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 헐값매각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7일 새벽 매각 당시 회사에 수천억원의 손실을 초래하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강원 전 외환은행장을 구속 수감했다.
이로써 검찰은 외환은행 매각 관련한 수사에 전념할 수 있게 된다. 검찰은 론스타와 비밀 협상을 추진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등 헐값매각을 묵인한 의혹을 받고 있는 재정경제부와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위원회 등 감독승인기관으로 수사를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중앙지법의 이상주 영장전담부장판사는 지난 6일 5시간 가량의 영장 실질심사를 마친 후 "피의자가 수개의 범죄사실 중 구속영장의 발부에 필요한 정도로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인정되며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며 영장 발부 이유를 밝혔다.
이 부장판사는 "범죄의 특성상 피의자의 지위에 비춰 증거인멸의 개연성이 높으며, 실제로 피의자는 수사를 받으며 관련자들과 접촉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부행장은 굳은 표정의 얼굴로 서울구치소로 가면서 "저는 취임 직후부터 임직원들이 거리로 쫓겨나는 것을 막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였고 당시 외환은행은 위기였으며 론스타가 유일한 대안이었다"며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으며 양심의 가책을 느낄 것도 없다"고 주장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행장은 외환은행 부실을 과장해 자산ㆍ부채 실사결과를 내도록 회계법인에 요구하고, 매각가격을 장부가보다 낮게 산출하도록 매각주간사에 지시함으로써 수천억원의 손실을 회사와 주주에게 초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외환은행 매각 직전인 2003년 7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전망치를 은행 이사회에는 10.0%, 금융감독위원회에는 6.16%로 각각 다르게 보고하는 등 BIS 비율을 조작한 혐의도 있다. 당시 BIS 비율이 8% 이하로 산정돼 금융기관이나 금융지주회사 자격이 없는 론스타가 은행법 상의 예외조항을 적용받아 외환은행을 매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매각 논란이 일어날 당시 이강원 행장은 "다 죽어가는 부실기업을 고생해 살려놓으면 꼭 뒷말이 난다"면서 "정상화된 지금의 모습만 받아들이고는 그때가 얼마나 어려웠는지 사람들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의혹을 제기하는 의원님들을 만나 그 당시를 아무리 설명해 봐도 이해하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대검 중수부는 7일 외환카드 주가 조작에 관여한 엘리스 쇼트 부회장 등 론스타 본사 경영진의 체포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이들의 혐의를 소명하기 위한 자료를 법원에 추가로 제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행장은 차세대 금융시스템 납품 과정 등에서 4억8,000만원, 외환은행 매각 후 은행 정관을 위반해 경영고문료와 성과급 명목으로 받은 15억원 등 총 19억8,000만원을 챙긴 개인비리 혐의도 있다.
이에 그는 "개인 비리와 관련해서는 단돈 1원도 사실이 아니며 앞으로 사법 과정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채동욱 대검 수사기획관은 이 전 행장의 영장 발부와 관련 "사필귀정이다"고 짤막하게 말했다.
한편 대검 중수부는 7일 외환카드 주가 조작에 관여한 엘리스 쇼트 부회장 등 론스타 본사 경영진의 체포영장 실질심사를 앞두고 이들의 혐의를 소명하기 위한 30여장 분량의 의견서를 법원에 제출했으며 다수의 피해자와 증권전문가 진술서 및 진술조서 등의 소명자료를 추가로 낼 계획이다.
서울중앙지법은 오늘 오후 2시 검찰이 재청구한 쇼트 부회장과 톰슨 이사의 체포영장, 유 대표의 구속영장의 발부 여부를 재심사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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