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먹고 조롱받더라도 '흔들리지마'

문화·라이프 / 토요경제 / 2008-10-06 10:28:11

MBC TV 아침극 ‘흔들리지마’의 도덕성 월선이 계속되고 있다. 비현실적이다, 선정적이다, 도를 넘었다는 시청자들의 지적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억지 설정들에 대한 시청자들의 분노도 끝이 보이지 않고 있다.

‘흔들리지마’의 시청자 게시판은 90% 가까이 비난 일색이다. 권선징악적 결말을 원하는 주부 시청자들의 짜증이 폭파 직전이다. “도대체 언제까지 질질 끌 것이냐”는 의견이 주류다.


애초부터 이 드라마는 ‘선과 악’이란 뻔한 대립각이 근본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출생의 비밀과 비슷한 유인 이복자매의 대립도 뻔한 장치다. 여기에 살인, 납치 등 선정적인 조미료들이 끊임없이 가미됐다.


포장과 다른 내용물에 시청자들은 더욱 화가 난다. ‘세 자녀들의 사랑을 통해 우리가 사랑해야만 하는 가족의 의미를 되돌아 본다’는 기획의도와 동떨어졌다는 힐난이 높다. 해체의 위기에 놓인 가족의 연을 사랑과 신뢰로 튼튼히 재구성하는 모습을 통해 가족애를 엿보겠다는 취지는 좀처럼 깨달을 수가 없다.


배신과 거짓말, 비도덕과 억지가 난무한다. 오히려 ‘진정한 가족해체’로 치닫는 중이다. 이복 언니는 여동생을 죽일뻔 했고, 그 동생은 언니의 남편과 딴살림을 차렸다. 심부름꾼을 시켜 목격자를 처리해 달라고 요구하는가 하면, 그 심부름꾼이 다시 협박해 온다.


앞뒤가 안 맞는 극 전개는 강도사건을 수사하는 최근 방송에서 최고조에 달했다. 재벌 회장이 자택을 침입한 강도에 의해 의식을 잃고 쓰러졌건만 경찰 수사는 제자리 걸음이다. 며느리가 수사를 못하게 한다고 수사를 중단하는 경찰도 없지만, 드라마 속 형사는 미약하기 그지 없다. 며느리가 용의자란 사실을 알고 있는 시청자들만 답답할 따름이다


이 모든 이야기의 중심에 ‘이수현’(홍은희)이 서 있다. 재벌 2세와 결혼하기 위해 온갖 거짓말을 일삼고 악행을 저지른 인물이다. 여동생을 죽음으로 내몬 것도, 남동생 여자친구의 납치를 사주한 것도 모두 그녀가 꾸몄다.


그녀의 범행은 상식적으로도 형사 처벌감이다. 살인미수급 범죄 행각도 벌써 3건 이상이다. 거짓말을 감추려다 우발적, 혹은 계획적으로 저지른 범죄들이다. 그런데도 그녀의 정체는 좀처럼 드러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더 큰 계획을 세우며 망망대해를 항해 중이다. 끝이 보이지 않는 이야기 전개에 시청자들의 원성은 높아만 간다.


과거 SBS TV 아침극 ‘물병자리’와 같은 시기에 방송됐을 때만 해도 ‘흔들리지마’는 욕을 덜 먹었다. 기억 상실증, 살인 청부, 성폭행 사주 등이 난무한 ‘물병자리’보다는 그나마 낫다는 판단 때문이다. 공통적으로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로 여겨진다. 극단적인 선악 구조, 권선징악적 결말을 바라는 주부들의 성향을 반영한 아침드라마 특성과도 결부된다.


‘흔들리지마’의 시청률은 10%를 상회한다. 15%를 웃돌기도 했던 드라마 시청률은 3일 11%로 떨어졌다. 그래도 아침드라마 중 시청률 1위다. 끝날 듯 밝혀질 듯 좀처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이 드라마를 시청자들은 안 볼 수도 없는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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