고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30% 이상 낮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최근 한 달간 다시 20% 넘게 오른 가운데 증권가는 해외 원전 사업이 실제 계약과 수주로 이어지는지를 향후 주가 흐름의 주요 변수로 보고 있다.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지난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 거래

    4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5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