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락한 셀트리온 둘러싸고 의문 확산

산업 / 유지만 / 2013-04-29 11:13:08
서정진 회장, 계열사 주식 매각 왜?

[토요경제=유지만 기자] 셀트리온 서정진 회장의 ‘공매도’ 발언이 연일 뭇매를 맞고 있다. 서 회장이 주식을 모두 외국계 회사에 매각하려는 의도가 공매도 때문이 아니라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이다.

서 회장의 행보에 금융감독원도 ‘경고성 발언’을 내뱉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22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셀트리온의 공매도 및 악성루머 유포와 관련한 불공정거래 여부와 매출 부풀리기 등의 의혹에 대해 세심하게 살펴보기 바란다”며 “셀트리온 공매도 관련 위법행위 발견되면 엄정한 조치 내릴 것”이라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미운 오리새끼’로 전락한 셈이다.


◇ 정말 공매도 때문에 주식매각?

지난 16일 서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계열사 주식을 다국적 제약사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불법 공매도 세력’에 지쳤다는 것이 공식적인 이유다.
공매도란 말 그대로 실제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 주문을 내는 것을 말한다. 주식을 비싸게 팔고 싼 가격에 다시 사들여 시세차익을 얻는 기법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될 때 쓰인다.

서 회장은 불법 공매도 세력이 일부러 회사에 대한 악성루머를 퍼뜨려 주가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지난 2년 간 432거래일 중 412일에 걸쳐 공매도 공격을 당했고, 하루 거래량 대비 공매도 체결이 3% 이상인 날은 189일에 달했다.

하지만 공매도 비중이 높은 기업 중에는 오히려 주가가 상승한 기업도 있고, 셀트리온보다 공매도 비율이 훨씬 높은 기업들이 엄연히 존재하고 있는데 서 회장이 ‘오버’한 것 아니냐는 반응들이 많았다. 이 때문에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의 원인이 불법 공매도 세력이 아닌 다른 곳에 있을 것이란 의견이 흘러나왔다.


◇ 서 회장, 주식 담보로 거액 대출...실적도 부진
대표적인 것은 서정진 회장이 셀트리온 회사 주식을 담보로 금융회사들로부터 4000억원대의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공매도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었다는 주장이다.

셀트리온은 최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공시한 ‘주식 등의 대량 보유 상황보고서’ 등에서 회사 주식을 담보로 금융회사들로부터 대규모 대출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서정진 회장이 지분 97.3%를 가진 지주회사 셀트리온홀딩스는 셀트리온 주식 1003만주(발행 주식의 10%)를 담보로 2006년 6월부터 지난달 29일까지 19차례에 걸쳐 우리은행·대우증권·농협중앙회 등으로부터 2370억원을 대출받았다.

계열사 셀트리온GSC(서 회장 지분 68.42%) 역시 셀트리온 주식 694만주(발행 주식의 6.9%)를 담보로 금융회사들로부터 1747억원을 빌렸다.
서 회장이 셀트리온 주식을 담보로 거액의 대출을 받았고,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이 금융회사의 일부 상환이나 추가 담보 요구 등을 불러오기 때문에 무리하게 자사주 매입 등을 통해 주가를 관리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개인적 사정으로 주식을 매도하면서 거창한 명분으로 포장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며 “공매도 세력도 아무나 노리지 않는다.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실적 부진도 문제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매출 3489억원, 영업이익 1970억원을 기록했다. 문제는 이 매출이 실제 판매가 아니라 계열사 셀트리온헬스케어에 재고로 남아있다는 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재고자산은 2,981억원이며, 매출 338억원에 223억원의 영업손실로 사상 최대 적자를 냈다.

한편 서 회장은 지난 18일 오전 한 라디오 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은 루머를 강하게 부인했다.
그는 “분식회계가 사실이라면 그것을 눈 감아줄 회계법인이 있겠냐"며 "더이상 해명할 이유조차 없다”고 못박았다. 또 “바이오 분야는 승인에만 6개월 이상 걸려 9개월치 재고를 쌓아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7일부터 22일까지 셀트리온의 주가는 무려 4만9800원에서 2만6650원으로 4영업일 동안 46%로 떨어지며 시가총액 2조3234억원이 증발했다.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은 셀트리온에 대한 세심한 주의를 당부하며 “(주가와 관련된)의혹은 곧바로 우리 자본시장 참가자에게 불안요인으로 작용하고, 자본시장 금융소비자 보호와 직결된 문제”라며 “관련부서는 해당내용에 대한 점검을 조속히 마무리해 위법행위는 엄정하게 조치하고 제도개선 필요사항은 금융위원회와 협의해 시장의 불안요인을 조기에 제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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