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조현아, 징역 1년 실형 선고

산업1 / 박진호 / 2015-02-12 18:00:40
국내 최초 ‘항공기 항로변경죄’ 인정

[토요경제=박진호 기자]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에게 결국 실형이 선고됐다. 논란이 됐던 항로변경죄도 인정됐다.


서울서부지법 제12형사부(오성우 부장판사)는 12일 항공보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조 전 부사장에게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여모 대한항공 객실승무본부 상무에게는 징역 8월, 김모 국토교통부 조사관에게는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12월 5일, 뉴욕에서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들어온 대한항공 KE086 일등석에서 승무원의 견과류 서비스와 관련해 문제를 지적하며 박창진 사무장 등에게 폭언과 폭행을 가하고 램프리턴을 지시했으며, 박 사무장을 강제 하기시킨 혐의 등으로 지난달 기소됐다.
대한항공의 일등석 서비스 견과류인 마카다미아를 싸잡아 이른바 ‘땅콩회항’ 사건으로 명명됐던 이 사건은 재벌가 ‘갑의 횡포’와 함께 대한항공 오너가의 전횡을 폭로하는 사태로 확대됐으며 사회적인 반감과 공분을 일으켰다. 특히 이후 진행된 국토부의 조사 과정에서 대한항공이 조직적으로 개입했으며 국토부는 대한항공의 영향력에서 자유롭지 못했다는 논란이 제기되며 문제를 더욱 확대시켰다.
결국 조 전 부사장의 기내 난동이라는 해프닝으로 정리될 것으로 보였던 ‘땅콩회항 사태’는 항로변경죄와 항공안전위반 등에 관한 법률 위반이 쟁점으로 떠올랐고, 이후 조 전 부사장이 여 상무와 함께 국토부의 조사 과정에 직접 개입하여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까지 추가됐다.
이에 대해 지난 2일 열린 결심 공판에서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근수)는 항공보안법상 항공기항로변경, 항공기안전운항저해폭행과 형법상 강요, 업무방해,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등 5가지 혐의를 적용해 조현아 전 부사장에게 징역 3년을 구형했었다.
선고공판에서 가장 관심을 모은 항공기의 항로변경죄에 대해 재판부는 “출발을 위해 푸시백(탑승게이트에서 견인차를 이용해 뒤로 이동하는 것)을 시작했다가 정지하고 박창진 사무장을 내리게 한 뒤 출발한 바 진행방향에서 벗어나 항로변경에 해당한다”며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항공보안법 제42조 항로변경은 공로(空路)뿐만 아니라 이륙 전 지상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하는 게 합당하다”며 ‘항로에 대한 명백한 규정이 없는 상황에서 지상로까지 항로에 포함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반하는 해석’이라는 조 전 부사장 측의 주장을 일축했다. 국내에서 항로변경죄가 적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한 ‘운항 중인지 몰랐다’는 조 전 부사장의 주장에 대해서도 안내방송과 좌석벨트 등이 켜진 점 등을 통해 출발 준비를 마친 것을 알았을 것이라고 판단했으며, 출발했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도 항공기를 세우라고 한 부분과 다른 일등석 승객도 운항 중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할 때 항로변경죄가 인정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밖에도 조 전 부사장의 항공기안전운항저해 폭행혐의와 업무방해 혐의도 인정했다. 조 전 부사장으로 인해 24분 간 출발이 지연됐으며 다른 항공기의 운항을 방해하고 충돌 가능성이 있었다는 것이 이유다. 부사장에게 승무원 업무배제 및 스케줄 조정 권한이 있더라도, 이 부분은 탑승 전에 마쳤어야 하는 절차라고 강조하며 지휘감독권을 초월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재판부의 판단이다.
그러나 국토부 조사 방해 혐의와 관련해서는 여 상무에게 조사결과를 단순히 누설했을 뿐, 공모하여 조사결과가 유리하게 나오도록 한 뚜렷한 증거가 없다며 인정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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