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馬)은 내게 새로운 창조의 오아시스다”

산업 / 토요경제 / 2011-06-24 13:54:20
장동문 화백, 말과 함께 20년..."“말은 나만의 조형언어”

“말(馬)은 더 이상 말이 아니다. 완벽한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가진 말(馬)은 나만의 조형언로 새로운 창조 공간을 열어주는 오아시스다”
서양화가 장동문(59, 사진) 화백은 ‘말 그림’하면 떠오르는 한국의 대표적 중견작가다. 그의 그림은 보는 이에 따라 자연속의 역동적인 말이 보이기도하고 전자기판으로 만든 기하학적인 로봇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말을 그리는 화가가 별로 없던 시절부터 말이라는 소재에 매진하여 만들어낸 자신만의 기하학적 화풍 때문이다.

장 화백은 어린 시절에 말(馬)로부터 받은 인상이 평생의 畵業(화업)이 되어 버렸다. 화가는 어렸을 때 미군 부대에서 본 기마대의 위용과 신비감, 말의 푸른 눈동자에서 빛나는 꿈을 보았다고 했다. 꾸준히 신작들을 선보이는 그의 전시회에서 주인공이 늘 말인 이유다.
장화백은 20여년 넘게 말을 소재로 남들과 다른 작가 자신만의 화풍을 만들고, 생명을 불어넣어왔다. 단순히 말의 외형을 스케치한 그림이 아니라 말의 역동적인 모습을 살리면서도 독특한 질감과 구도로 말의 형태를 새롭게 분석하고 해체, 조합하여 생명체와 같이 진화를 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말은 정면에서 보면 머리와 목, 앞가슴과 다리로 이어지면서 뒷모습은 가려져 보이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장 화백의 그림은 아래서 올려 보고, 위에서 내려 보는 시선의 중첩을 통해 말을 마치 퍼즐처럼 재미있고 흥미롭게 풀어낸다.

한국마사회 학예사 김정희 씨는 “그의 그림은 역동성과 정적인 느낌이 공존하여 신비로운 느낌을 준다. 유년 시절의 아련한 회상과 고독한 도시의 이미지도 함께 연상시킨다.”면서 “그의 그림은 환상의 토양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현실 세계의 나무와 같다”고 평했다.
사실 장화백은 공학도로서 고등학교에서 3년간 교직생활을 하다 운명처럼 미술가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대한민국미술대전, 구상전 미술단체 활동 등을 거쳐 현재의 “말 그리는 작가”로 불리기까지 작가가 걸어온 발자취는 남들과 달랐다.

그는 “어렸을 때 ‘코주부 삼국지’ 만화를 따라 그리며 화가가 되고 싶다”는 꿈이 있긴 했지만 가정 형편상 불가능했다”고 했다.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가난한 집의 장남으로 자신의 길을 갈 수 없었다. 그래서 전자공학과를 나온 그는 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제가 아는 교직 후배의 집을 갔는데 취미로 그린 그림을 거실에 걸어 놓았더라구요. 순간 뒤통수를 누가 탁 치는 느낌을 받았어요. ‘지금까지 나를 위해서 뭐하고 살았나?’라는 생각에 가슴이 막 뜨거워지는 겁니다” 아무런 대책 없이 학교를 그만두고 집 근처 조그만 창고를 빌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때 “반드시 나만의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그 결과 장화백은 지난 1982년부터 대한민국 미술대전, 구상전 공모전, 일본 청추회 등에서 입선·특선을 10번이나 했다. 지금은 국내외 유명 아트페어와 개인전시회를 열 정도로 유명해진 장 화백이지만, “늦게 시작한 그림은 내 인생의 전부, 꾸미지 않았고 나 자신을 정직하게 드러냈죠. 그렇기 때문에 내 그림을 가져가는 사람은 분명히 행복할 거라고 생각해요”말했다.

그는 2011 한국마사회에서 최초 공모한 갤러리 마당 초대 작가에 선정돼 ‘말, 생성과 진화’란 제목으로 서울경마공원 내 갤러리마당에서 전시회를 갖고 있다. 이번 공모에서는 말(馬)을 주제로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작가 5명이 초청되었으며 장동문 작가가 그 첫 테이프를 끊었다.



[ⓒ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뉴스댓글 >

    많이 본 기사

    1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NH농협·하나증권, 성장펀드 2차 판매 참여…은행 40%·증권 60% ‘채널 설계’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 하나증권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 판매에 나선다. 1차 조기 완판에 이어 이번에는 은행 영업점과 증권사 온라인 채널의 역할 차이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2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제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9월 30일부터 다음 달 15일까지 10영업일 동안 판매된다. 모집액은 6000억원으로 물량이 모두 소진되면 조기에 판매를 끝낼

    2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삼성전자·SK하이닉스·현대차, 미·중 ‘두 달 휴전’…추가 관세 미뤘지만 희토류·AI칩 남아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 충돌을 두 달 더 미뤘다. 그러나 한국 기업에 더 직접적인 희토류 공급과 첨단 반도체·인공지능(AI) 기술통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도 근본적으로 풀리지 않았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부터 현대차·기아, LG에너지솔루션·삼성SDI·SK온까지 당장의 통상 충격은 낮아졌지만 공급망 경쟁은 계속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

    3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 ‘1500억달러’의 조건…SK하이닉스그룹 eSSD 매출 86% 늘어도 점유율 2%p↓

    솔리다임의 미국 상장 논의가 주관사 경쟁 단계로 구체화됐다. AI 데이터센터용 eSSD 시장의 성장 기대가 몸값을 끌어올리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는 솔리다임 단독 실적과 수익성이 얼마나 확인되느냐에 달려 있다.27일 로이터와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 등에 따르면 솔리다임은 최근 미국 투자은행들과 기업공개(IPO) 주관사 선정을 위한 경쟁 프레젠테이션을 진행

    4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감 쟁점] 국감 증인석 엇갈린 유통가…CJ제일제당·MBK 나오고 GS리테일·CJ ENM 빠져

    국정감사 개막을 닷새 앞두고 유통·식품업계 주요 기업인의 출석 여부가 갈리고 있다. CJ제일제당과 삼양사,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식품 원재료 거래 문제로,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홈플러스 사태로 국감장에 선다. 반면 GS리테일·롯데홈쇼핑·CJ ENM 대표에 대한 출석 요구는 철회됐다.1일 국회와 업계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오는 7일

    5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멕시코 무역협정 재시동…560개 한국기업 북미 공급망 재편 변수

    이재명 대통령이 멕시코 국빈방문에서 한·멕시코 무역협정 논의 재개를 공식 제안했다. 7년을 끌어온 투자보장협정 개정 협상을 마무리하고 1억달러 규모 정책금융과 원유·핵심자원 협의 채널도 새로 마련했다. 멕시코에 진출한 560여 한국 기업에는 북미 공급망 재편에 대응할 제도적 기반이 넓어진 셈이다. 다만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재검토 결과가 향후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