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클럽' 눈앞에 보인다

산업 / 황지혜 / 2006-11-20 00:00:00
금융사 약진... 올해 15개사 가입 전망 KT·하나금융지주 1조 클럽 새로 합류

진정한 '수익기업'의 징표인 '1조원 클럽 기업'은 순이익이 아닌 영업이익을 기초로 산정한다는 점에서 '진짜 수익기업'을 가리는 척도가 된다. 이익 규모가 1조원을 넘으면서 영업이익률이 높은 기업은 가히 글로벌 수익기업이라고 칭할 만하다.

이 때문에 국내 기업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1조 클럽'은 넘어야할 첫 번째 산이다.

상장사의 '명예의 전당'이라 불리는 '순이익 1조원 클럽'. 지난해 수출호조로 기업들의 순익이 늘어났지만 1조 클럽에 가입한 기업은 1700개 상장사 중 단 13개에 그쳤을 정도로 쉽게 넘보지 못하는 고지다.

그러나 올해는 금융, 통신 기업들의 약진이 두드러져 지난해보다 더 많은 기업이 1조 클럽에 가입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1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 1조 클럽의 가입이 예상되는 상장사는 모두 14개사이다. 잠재 가능성이 있는 기업은행까지 합하면 15개사가 된다.

먼저 1조 클럽의 터줏대감인 삼성전자(7조9798억), 포스코(3조335억), 한국전력(2조4194억),는 올해에도 '조' 단위의 높은 순익을 거둬들일 것으로 예상돼 재가입이 순조롭다. 또 현대차(1조6148억원), SK텔레콤(1조6027억원), 하이닉스(1조5712억원), SK(1조5817억원)도 가입이 순조로워 보인다.

금융권 역시 올 상반기 국내은행들의 순이익이 8조원에 육박,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데 힘입어 국내 증시에 상장된 6개 시중은행들은 올해 모두 '순이익 1조원 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지난해 순익 1조원을 넘긴 국민은행(2조8944억원)을 선두로 LG카드(1조2270억원), 우리금융(2조694억원), 신한지주(2조486억원), 외환은행(1조3598억원)이 지난해에 이어 클럽에 이름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민은행, 우리금융, 신한지주의 은행권 빅3의 '2조 클럽'의 조성도 기대해 볼 만하다.

여기에 올해에는 KT와 하나금융지주가 대열에 새로 합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KT의 경우에는 1조 클럽과 인연이 깊다. 2004년에 이어 연속 가입을 노렸으나 지난해 순익이 9,983억원을 기록, 아쉽게 가입이 무산됐던 것.

그러나 올 3·4분기까지 1조694억원의 순익을 낸 데다 4·4분기에도 1000억원 이상의 순익을 낼 것으로 예상돼 올해에는 다시 1조원 클럽에 합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지주회사로 출범하며 순익이 9100억원에 그쳤던 하나금융지주는 지난 3·4분기에 하나은행이 창립이래 최대인 5580억원, 대투증권이 37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올해거뜬히 1조를 넘을 것으로 증권사들이 예상하고 있어, 클럽 가입이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금융그룹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상반기의 영업활성화를 바탕으로 계열사간 시너지를 더욱 극대화해 당기순이익 1조 클럽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또 기업은행의 경우 증권사 평균 순익 예상치가 9976억원이지만 남은 4·4분기 동안 '깜짝 실적'을 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순익 1조원 클럽 가입을 노리고 있다.

반면 지난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 보유 계열사 주식의 지분법 이익에 힘입어 1조원 클럽에 들었던 현대제철은 클럽에서 탈락할 전망이다. 국내 증권사들은 영업실적 부진과 현대차의 이익 부진으로 지분법 이익도 줄어든 점을 감안해 현대제철의 올해 순익 예상치 평균을 지난해의 절반 정도인 4853억원으로 잡고 있다.

1조 클럽의 가입 상장사 수는 매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1997년 단 1개의 회사도 순이익 1조를 내지 못하다가 2002년에 6개에서 2003년 7개, 2004년 12개(지주회사 제외)를 기록,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전경련 이승철 상무는 "우리 기업들이 IMF 외환위기라는 혹독한 시련을 겪으면서 상시 구조조정 체제로 전환, 경쟁력 측면에서 한 단계 도약했다"면서 "우리의 반도체·휴대폰·철강·자동차 등은 가격뿐 아니라 품질 경쟁력에서도 월드 베스트"라고 말했다.

대한상의 이현석 상무는 "1조 클럽의 증가는 무한경쟁의 글로벌 시장에서 GE·도요타·노키아 등과 당당히 맞서며 국부(國富)를 창출할 수 있는 국가 성장동력의 증가를 뜻한다"고 말하며 "이는 한국경제의 버팀목이자 희망이고, 한국경제도 그만큼 기초체력이 강해진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올해 '1조 클럽'의 이익 규모가 지난해보다는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고, 기업의 영업·매출 실적 증가율이 지난해에 비해 둔화됨에 따라 1조 클럽이 제자리를 걸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지난해 1조 클럽 13개사의 순이익 규모는 모두 33조4429억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31조6232억원으로 약 5.4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와 올해 모두 1조 이상의 이익을 낸 10개사 가운데 이익이 늘어난 곳은 국민은행 뿐이다.

현대차의 순이익이 가장 큰 폭인 30.24% 줄었고 △외환은행 29.52% △포스코 23.59% △SK텔레콤 14.36% △하이닉스 13.55%가 두자릿수 감소율을 보였다. 상장사 가운데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삼성전자 역시 일단 마이너스를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전망이 밝지 못한 상황이다.

반면 금융권은 △국민은행 28.51% △기업은행 28.14% △우리금융 22.58% △하나금융 20.06% △신한지주 18.29%가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러나 은행권의 순이익 증가 이면에는 기업들의 생산적인 설비투자나 중소기업대출 등에는 소극적인 반면 소비자 금융시장에서 주택담보대출 등 손쉬운 돈 장사에 치중하고, 서민가계의 부채 및 이자부담 증가로 양극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감원은 "현재 시중은행들은 공격적인 펀드·보험 판매로 수수료 수입이 계속 늘어난 데다 보유지분 매각 차익 등으로도 짭짤한 이익을 챙겼다"면서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영업이 늘어나면서 이자이익이 14조5491억원으로 전년 동기의 13조4107억원보다 8.5%, 1조1384억원 늘어난 것도 순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의 수익구조를 자세히 보면 본질적인 수익창출 능력을 나타내는 총이익률은 오히려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은행들의 경쟁력이 강화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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