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통신 영역다툼..멈춰선 모바일뱅킹

산업 / 토요경제 / 2007-04-16 00:00:00

휴대폰을 이용한 은행업무 서비스인 모바일뱅킹 사업의 주도권을 놓고 은행권과 이동통신사가 대립하면서 3세대(3G) 이동통신의 모바일뱅킹 서비스 도입이 지체되고 있다.

이에 따라 각 업계의 '영역다툼'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선도적 위치에 있는 모바일뱅킹의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5일 금융권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들어 영상통화 등이 가능한 3G 이동통신 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3G 이동통신은 고품질 영상전화, 고속 멀티미디어 서비스, 진화된 해외로밍 서비스 등으로 무장한 차세대 서비스. 하지만 2G에도 가능했던 모바일뱅킹만은 '먹통'이다.

은행권과 이동통신사가 모바일뱅킹이 가능하도록 해주는 칩(CHIP)의 형태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서비스 도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G에서의 모바일뱅킹은 은행권이 별도의 금융IC칩을 발급하므로써 서비스 개발과 보안 등 서비스 전반에 대한 주도권을 은행권이 갖고 있었다.

하지만 3G가 도입되면서 이통사들은 3G 서비스를 가능하게 해주는 범용 가입자 식별 모듈(USIM:Universal Subscriber Identify Module) 카드에 금융서비스도 포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1개의 USIM칩에 모바일뱅킹, 증권, 카드 등 금융서비스와 교통카드, ID카드 등 생활인프라 서비스, 방송, 통신 등 모든 서비스를 포함시킨다는 것.

은행권에서는 이렇게 될 경우 USIM과 관련된 칩의 발급과 관리 주체가 이통사로 한정돼 고객 정보와 금융서비스의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 각종 프로그램의 설치, 삭제 등의 권한이 있는 핵심 기능을 수행하는 USIM칩의 마스터키를 이통사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이통사가 모바일뱅킹 영역의 설치, 적재, 삭제 등을 수행할 수 있어 이통사의 정책에 따라 금융서비스의 메모리가 할당되고 서비스 영역이 한정되는 등 종속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기관 간에 모바일뱅킹을 통한 서비스 차별화가 불가능하고 모바일뱅킹, 신용카드 증권 등 원스톱 금융서비스도 어려워지는 등 모바일 금융서비스의 다양성과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은행권은 △2G에서처럼 모바일뱅킹용 금융칩을 별도 가져가거나 △USIM칩을 하나로 하더라도 모바일뱅킹용 마스터키를 별도로 가져가는 모델 △마스터키를 아예 별도의 제3기관에 위탁해 관리하는 방안 등을 제안하고 있지만 이통사들은 난색을 표시하고 있는 상태다.

이통사들은 금융칩을 별도로 가져가게 되면 휴대폰 단말기 두께 등에 영향을 미치면서 단말기 경쟁력에 부담이 될 수 있고, 마스터키를 제3기관에 위탁할 경우에는 보안 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마스터키를 별도로 가져가지 않더라도 은행들이 독립적이고 보안성 있게 데이타를 저장 보관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처럼 양측의 견해가 팽팽하게 대립하자 관련업계에서는 정보통신부 등 관련 기관들이 적극 중재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3G 이동통신에서 구현할 수 있는 모바일뱅킹 서비스 개발이 지체될 경우 모바일뱅킹의 국제적인 경쟁력이 훼손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모바일뱅킹의 경우 우리나라가 앞서 있는 분야로 은행과 통신사가 함께 협력하면 이를 기반으로 얼마든지 해외진출이 가능하다"며 "정부 등이 적극적으로 중재에 나서 빨리 타협점을 찾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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