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공염불로 끝나나

기자수첩 / 송현섭 / 2014-11-21 16:44:22

[토요경제=송현섭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소위 '창조경제'를 바탕으로 하는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핵심 경제정책으로 제시했다. 물론 최경환 부총리를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오는 2018년까지 불과 3년만에 우리나라 GDP를 4.4%까지 늘릴 수 있다고 낙관론을 늘어놓고 있다.


최근 막을 내린 G-20 정상회의에서 세계 각국 정상들이 이 계획에 압도적인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는 미사여구까지 동원되기 일쑤다. 그러나 과연 이 계획이 현재 우리경제가 당면한 과제를 해결해 정책적 효용성을 갖고 있는지 의심이 든다.


단순한 정치적 수사에 불과한지 걱정된다. 정부차원의 홍보내용만 놓고 보면 청년층의 벤처창업을 지원하고 신규고용을 창출하며, 공공부문에 만연한 부정부패의 고리를 끊어 건전한 경제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계획의 목표는 경제가 아닌 사회 전반에 대한 원칙이고, 어떤 산업이나 경제분야가 그렇게 운영돼야 한다는 바램일 뿐이다. 경제현실을 냉철하게 인식하기보다 속칭 리걸 마인드(Regal Mind)나 폴리티컬 마인드(Political Mind)에 입각한 낭만적 원칙론이 깔려있다.


'법과 도덕을 잘 지킨다고 성공할 수 없고, 잘 살지도 못한다'는 인식이 팽배한 우리사회에서 공정하고 다 잘사는 이상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은 실현 가능성이 부족하다. 그래서 경제정책은 이념적 근간과 함께 목표와 전략이 따라야 한다. 구조는 전략을 뒤따르게 된다.


사회 구성원들의 동의와 실천을 배제하고 전체적인 구조만 변화시키겠다는 집권자의 의지만으로 우리경제가 의미 있는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단적인 예로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기 비정규직 문제가 대두되자 2년 안에 정규직으로 의무 채용하라고 관계법을 개정했다.


그러나 과도한 인건비 인상을 포함한 각종 노사관계의 어려움을 고려할 때 대부분 회사 사장이 그들을 2년 안에 해고할 수밖에 없게 만든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는데 부동산 등 실물자산을 사는 사람을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는지, 금리가 내리는데 먹지 않고 쓰지 않고 저축해서 재산을 형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는가. 무슨 근거로 GDP가 3년만에 4.4%가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개발을 위한 정부주도 계획경제정책이 산업화와 소득 향상 등으로 이어져 성공한 사례는 구 소련의 스탈린과 우리나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뿐이다. 중국과 북한을 비롯해 공산권에서 만연했던 몇 년짜리 개발계획 등은 다 실패해 아사자들만 양산했다.


필자는 우리정부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아예 포기하라고 권하고 싶다. 시장경제와 민주주의를 근간으로 하는 자본주의체제에도 맞지 않고 소수의 집권세력과 100만여명에 달하는 거대 관료조직인 정부가 그런 획기적인 정책을 펼치기에도 역량이 부족하다고 판단한다.


일사불란하게 조직을 이끄는 리더십은 조직 구성원의 동기와 함께 리더의 명령에 따르고 협조하는 실천에 바탕을 둔 것이지, 맹목적인 수사의 남발에 근거를 둔 것이 아니다. 지도자가 명령하고 나머지는 그대로 따른다는 한심한 생각은 대학교 서클 등 몇 명 안 되는 소규모 조직의 운영도 불가능하게 만든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세계 200여개국 중 손으로 꼽을 만큼 선진국에 도달한 우리나라의 거대한 경제시스템을 혁신하겠다는 지도자가 내세운 논리는 정말 빈약하기 짝이 없다. 전략 없는 계획은 헛소리고 조직원에게 이를 맹목적으로 따르라는 것은 무의미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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