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보험사 새 회계기준, 연착륙이 관건

기자수첩 / 이경화 / 2017-05-24 13:48:11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새 보험 국제회계기준(IFRS17)이 확정·발표되면서 보험사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원가로 평가하던 보험부채(고객에게 보험금을 돌려주기 위해 보험사가 쌓는 책임준비금)를 2021년부터 시가로 평가하면 보험사 전체 부채 규모는 42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저형 보험 위주 생명보험사의 경우 부채가 22조~33조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고 실제 금리가 더 떨어지면 부채 규모도 따라 증가할 수 있어 충격파는 훨씬 크다.


IFRS17 시행으로 중소형 보험사들이 퇴출되고 보험업계가 구조조정을 맞을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설상가상 금융당국은 당장 올 12월부터 IFRS17 기준에 맞춰 보험업 건전성 감독기준인 지급여력비율(RBC) 규제를 강화한다. 새 기준이 미치는 재무적 영향이 상당하고 남은 시간(약 3년 7개월)이 촉박한 가운데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보험사는 살아남을 것이고 일부는 도태될 것이다.


IFRS 관련 시스템 구축만 해도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중소형사보다는 대형사에게 유리하다. 여력이 있는 대형사는 자체적인 플랜 개발에 나섰고 공동 시스템 구축에 나선 중소형사도 있으나 이마저도 손 놓고 있는 중소형 보험사가 태반이다. 보험업계에선 미국, 일본, 중국 등에서 받아들이지 않는 기준을 어려운 국내 여건은 감안하지 않은 채 도입만 서두른다며 볼멘소리가 터져 나온다.


IFRS17이 도입되면 보험회계 작성 기준이 세계적으로 통일되기 때문에 보험사간 재무 건전성을 국적 불문하고 쉽게 비교할 수 있고 재무제표의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캐나다와 영국·스위스·호주 등과 유럽연합 국가들은 부채와 자산을 원가와 시가로 나눠 평가하는 우리와 달리 보험부채를 시가로 평가하고 있다.


다만 금융당국이 그간 보험금 지급여력비율 150% 이상 유지를 권고하고 나선 가운데 100% 아래로 떨어지면 경영개선 명령을 통해 퇴출할 수 있는 만큼 보험업계는 시가평가 기반의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IFRS17의 평가 기준을 담은 K-ICS는 2019년 말에나 확정될 전망이다.


IFRS17 준비에도 벅찬데 당장 3년 안에 바뀌는 감독회계도 대비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자칫 방심하다간 순식간에 절벽 앞에 서게 될 수 있다는 긴장감이 가득하다. 새 감독회계의 변경이 불피한 상황에서 연착륙에 초점을 맞춰 부분적으로 막힌 곳을 풀어주기 위한 조정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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