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요경제=홍성민 기자] 국세청이 4년 전 동양그룹에 대한 두 번의 세무조사에서 비자금 조성과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도 검찰에 고발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31일 정의당 박원석 의원이 입수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동양 세무조사 진행 문건에 따르면 당시 세무당국이 파악한 혐의와 액수는 ▲해외 자회사를 이용한 은닉자금 2334억 원 조성 ▲업무 무관 가지급금과 인정 이자 468억 원 ▲ABS임차료 부당행위 계산부 313억 원 ▲미국계 펀드 ㈜PK2의 이자비용 과다 유출 236억 원 ▲주식스왑거래를 통한 비자금 조성과 25억 원 유용 ▲㈜PK2가 참여한 팬지아펀드 차입이자 과대계상 2210억 원 ▲현재현 회장 허위 기부금영수증에 의한 부당공제 60억 원 등 총 6936억 원이다.
그러나 국세청이 이같은 사실을 파악하고도 외압에 의해 덮었다는 게 박 의원의 주장이다.
박 의원은 “국세청이 지난 2009~2010년 동양에 대한 특별세무조사를 벌여 7000억 원대 비자금 조성과 탈세 혐의를 포착하고도 조세범칙사건으로 다루지 않고 검찰 고발도 안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시 국세청 직원이 참다못해 검찰과 감사원, 국민권익위원회에 조사라인 핵심 국장의 지시로 과세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진정서를 냈다”며 “그때 고발 조치를 취했더라면 지금의 동양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명백한 직무 유기”라고 쏘아붙였다.
또 동양 세무조사 종결보고서를 비공개 열람할 수 있도록 해줄 것을 요구했다.
민주당 김현미 의원도 국세청이 동양의 탈·불법 경영 실태를 확인하고도 검찰에 고발하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고 질타했다.
김 의원은 “2008~2009년 1700억 원의 세금을 토해내는 선에서 국세청이 봉합했던 CJ 비자금 사건과 비슷하다”면서 “당시 수사기관에 고발하지 않아 오늘의 동양 사태를 불러온 것이나 다름없다”고 직언했다.
이에 대해 김덕중 국세청장은 “신속히 검토한 후 (조사 종결보고서의 열람 여부를) 말하겠다”고 언급했다. 다만 확정되지 않은 사안과 관련해 특정인이 거론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전했다.
4년 전 동양에 대한 150억 원 추징 사실 여부에 관해서는 “세무조사 전에 혐의분석을 하는데, 조사 결과와는 차이가 왕왕 발생한다”면서 “(당시) 법과 원칙에 따라 과세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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