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희용 칼럼]투쟁으로 서민경제가 살아날까?

오피니언 / 권희용 / 2014-03-07 16:37:11

조간신문을 보다가 웃음보가 터졌다. 그러다가 이내 쓴 웃음으로 입을 다 물었다. 우리나라 정당의 한계를 보는듯해서였다. 정계지도자들의 수준을 고스란히 드러낸 사진을 보았기 때문이다.

어제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지 1년이 된 날(2월 25일)이다. 도하 각 신문은 박 정권의 1년을 평가하는 기사를 대서특필했다. 당연한 일이다. 여당인 새누리당의 공치사(?)도 당연한 일이다.

그러면 야당은 어떻게 해야 할까. 마땅히 정부의 잘못한 일들을 낱낱이 고발하는 성명을 발표해야 하리라.

그것이 우리나라 야당의 정신연령이니까. 조간신문에 난 사진 속 야당지도자들의 표정과 들고 있는 피켓문안이 이를 웅변하고 있었다.

민주당의 지도도가 바닥을 기고 있는 이유가 바로 이 한 장의 사진 속에 그대로 녹아 있었다. 민주당이 1년 내내 투쟁의 대상이던 박 대통령의 지지도는 외레 올라간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니 민주당은 거듭된 장외투쟁에서 건진 게 없는 장사를 한 격이 되었다.

그러면 뭔가 달라져야했다. 그 기회가 정권출범 1년이라는 시점이 아니었을까? 지자체 선거도 앞둔 시점이고 민생경제의 새로운 계기가 긴요한 시점이었다.

그런데 그들은 어제와 전혀 달라지지 않은 얼굴로 '불통 ‧ 불신 ‧ 불안 ‧ 박근혜 정부 1년' '민생회복 민주수호'라고 쓴 작은 피켓을 들고 있었다. 국회 본청 계단에서. 특히 백발의 김한길 대표 표정은 민주당의 고단한 현실을 한눈에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침울했다.

전쟁 중인 원수지간이라고 해도 적국의 경사 날이나 적장의 생일날에는 짐짓 싸움을 벌이지 않았다. 그리고는 전령에게 '축하한다'는 서한을 보내 도량을 과시했다. 결국 아군의 사기를 드높이는 일이었다.

만약에 민주당 대표가 '취임 1년을 축하한다'는 리본이 달린 화분하나를 박 대통령에게 보냈다면 어떨까. 그리고 그 사진이 지금의 조간신문 자리에 실렸다면….

모르긴 해도 민주당의 지지도가 움직이기 시작했을 것이다. 수직상승까지는 아니라도 비스듬하게나마 움직이지 않았을까. 참 나이브한 생각이라고 비웃을 이들도 있을 것이다. 야당은 무조건 야성(野性)을 살려 정부여당을 물고 뜯어야 한다고 믿는 이들이 적잖으니까. 해방이후 오늘날까지 우리나라야당은 투쟁 일변도였으니까.

여론은 지난 1년간 박 정권이 한 일을 그런대로 긍정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60%이상이 박 정권을 지지하고 있다. 그런데 야당은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3불(불통, 불신, 불안)정권이라는 주장이다. 게다가 민생과 민주주의가 실종되었다는 것이다.

똑같은 사안을 보는 눈이 이렇게 다를 수 있다는 사실을 국민은 의아해 하고 있다. 국회라는 공동체 안에서 같은 정치를 하는데 이렇게 생판 다른 판단을 한다는 것에 대해 국민은 염증을 느낀다는 것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이젠 달라져야한다. 여당은 물론 야당에게 던지는 주문이다. 오직 나라를 위해서 하는 주문인 것이다. 둘이 힘을 합쳐 국사를 해나가도 힘이 드는 판국이다. 그런데 시도 때도 없이 투쟁 질을 하고 있으니 될 일도 안 되고 있는 것이다.

야당이 향후 4년간 박 대통령이 하고자 하는 일을 적당히 도와주고 조언을 해주면, 다음 대통령선거에서 죽을 쑬까? 정부여당이 하는 일이라면 쌍수 들어 반대하고 길바닥에 나가 투쟁만을 일삼으면, 차기선거에서 대권을 잡을 수 있을까?

정치에 문외한인 국민들은 그 해답을 알고 있다. 그런데 정치를 직업으로 한다는 그들은 모르고 있다. 정당이 주장하는 대로 국민들이 움직이는 것으로 믿고 있다. 국민이 하늘임을 까맣게 모른다.

정권출범 1년을 기해 정부는 경제개발계획을 내놨다. 민생경제를 살려보겠다는 방안이다. 눈에 번쩍 띄는 계획이지만 내심 불안하다.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가 제대로 해주기를 바랄뿐이다. 그걸 앞장서 반대하고 헐뜯을 일이 아니다. 자주 챙겨보고 새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 정치가 할 일이 아닌가.

민생이 절박한 상황에서 벗어나야 한다. 내수가 살아야 한다는 진단에 동의하지 않는 이들이 없다. 수년째 흑자를 거듭하는 데도 우리경제의 그림자는 여전하다. 그림자속의 주인공이 바로 민생의 주역들이다. 서민들이다.

그들이 양지로 나올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하는 책임이 바로 정치이고 정치인의 당면한 책임이다. 무슨 투쟁으로 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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