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주, "처음 시나리오 읽고 잠 못자"

문화·라이프 / 황지혜 / 2007-01-23 00:00:00
영화 '그놈 목소리'로 5년만 활동 재개 아이 잃은 자책감에 연기 도중 혼절

도시 여성의 이미지를 물씬 풍기던 그녀가 아들을 잃은 아픔에 피눈물을 머금은 어머니가 돼 돌아왔다.

바로 드라마 '그 여자네 집'을 끝으로 5년간 연기 활동을 쉬어온 김남주. 결혼과 출산 이후 본격적인 활동 재개를 위해 신중하게 선택한 영화가 '그놈 목소리'(감독 박진표)다.

지난 22일 '그놈 목소리' 기자간담회에서 김남주는 "시나리오를 처음 받았을 때 너무 무서웠다"고 말했다. "시나리오를 읽던 날 맨 뒷장에 실제 범인 몽타주와 살해된 어린이의 사진이 첨부돼 있었다.

사진을 보는 순간 몸에 소름이 돋았다. 결국 시나리오를 읽으며 감정이 격해진 상태에서 본 두 장의 사진 때문에 그날밤 잠을 한숨도 못 잤다" 그러나 아이 잃은 비참한 부모의 심정이 영화를 선택하게 만들었다.

"아이 엄마로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는 무서운 일이고, 실제로도 엄마가 된 터라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 남달랐다"면서 "내 또래 중 몇 안 되는 엄마 배우로서 그 심정을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 출연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극중 김남주는 유명 앵커(설경구)의 아내로 남편의 뉴스를 빠짐없이 모니터하는 야무진 여성이다. 그러나 하나 뿐인 아들을 유괴 당한 후 상처입은 모정과 엉망으로 흐트러지는 연기를 보여준다.

이를 위해 그녀는 화려한 외모를 뽐내줄 메이크업은 지운 채 연기를 했고, 의상도 영화 촬영 내내 고작 서너벌 뿐이다.

"노메이크업 차림 등 극중 엄마로서의 모습은 평소 집에 있을 때 내 모습 그대로다"면서 "이번 영화를 통해 대중들이 알고 있는 이미지를 하나하나씩 벗을 수 있어 훨씬 가벼워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일부 언론을 통해 공개된 메이킹 필름중 그녀가 연기에 빠져 감독의 사인이 끝난 후에도 슬픔에 못 이겨 가슴을 치며 쉴새 없이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이미 큰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영화에서 보인 우는 장면은 촬영기간 울었던 것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그만큼 내내 울고 살았다. 가슴은 먹먹하고."

이 장면을 찍고 진짜 김남주의 가슴에 멍이 들었다. 또 아이를 잃은 엄마의 자책감을 표현하는 계단 장면을 찍고 나서는 혼절할 정도였다. 그만큼 극도의 긴장감과 슬픔, 통곡 속에서 보냈던 넉 달이다.

그녀는 "자식을 낳아봐야 부모 심정 안다더니 아이를 유괴당하는 영화를 찍으면서 딸 라희가 눈에 밟히고 늘 신경 쓰였다"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되겠고, 범인이 꼭 잡혔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영화 '그놈 목소리'는 1991년 이형호 군 유괴사건을 다룬 팩션 영화로 오는 2월 1일 개봉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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