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장 부재 한화號, 이라크 건설수주 ‘빨간불’

산업 / 유상석 / 2013-04-22 11:28:55
김승연 한화 회장 경영공백 장기화 우려

▲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하면서 100억불 규모의 이라크 추가재건 사업에 빨간불이 켜졌다. 사진은 김승연 회장과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악수하는 모습.


[토요경제=유상석 기자] 한화건설(대표이사 김현중 부회장)이 이라크 정부와 협의 중이던 발전 및 정유시설, 학교, 병원, 군시설현대화, 태양광 사업 등의 추가수주가 답보상태에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하면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가 김 회장에게 요청한 100억불 규모의 이라크 추가재건 사업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김 회장은 지난해 80억불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를 계기로 이라크 정부와 신뢰관계를 형성한 바 있다.

한화건설이 100억불 규모의 추가 재건사업을 수주할 경우 연인원 73만명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장기적으로는 이라크 내 한국기업의 위상이 제고돼, 310조원 규모의 이라크 재건사업 수주에 있어 우리나라 기업들의 선점효과가 기대된다. 하지만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 장기화에 따라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중소 협력사 동반진출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상황이다.


◇ ‘제2의 중동 붐’으로 일자리 창출ㆍ동반성장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김승연 회장의 경영전략에 힘입어 80억불 규모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를 수주해, 현재까지 공사를 수행해왔다.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는 이라크 정부가 전후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발주한 10만 세대 규모의 국민주택건설 및 단지조성공사로, 해외건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한국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라고 평가받고 있다.

이라크 현지에서 개최된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계약식에는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와 김승연 회장이 배석한 가운데 이라크 국가투자위원회(NIC) 사미 알 아라지 의장과 한화건설 김현중 부회장 간의 본계약이 체결됐었다. 이 프로젝트는 이라크 정부가 계획하고 있는 100만호 국민주택건설사업의 첫 삽을 뜨는 공사이며, 이라크 재건사업의 본격화를 알리는 사업이기 때문에 이라크 정부 입장에서도 그 의미가 깊다.

특히 김승연 회장은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겠다는 의지로 100여명의 이라크TFT를 운영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수차례 이라크 현지를 방문하며 이라크 신도시 건설공사의 수주를 진두지휘했다.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용기와 신뢰를 보여준 김승연 회장에 대한 이라크 정부의 신뢰가 두터울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한화건설은 지난 4월 3일 이종진(새누리당ㆍ대구 달성, 국토교통위원회) 국회의원이 주최하고 해외건설협회(회장 최재덕)가 주관한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 및 일자리 창출 세미나’에서 “7년에 걸쳐 진행되는 비스마야 신도시 공사에는 100여개 중소 자재 및 하도급 업체와 1,500여명의 국내 인력이 이라크에 진출한다”며, “이는 제2의 ‘중동 붐’의 시작점이자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성공적인 동반성장 사례가 되고 연인원 55만명이 넘는 일자리가 창출돼 경제위기 극복에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발표했다.

한화건설은 이라크 현장 투입인력 중 10%는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한 50대 후반 중동건설 유경험자들을 선발하고, 나머지 90%는 청년층으로 선발, 청ㆍ장년층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성공적인 사업을 수행할 계획이다. 또 김승연 회장이 강조하는 능력중심의 인재채용 이념을 반영, 고졸 신입사원도 지속적으로 확대 선발할 계획이다.

현재 공사 중인 이라크 현지의 베이스캠프는 7년에 걸친 대역사(大役事)를 수행하기 위한 총 2만 1,000여명의 인력이 동시에 거주할 수 있는 규모다. 이 공사는 6단계로 나뉘어 진행되는데, 1단계 준공을 마친 베이스캠프에는 현재까지 한화건설 이라크 사업단과 협력업체 임직원 200여명이 입주한 상태다. 이후 순차적으로 추가 입주할 총 2만 1,000여명의 인력들은 내년 상반기에 예정된 하우징(Housing) 공사 이전까지 PC(Precast Concrete)플랜트 공사와 베이스캠프 공사, 정수/하수처리장 공사 등에 투입될 예정이다.


◇ 김승연 회장 경영공백 장기화… 사업 추진 발목 잡아
지난해 7월, 김승연 회장은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본계약 체결 이후 직접 이라크를 방문해 누리 알 말리키 총리와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누리 알 말리키 이라크 총리는 김승연 회장에게 발전 및 정유시설, 학교, 병원, 군 시설 현대화, 태양광 사업 등 100억불 규모의 이라크 추가재건사업 수주를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김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하면서 김현중 부회장을 비롯한 이라크 사업단의 설득만으로는 이라크 정부에 확신과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화건설이 100억불 규모의 재건사업을 추가 수주할 경우 한화건설 임직원 500여명과 협력업체 임직원 1,500여명을 포함해 하루 총 2,000여명의 현장소요인력이 투입될 예정이다. 연인원으로 환산하면 73만명에 달하는 규모이다.

김종현 해외건설협회 사업지원본부장은 앞서 언급한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 및 일자리 창출 세미나’에서 “한화건설의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수주는 지난해 해외건설 수주액의 10%를 상회하는 대형공사로 김승연 회장을 필두로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의지와 용기를 보여줘 타 기업의 귀감이 된 우수사례”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이라크 정부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으로 발전소, 정유시설, 병원, 태양광 등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수주에 대한 논의가 답보상태에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 중국, 터키 건설사에 이라크 선점효과 뺏길 수도
이라크 정부는 2017년까지 주택(800억불), 교통인프라(460억불), 에너지(800억불), IT/의료/보안 등(690억불)에 걸쳐 총 2,750억불(약310조원)을 이라크 재건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또 2030년까지 에너지 분야에 5,000억불을 투자하는 등 정유공장, 발전소, 도로, 인프라, 공공시설 및 군시설 등 다양한 분야에 최소 7,000억불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라크 재건시장이 대폭 확대된 이유는 2010년 누리 알 말리키 총리 연임 이후 국가 정세가 안정되고 원유생산량이 증가하고 ‘오일머니’가 크게 늘어난 데 따른 것이다. 한화건설을 비롯한 우리나라 기업들의 이라크 내 추가수주가 이어진다면 대규모 일자리 창출과 외화획득,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통한 경기침체 극복의 활로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확대되고 이라크 재건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중국, 터키, 인도는 물론 유럽 건설사들이 이라크 재건사업에 경쟁적으로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김현중 부회장은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하면서 2,3단계 이라크 재건사업에 대한 협의가 불투명해지고 있다”며 “이 상태가 지속될 경우 한-이라크 협력관계가 벌어진 틈을 타 중국과 터키 등 경쟁국 건설사들에게 이라크 재건시장의 선점효과를 빼앗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현명 주이라크 한국대사 역시 지난해 12월 이라크 비스마야 현장을 방문해 “한화가 이라크 시장공략에 첫발을 제대로 내디뎠고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라크에서 할 일이 엄청나게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김승연 회장의 경영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는데 국익차원에서만 생각한다면 경영일선에 복귀해야 하는데 참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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