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그룹, JS전선 '꼬리 자르기' 논란

산업1 / 최병춘 / 2014-01-20 11:05:33
제살 깍은 LS '결자회지'로 원죄 씻을까

▲ 지난해 검찰 ‘원전비리 수사단’이 JS산전을 압수수색하는 모습


구자열 회장의 원전비리 낙인지우기 ‘골치’
‘책임통감’ 사업 정리, 투자자 책임전가 ‘의혹’
그룹 오너일가 세금탈루 ‘꼼수’, 도덕해이 도마


원전비리로 한바탕 홍역을 치렀던 LS그룹이 ‘불량기업’ 이미지 벗어던지기 위해 적극 나서고 있지만 잡음이 잇따르고 있다. 원전비리로 문제가 됐던 계열사 JS전선의 사업을 접고 기업을 처분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리고 1천억 원 가량의 사재 출연도 약속했지만 기업 청산과정에서 헐값 공개매수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전가시킨다는 논란을 촉발시켰다. 여기에 최근 LS전선 구자엽 회장일가의 ‘주식 헐값’ 양도혐의로 수십억 원의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탈루했다는 법원의 결정이 나면서 오너일가의 도덕성 해이가 도마에 올랐다. 이 같은 잡음이 이어지면서 각종 사회공헌 활동을 확충하며 기업 이미지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그룹 행보에 여론의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지난해 LS전선의 자회사인 JS전선은 한빛 3~6호기, 신월성 1·2호기, 신고리 1·2호기 등에 부품을 납품하면서 자회사인 JS전선을 비롯해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들과 담합한 사실이 적발됐다. 담합 뿐 아니라 제어케이블의 시험 성적서를 위조한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비난여론이 거셌다. 국민 안전과 직결된 원자력발전소 비리에 연루되면서 기업 이미지 또한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


이에 LS그룹은 새해 벽두부터 불량 케이블 납품으로 원전 가동 중단 사태를 일으킨 자회사 JS전선 사업을 정리하는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


▲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창립 10주년 기념식에서 원전사태에 대한 자숙의 시간으로 삼겠다고 공표했다.
LS그룹은 계열사인 LS전선의 자회사 JS전선이 해오던 사업을 정리하고, 원전 안전 관련 연구·개발 지원금으로 1000억원을 출연한다고 6일 밝혔다.


지난해 11월 창립 10주년 행사에서 구자열 회장이 “국민과 정부에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속죄하고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한 후속 조치다.


LS그룹은 “국민과 정부에게 큰 누를 끼친 JS전선이 사업을 계속 영위하는 것이 도의적 차원에서도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사업을 정리하기로 했다”며 “JS전선이 모든 사업을 정리함으로써 원전에 대한 불안감 해소는 물론 위법행위에 대해 국민께 속죄하고 용서를 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LS그룹은 JS전선 직원 300여명에 대한 고용을 승계한다. JS전선이 이미 수주한 물량에 대한 납품과 물품 대금 지급 등도 차질 없이 이행하되 JS전선 법인은 남아 진행 중인 민∙형사상의 소송에 대한 책임을 성실히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LS그룹은 원전 안전 관련 지원금으로 1000억원도 출연키로 했다.


지원금은 원전 안전과 관련된 연구개발 활동 지원, 원전 평가∙검증 기관의 전문성 확보를 위한 기술 인력 양성과 설비지원 등에 사용키로 했다.


하지만 JS전선 대주주가 사재를 출연해 주식 전량을 주당 6200원에 공개 매수한다는 결정이 문제가 됐다. 그룹 측은 JS전선 정리 과정에서 피해를 입을 수 있는 소액주주를 위한 결정이라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은 ‘헐값’ 공개매수로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전가시킨다는 반발을 샀다. 여론 무마용 ‘꼬리 자르기’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문제는 LS그룹이 제시한 공개 매수 가격이 JS전선의 주당 순자산가치보다 40% 이상 낮다는 데 있다.


기업지배구조 컨설팅업체 네비스탁은 9일 분석보고서를 통해 “JS전선 순자산가치로 따지면 주주들이 주당 1만1428원을 받을 수 있지만 LS그룹은 54% 수준인 6200원으로 주식을 공개매수하겠다고 했다”며 “경영진 일가가 책임을 져야 하는 몫까지 소액주주들이 함께 분담하게 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순자산가치는 기업 자산에서 부채를 뺀 금액이다. 이를 발행주식 총수로 나눈 주당 순자산가치는 회사를 청산할 때 주주에게 반환하는 기준이 된다. JS전선의 지난 3분기 말 기준 자산은 2010억원, 부채는 709억원이다. 순자산 1300억원을 발행주식 1138만주 총수로 나누면 1만1428원이 된다.


엄상열 팀장은 “LS그룹은 JS전선을 통해 6년간 220억원의 배당 이익을 확보했고, 이번 사업정리 결정으로 이미지 개선 등 무형의 이익까지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진 잘못으로 인한 주가 하락은 소액주주들이 분담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LS전선 관계자는LS그룹 측은 “단순하게 종가를 기준으로 공개 매수가를 결정한 것이 아니라, 매물이 몰린 작년 9∼11월 주식 손바뀜까지 고려했다”고 해명하면서 “일부 손바꿈을 안한 소액주주가 있을 수는 있지만 모든 소액주주들을 커버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밝혔다.


또 현재 JS전선은 한수원 등으로부터 1조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이 걸려있는 등 향후 야기될 소송전이 그룹으로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한 수순이란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JS전선 사업 정리 계획이 삐걱거리는 사이 그룹 오너일가의 세금 적게 내려는 ‘꼼수’가 다시 도마에 오르며 그룹의 발목을 잡았다. 2005년 럭키생명보험(현 우리아비바생명보험)의 주식을 헐값에 양도한 구자엽(64) LS전선 회장 일가가 수십억원대의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납부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6부(부장판사 함상훈)는 10일 구 회장 등이 서울 강남·성북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증여세부과처분취소 청구소송에서 사실상 원고 패소 판결했다. 재판부는 과세당국이 이들에게 부과한 세금 117억8000여만원 중 92억4000여만원을 납부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구 회장 등이 실제 주당 거래가격보다 현저히 낮은 가격인 주당 10원에 주식을 양도함으로써 양도소득에 대한 조세 부담을 부당하게 감소시켰다고 볼 수 있다”며 “이에 대해 증여세를 부과한 처분은 정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 판결이 확정되면 구 회장은 부과된 증여세 42억4000여만원 중 33억여원을, 구자용(59) LS네트웍스 회장은 33억7000여만원 중 26억6000여만원을, 허남각(76) 삼양통상 회장은 증여세 41억7000여만원 32억 8000여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재판부는 또 주식을 양도받았던 구자훈(67) LIG손해보험 회장 등이 종로·용산·강남 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양도소득세부과처분취소 소송에서도 당시 주식 가액을 다시 계산한 뒤 대부분의 양도소득세를 인정했다. 이에 구자훈 회장은 1억3000여만원, 故구자성 전 LG건설 사장의 처 이갑희씨는 3억8000여만원, 구 전 사장의 자녀 3명은 20억6000여만원을 양도소득세로 납부하게 됐다.


LS그룹은 연초부터 이웃돕기 성금 20억원을 기탁하고 베트남 학교짓기 등 사회공헌 활동을 확대해 나가는 등 원전비리 그림자 지우기 위한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하지만 JS전선 ‘꼬리자르기’ 논란과 그룹 오너 일가의 세금 탈루 ‘편법’ 논란이 확산되면서 그룹의 이미지 쇄신 노력이 빛이 바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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