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스전자, 122년 만에 사명 바꾼다

산업 / 유상석 / 2013-05-01 01:14:27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120년 역사의 유럽 전자명가 필립스가 '전자' 이름표를 떼어낸다. 한때 소니와 더불어 세계 TV시장을 양분했고, 특히 유럽시장에선 절대강자의 지위를 누렸던 필립스가 전자산업 철수를 결정하면서 아예 사명까지 바꾸게 된 것이다. 이 회사는 헬스케어(의료기기)와 조명업체로 변신을 모색중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덜란드에 본사를 둔 필립스는 5월3일(현지 시간) 주주총회를 갖고 122년 만에 전자업체 간판을 내린다. 이에 따라 사명이 기존 로열필립스전자(Royal Philips Electronics)에서 전자를 떼어낸 로열필립스로 바뀐다.

㈜필립스전자로 등록된 국내 법인도 여기 맞춰 사명 변경을 검토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네덜란드 본사에서 주주총회 직후 사명 변경을 발표할 것"이라며 "해외 지사들도 사명이 바뀔 것"이라고 말했다.


필립스의 사명 변경은 여러 가지 상징적 의미가 있다. 1891년 아인트호벤에서 백열전구를 유럽 최초로 상용화하며 출발한 필립스는 전기면도기, 라디오, TV, 오디오, 반도체, 음반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1930년대엔 세계 최대 라디오 생산업체였고, 1983년에는 세계 최초로 컴팩트디스크(CD)를 개발했으며 1997년 소니와 함께 디지털비디오디스크(DVD)도 개발했다. 특히 TV는 유럽은 물론 미국에서도 소니와 함께 주요 매장의 가장 앞 자리를 차지할 만큼 브랜드파워나 품질에서 절대적이었다.


하지만 전자업체로서 필립스의 영광은 거기까지였다. 삼성전자 LG전자가 평면TV에 일찌감치 투자해 세계 1,2위로 부상하면서 필립스는 위기를 맞았다. 필립스는 2001년 약 25억 유로의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결국 '회사의 심장'으로 꼽히던 반도체와 전자를 차례로 정리하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대신 필립스는 의료기기, 친환경 조명, 면도기나 전동칫솔 같은 일상생활에 필요한 소형가전 등 3대 분야로 사업구조를 개편했다. 그리고 이 모든 작업의 마무리로 사명 변경을 단행하게 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소니와 함께 세계전자시장을 지배했던 필립스이지만 삼성전자 LG전자에 밀리고 중국업체에까지 추격당하면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아 사업구조를 개편하게 된 것" 이라고 말했다.

이번 사업구조 개편과 관련, 일부 언론에서는 "필립스가 TV 및 오디오 사업에서 철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필립스전자 관계자는 "철수했다는 일부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TV는 올 초에 사업을 재개했다. 오디오는 예전부터 계속 사업 진행을 해오고 있으며, 앞으로도 철수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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