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기획] 2017년 막 오른 인터넷은행 경쟁

산업1 / 이경화 / 2017-05-18 16:10:03
케이뱅크, 핀테크 시대 금융혁신 물꼬


▲ <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이경화 기자] 바야흐로 내 손안의 금융 시대다. 시중은행들이 오프라인 지점을 줄이면서 비대면 채널을 강화하고 있다. 영업점 창구에서 은행 직원과 고객이 얼굴을 마주하지 않아도 집·카페·사무실 등 장소 구애 없이 계좌개설과 입출금을 할 수 있게 됐다.


결제, 송금, 자산관리, 대출 등 이제 스마트폰으로 안 되는 금융거래가 없을 정도다. 이 같은 핀테크(금융+기술) 흐름을 타고 은행들의 모바일플랫폼 강화 등 금융시장에 새로운 경쟁이 시작됐으며 사실상 먹거리 창출과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이 됐다.


지난 4월 3일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 타이틀을 달고 케이뱅크가 문을 열었다. 스마트폰으로 은행업무 전반을 24시간 365일 이용 가능토록 만든 손 안의 금융 그 자체다. 케이뱅크 애플리케이션(앱)을 다운받아 계좌를 개설할 수 있고 조회, 송금, 예·적금, 대출 등 모든 서비스가 손 안에서 이뤄진다. 지점이 없는 대신 24시간 상담체계를 갖췄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시중은행과 차별성을 갖추기 위해 대출 금리를 내리고 예금금리는 높였다. 무점포로 운영되는 장점으로 인건비와 임대료에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서다. 케이뱅크의 직장인K신용대출 금리는 최저 연 2.73%로 일반 시중은행들보다 1~2%포인트 낮아 직장인들에게 인기가 있다. 4~6등급 중신용자를 위한 슬림K중금리대출의 금리는 우대 기준을 만족하면 최저 연 4.19% 받을 수 있다. 마이너스 통장은 연 5.5% 확정금리로 최대 500만원까지 가능하다.


케이뱅크가 초기 영업을 공격적으로 펼치면서 돌풍을 이어가는 가운데 시중은행들도 디지털금융의 주도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너도나도 관련부문을 강화하고 나섰다. 대형 은행을 중심으로 연 2%대 특판 예·적금이 쏟아졌고 상담시간을 늘리고 빅데이터·인공지능과 연계한 상담 서비스가 나왔다. 로봇이 투자 조언을 해주는 로보어드바이저(로봇+투자자문가)에 집중하는 은행도 늘어날 전망이다.


심성훈 케이뱅크 은행장은 “지금까지는 은행 업무를 보기 위해 영업일, 시간을 고객이 맞춰야 했지만 이제는 스마트폰에 케이뱅크 앱만 내려 받으면 밤낮없이 어디서나 모든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며 “금융 시장의 혁신은 물론 대한민국 4차 산업의 발전을 일으키는 메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6월부터 인터넷전문은행 2호인 카카오뱅크도 본격적인 영업을 개시한다. 4000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둔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했다. 제3의 인터넷전문은행이 연내 출범한다는 소식도 전해지면서 올해 금융권에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의 출범과 함께 기존 은행들의 시장점유율 사수를 위한 모바일플랫폼 강화 경쟁으로 내 손안의 금융 전성시대가 펼쳐질 것이라는 데에도 이견이 없어 보인다.


▲ KB국민은행 서울 여의도지점을 찾은 고객이 금융 업무를 보기 전에 정맥인증 서비스로 본인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KB국민은행>
과제도 산적…시장서 자리매김하려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최근 “제2호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출범함에 따라 올 하반기에는 인터넷전문은행 간에, 또 인터넷전문은행과 시중은행 간에 치열한 경쟁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무엇보다 믿고 돈을 맡길 수 있는 은행이 될 수 있도록 빈틈없는 전산보안 시스템 구축과 소비자 보호에 만전을 기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장밋빛 미래만 펼쳐져 있는 것은 아니다. 보안상의 문제, 고령층의 디지털 금융 절벽, 은산분리 완화로 인한 문제, 수익성 창에 대한 불확실성 등 풀어야할 과제도 남아있다.


무엇보다 고령층은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이용은 물론 스마트폰의 사용도 불편해 하는 상황에서 생소한 모바일 시대를 맞게 됐다. 실제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0대 이상 고령층은 은행창구에서 계좌 정리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 하나면 각종 금융서비스를 누릴 수 있지만 고령층에겐 딴 나라 얘기인 셈이다. 인터넷전문은행에 가입을 했더라도 자산관리는커녕 자금 이체도 쉽지 않다.


일부 시중은행과 금융당국에서 고령층의 금융소외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전담창구 개설이나 전화상담 인력 확대, 모바일플랫폼 사용 교육, 큰 글씨 모바일 서비스 등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지만 효과를 볼지는 미지수다.


오히려 생체인증 서비스로 디지털 금융 소외계층을 끌어들이는 방식이 눈에 띈다. KB국민은행은 은행에 손바닥 정맥 정보를 한 번 등록하면 바이오 정보만으로 ATM기와 창구거래를 카드·통장 없이 손쉽게 할 수 있는 손바닥 정맥 인증 서비스를 이달 중 선보인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은행 창구에서 정맥정보를 단 한번만 등록하면 시니어고객 등 디지털 소외층에서 간편하게 은행거래를 할 수 있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KEB하나은행은 인공지능 음성 금융서비스 준비에 착수했다 서비스 개시시점은 다음 달 중이다. 예들 들어 “어머니에게 20만원만 보내줘”라고 말하면 소리 서비스가 이를 알아듣고 이용자 계좌에서 20만원을 인출해 휴대폰 연락처에 등록된 ‘어머니’ 계좌로 20만원을 송금한다. 금융서비스에 음성인식을 덧입힘으로서 디지털 소외계층, 스마트폰을 직접 다루기 어려워하는 고령층 등에 유효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은행은 금융권 처음으로 음성 명령만으로 금융거래가 가능한 음성인식 AI뱅킹 서비스를 개시한 바 있다. 소리(SORi)라고 이름 붙진 이 서비스는 음성·AI기술을 활용해 고객의 음성을 텍스트로 변환하고 의미를 파악, 금융거래를 실행하는 금융비서의 역할을 수행한다. 더 나아가 한 달 뒤인 지난달 28일에는 SORi를 위비톡과 위비뱅크에도 적용한 위비톡소리를 오픈했다. 휴대전화에 저장된 이름만 알면 목소리로 송금할 수 있고 계좌조회·환전·공과금 납부까지도 가능하다.


이처럼 손 안의 금융이 모바일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까지도 흡수하기 위해선 금융당국은 물론 금융권의 지속적인 관심과 고민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다만 이런 생체정보 인증 서비스가 폭넓게 확산되는 데는 풀어야할 과제도 여전하다. 개인의 고유 정보인 생체 정보가 금융회사에 집중되는 데 따른 심리적 거부감은 물론 인식 오류나 정보 유출의 위험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문 등 생체정보는 위조가 쉽지 않지만 만약 유출된다면 변경이 불가능해 지속적으로 정보가 악용될 가능성도 있는 만큼 안전한 보호 기준을 마련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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